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는 M&A와 전략과 관련하여 인수하는 회사의 경영진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해,
음식점을 하면서는 점장(가게를 책임지는 사람)에 대한 동기부여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에 대한 고민들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대부분의 인센티브는 길어야 1년 단위로 성과를 측정한 후 부여하게 되어 있다. 그 이상의 기간에 대해서는 목표 설정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 단기 성과에 치중할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몇 가지 있다.
(1) 목표를 낮게 잡으려고 한다. 목표가 낮아야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한 얘기. 그래서 온갖 이유를 대면서 매출/이익 등 목표가 올라서는 안 되는 이유를 만들어 낸다.
(2) 달성이 어려워 보이면 진작에 포기한다. 내가 가장 직접 느끼고 있는 문제점을 얘기해 보자면 음식점 점장의 인센티브와 관련된 것인데, 나는 인센티브를 일매출과 연동했다. 그 이유는 매일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주고 싶었기 때문인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초에는 매일 현금으로 인센티브를 주려고 했었으나 지금 점장은 한달에 한번 정산해 달라고 해서 그렇게 적용 중이다.
어쨌거나 내가 경험한 부작용은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이면 진작에 포기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얘기인가 하면, 일매출이 100만원을 넘으면 인센티브를 받는다고 치자. 이 경우 음식점이 (술집이 아닌 밥집이라) 운영시간이 밤 9시까지인데 저녁 7시까지 50만원 밖에 안 된다고 하면 100만원 달성이 거의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에 점장은 이날은 더 이상 영업할 생각이 없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시간만 채우면 기본 급여는 받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문 닫고 퇴근하고 내일을 기약하자는 생각밖에 없다. 그래서 만약에 8시 30분쯤 손님이 들어오면 (9시 퇴근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짜증이 나고, 심지어는 손님을 받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손님이 그냥 지나가던 사람이면 그나마 낫지만 단골 손님이라면 손님 한명을 잃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회사에서도 똑같이 발생되는데, 만약 2018년 매출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이면 아예 포기한다. 보통 2019년 목표는 2018년(전년도) 대비해서 몇% 상승 이런식으로 잡는 경우가 많은데 2018년 실제 매출이 낮으면 2019년 목표도 높게 잡기는 어렵고, 이렇게 되면 2019년(다음 해) 목표는 달성하기가 매우 쉽게 된다. 반대로 2019년에는 인센티브를 많이 받지 못할 것 같다면 무리해서라도 모든 매출을 2018년으로 당겨서 받으려는 경향이 커지고 이로 인해 2019년 매출은 망하는 경우가 많다. M&A를 할 때 가치평가의 기준이 되는 전년(경우에 따라서 당해년)의 매출은 매우 좋은데(특히 전년대비 상승을 많이 했는데) 인수하고 나면 다음부터는 매출 신장은 커녕 하락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같은 이치이다.
(3) 본인의 인센티브를 위해 회사/집단의 장기 성과에 해가 되는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 경영인을 고용하는 많은 회사들의 문제이기도 한데, 전문경영인들이 (오너가 결정한) 목표를 달성해서 인센티브를 받고 회사에서 짤리지 않기 위해 회사 전체에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M&A의 예를 들면, 너무 비싼 가격에 회사를 인수 한다거나, 별로 좋지 않아 보이는 회사도 미화시켜 인수를 한다거나 하는 경우이다.
대기업에 비해 순이익/영업이익에 대해 연동하기는 쉽지가 않기 때문에 매출에 연동을 한 음식점의 경우에도, 점장이 비싼 재료를 써서, 음식을 남을 정도로 많이 줘서, 본인 편하자고 직원을 많이 써서, 실력이 좋은 비싼 인력을 써서 매출은 올라가나 가게 전체로 봤을 땐 손익이 나빠질 수 있다.
등등의 문제로 인센티브 스킴(Scheme)을 짤 때는 정말 잘 해야 되는데, 솔직히 내 경험 상으로는 인센티브가 많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다들 단기 실적에 목표를 세우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