인테리어 공사 싸게 잘하는 방법

요즘 인테리어 DIY 프로가 인기인 듯 하다.  티비에서 하는 것을 한두번 잠시 봤는데 몇 가지 문제점이 보인다.  DIY를 잘 했다는 분들은 인테리어에 할애할 시간이 많거나(일반적인 직장을 다니지 않는 것 포함),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인테리어를 했거나, 그 방면에 지식이 있거나 등등의 일반적인 직장인이라고는 보기 힘든 조건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이쯤에서 매우 전형적인 직장인이었던 나의 인테리어 공사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몇 년 전 일이라 내 기억에 오류가 있을수는 있으나 아마 전체적인 맥락은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1년을 사이에 두고 2개의 다른 집에 거의 같은 인테리어 공사를 했었다.  창문 바꾸기(나무 샤시를 브랜드 있는 회사의 2중 샤시로 바꾸기)+도배+장판+화장실+부엌 공사였다.

첫 번째 공사는 나의 첫번째 인테리어 공사 경험이었기 때문에 아는 것이 없어 주위의 추천을 받았다.  추천이라고 해 봤자 몇 달 전에 인테리어 공사를 하신 친척분으로부터 인테리어 업자를 소개 받은 것인데, 도배와 장판만 필요했다면 동네의 도배집에 가서 했겠지만 창문은 어디 가야하는지도 잘 모르고, 동네 가게에서는 바가지를 씌우거나 꼼꼼하게 못할 것 같다는 “막연한” 불신 때문에 종합 인테리어 업자를 시키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래에 쓰겠지만 종합 업자를 쓰는게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되긴 했다.)

 

—중간 과정은 시간이 되는대로 적기로 하겠다—

 

결론

1.돈에 대해 큰 구애를 받지 않고 시간이 없거나 귀차니즘이 발동되었다면 종합 인테리어 업자를 사용해도 된다.

2.종합 인테리어 업자가 제공하는 가치는 디자인+공사감독을 해 줌으로 인한 편리함/시간 절약+하자 보수시 단일 연락처에 연락하는 것 정도로 생각된다.  이에 대해 지불하는 가격은 총 공사비의 10~20% 추가비용 정도이다.

3.종합 인테리어 업자가 모든 일을 직접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 작업을 하는 전문가(도배, 장판, 화장실 등)를 전속으로 고용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은 인테리어 업자도 실제 공사는 프리랜서를 뛰는 많은 전문가(대부분 일용직)에게 연락해서 시간이 되는 분을 고용해야 하는 것이므로 인테리어 업자를 시키던 도배 가게에서 전문가를 소개를 받던 별 차이가 없다. 작업을 더 잘하는 작업 전문가들이 분명 계실 것이나 종합 인테리어 업자는 같은 날 모든 공사를 다 끝내려고 하기 때문에 그 날 시간이 비는 전문가를 고용할 수 밖에 없고, 해당 전문가의 실력에 따라 공사의 질이 달라질 것이다.

4.하자 보수(A/S)때문에 종합 인테리어 업자를 썼었는데 나의 경험상으로는 이 양반은 전체를 감독하는 역할을 잘 하지 실제 작업들을 전문가 수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 오히려 하자 보수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하자 보수시 자신이 직접 하지 않고 그 분야의 전문가를 고용한다면 그 일당을 본인이 지불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본인이 때우려고 할 수밖에 없다.)  다만, 정말 A/S를 책임지고 해 주시는 분이 계시다면 그 가치는 높을 것이다.

5.도배/장판, 샤시, 화장실 등의 전문 샵에 가서 선택을 할 경우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종합 인테리어 업자의 경우 집에 몇개의 샘플을 가져오기 때문에 편하고 시간이 절약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가져오는 샘플이 벽지 샘플 북 2~3개, 화장실 바닥 타일 5~6개, 벽 타일 5~6개 정도이다.  내 맘에 드는 걸 고르기 매우 힘들고, 나도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 가져온 몇 개 중에서 골랐다.  (샘플을 더 가지고 다시 오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러면 또 서로 시간 약속도 해야하고 귀찮아 지기 때문에)  전문 샵에 가보면 샘플북만 수십권, 타일 종류도 수십~수백개를 보고 고를 수 있고, 각 분야의 (판매)전문가들로부터 추천이나 잘 나가는 상품 트렌드에 대해서 들을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종합 인테리어 업자는 전문샵에 가서 보고 마음에 드는 걸 선택해서 알려주면 그 제품을 쓰겠다고 하는데 이렇게 하면 종합 인테리어를 쓰는 장점 중 편리함이라는 부분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6.나의 경험상 도배/장판가게에서 도배/장판 작업전문가와 부엌과 샤시 하는 전문샵도 소개받고, 부엌하는 가게에 가서는 부엌 공사전문가와 샤시와 화장실 잘 하는 집을 소개 받고 하는 식으로 진행하다 보면 사전 정보가 없더라도 별 문제도 없었고 가격도 저렴하게 할 수 있었다.  다만 내가 사는 곳에서 인테리어에 관련된 거의 모든 전문샵들이 모여 있는 방산시장/을지로가 멀지 않기 때문에 크게 발품을 팔지 않고 해결을 할 수 있었으나 모두가 이런 환경에 주변에 있는 것은 아닐 것이므로 본인이 처한 상황에 맞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7. 만족스러운 인테리어를 하고 싶다면 귀찮더라도 (a) 본인이 원하는 디자인을 인터넷 등에서 열심히 찾아서 재료까지 다 확정하고 (b) 여러 군데서 견적을 받아 비교하는 것일 것이다.  내가 대강의 컨셉만 설명해줬는데 나의 기대보다 몇 배 더 멋있게 만들어오는 업체는 없다.  설령 있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비용을 훨씬 넘어설 것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이 반드시 샵/작업자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이대로 똑같이 하고 싶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로만 설명하면 100% 장담하건대 본인이 생각하던 것과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

(*2016년 4월 6일 최초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