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위에 주는 결혼 관련 조언들
-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하니 이왕 결혼하고 후회하자는 생각으로 결혼하는건 후회만 남을거다.
- 결혼을 할 생각이라면 처음부터 서로에게 존댓말을 써라. 결혼 생활을 그나마 안정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존댓말을 하는 사람(겉으로라도 서로 예의를 지키는 사람)들이더라.
- 결혼생활이 행복하려면 “나의 여자(남자) 버젼”을 만나라. 서로 모자라는 빈자리를 메꿔주는 배우자는 꿈 속에만 존재한다. 내가 싫어하는 일을 안 해도 되고, 잔소리를 안 들으려면 나와 사고방식, 생활방식이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
- 자식 기르기는 생각보다 훨씬 힘들다. 물론 아이들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사랑스럽기도 하다.
- 독립심이 강하고 혼자 잘 노는 사람은 혼자 살던지, 나와 똑같은 성향(3번에서 말한 나의 이성 버젼)을 가진 사람과 살아야 한다.
- 결혼이 거의 유일하게 인생 역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명심하고 잘 활용해라.
- (결혼해서 후회없이 잘 산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많지 않지만) 자신의 결혼생활이 행복하다고 주장하는 경우는 대게 세 부류였다. (1) 종일/상주 가사 도우미를 쓰거나 아예 부모님께 애를 맡겨 놓아서 육아를 거의 하나도 안 하는 사람 (2) 집안 일이 없거나 있어도 하지 않는 사람(대게는 애가 없고, 맞벌이이며, 성공욕구가 많아서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가정생활은 주말에 보는게 다인 경우가 많았다) (3) 내 기준에서는 하나도 안 행복하다고 생각되고, 그 사람에게도 하나씩 따지고 보면 본인이 생각해도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면 행복한 것 아니냐고 스스로 위로하는 사람.
- 전에는 책에(한국은 많이 보기 어렵고 주로 서양 책들에) 와이프에게 감사하다는 얘기가 많아서 도대체 뭘 해 줬길래 이런 감삿말을 쓰나 궁금했는데 이제는 좀 이해가 간다. 감사하다는 얘기는 직접적으로 책을 쓰는데 도움을 줬다는 얘기가 아니라, 책을 쓰거나 밖에서 일을 하느라고 집안 일(특히 육아)을 아무 것도 안 하거나 돈을 못 벌어 왔는데, 그에 대해 바가지를 긁지 않아서 고맙다는 이야기이다. 반대로 한국 책에 부인에 대해 고맙다는 얘기가 거의 하나도 없는 이유는 전체적으로 다 바가지를 긁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 중매가 생각보다 좋은 관습이더라. 나랑 비슷한 background를 가진 사람을 짝지어 줄 가능성이 높다. 나랑 커 온 환경이 비슷하지 않으면 생활 습관, 가치관 등이 다를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만큼 결혼생활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추가. 10. 컴플렉스가 없는 사람과 결혼해라. 일반적으로 아무 어려움 없이 평탄하게 자란 사람들이 컴플렉스가 없다.
이런 많은 단점을 어른들도 스스로 다 겪어서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하라고 말하는 이유는
- 결혼에서 오는 안정감 – 심적, 경제적
- 늙어서 혼자 살면 생길 수 있는 적적함, 외로움, 심심함
- 사랑스러운 자식들
- 몸이 아프거나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는 사람(가족) 만들기
- 결혼을 하거나 애들이 있으면 더 보수적인(안정적인)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는 기대
정도가 있을 것이다.
사실 위의 내용을 종합하면 부모가 자식들에게 결혼을 하라고 강요하는 건 “내 자식에 대한 걱정”이다. 부모라면 내 자식이 나중에 돈이 없으면 어쩌나, 아프면 어쩌나, 밥이라도 굶으면 어쩌나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데, 나는 나중에는 죽어서 도와줄 없으니 서로 어려울 때 도울 수 있는 가족을 만들어 놓으면 그래도 마음편히 죽을 수 있겠다 이런거다.
어른들의 잔소리에는 이런 의미가 알기에 나도 요즘에는 ‘아예 결혼하지 말라’는 조언보다는 ‘혼자 하고 싶은거 다 해보고 더 이상 하고 싶은게 없을 때 결혼하라’는 조언을 많이 하고 있다. 뭐 개인의 선택이지만, 잘들 고민해서 결론 내시길 바란다. 다만, 위에서 말한 것 같이 본인은(나의 결혼생활은) 남들과 다르게 행복하기만 할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은 접어두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