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야간 운전용 안경(야간 선글라스)(노란색 렌즈)

작년 추석때 쯤인가 남해에 운전을 해서 갔다가 서울에 올라 올 때였다. 연휴가 끝날 때쯤 올라오다보니 남해에서부터 길이 막히기 시작하는데 서울에 올때까지 8시간? 정도 야간 운전을 하게 됐다.

원래부터 난시가 있어 눈이 쉽게 부시기 때문에 햇빛 아래에서 사진을 찍는다던가 플래시 터지는 것을 지극히 싫어하는데, 야간 운행을 하다보니 자동차 헤드라이트에서 나오는 불빛 때문에 집에 도착할 때 쯤엔 눈이 너무 시려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침 (도수가 있는) 선글라스도 워낙 맞춘지가 오래되서 렌즈를 갈기 위해 안경집에 가야 하던 차라 (야간) 운전용 선글라스 같은 것이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오래 전에도 잡지에서 선글라스를 다루면서 운전에는 노란색 선글라스가 좋다느니 이런 글을 봤던 차라 야간 운전용 렌즈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운전용으로 나오는 특수 렌즈(또는 선글라스) 제품이 있다.(하지만 그다지 많이 쓰지 않는지 사용기나 사진 등은 많지 않았다)
  • 이러한 색깔 렌즈/선글라스가 야간 운전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과, 반대로 어떤 색깔의 선글라스이건 빛을 차단하기 때문에 야간에 운전을 하게 되면 더 어둡게 만들어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의견이 있다.
  • 낮에 운전에 도움을 주는 렌즈로는 편광렌즈가 가끔씩 언급이 되는데 편광렌즈가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의견도 있을 뿐더러 특히 밤에 운전할 때 편광렌즈는 매우 위험하다는 의견이 더 많은 것 같았다.

하여튼 이러한 제품들을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수요가 많지 않은 특수렌즈이다보니 제품 종류도 많지 않고 상당히 비싸 보였다.

인터넷으로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야간 운전용 렌즈 제품으로는

  • 독일 슈나이더 사의 드라이브(특별한 색 없음)
  • 독일 칼 짜이즈 사의 드라이브 세이프(특별한 색 없음)
  • 일본 호야 사의 언루트 프로(EnRoute Pro) (약간 녹색이 들어있다고)
  • 일본 타렉스(Talex) 사의 편광렌즈(색상 다양)
  • 미국 가디안 사의 Y1, Y2, Y3(노란색)

정도가 있다.


나는 이미 야간 운전으로 눈이 너무 아파서 렌즈를 구매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결정을 했던터라, 렌즈가 너무 비싸지만 않다면 사서 써본 후 만약 야간 사고 위험을 높인다고 느껴지면 낮에 사용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렌즈 선택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여러 글(주로 잡지)에서 (주간) 운전용으로는 노란색 선글라스가 좋다는 얘기를 익히 봐 왔던터라 노란색에 가장 관심이 많았고, 그 중에서도 독일 렌즈들은 너무 비쌀 것 같아서 내심 가디안 제품에 관심이 가 있었다.

선글라스 렌즈도 바꾸면서 야간 운전용 선글라스도 알아보러 간 곳은 회사에서도 가깝고 저렴하기로 유명한 남대문의 대성안경(대성안경에 대해서는 차후 기회가 있으면 쓰겠음. 인터넷에 찾아보시면 후기들 있음.)이었다.

사장님께 운전용 렌즈에 대해 물어보니 하는 가디안 제품이 있다는 얘기와 가격은 7만원(?) (오래 되서 얼마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2~3만원 정도하는 일반 렌즈보다 훨씬 비쌌는데… 궁금하신 분은 대성안경에 전화해 보시길) 정도 한다는 얘기, 그리고 이 렌즈는 가공하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는 얘기를 해 주셨다. 이게 아마 가공 자체가 어렵거나 해서 오래 걸리는 건 아닌 것 같고, 많이 찾는 물건이 아니다보니 재고가 없어서 물건 가져오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하여튼 일단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비쌌지만, 너무 비싼 축에 속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 운전용으로 사용할 안경테를 고른 후 가디언 렌즈의 옵션을 선택했다.
렌즈에는 특별한 옵션이 있는 건 아니고 렌즈 어둡기가 3가지(밝은 노랑 Y1, 중간 Y2, 어두운 노랑 Y3)가 있는데 사장님께 어느 색이 가장 잘 나가는지 여쭤보니 가장 어두운 색이라고 하신다. 하지만 위에서 얘기했듯이 어떤 색깔이던 야간 운전에 위험하다는 의견을 봤던 나는 사고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휩싸이고 결국 중간(Y2) 어둡기를 골랐다.

몇 일 후 안경을 찾으러 갈때까지 계속 ‘중간 어둡기를 고른게 잘 한 것일까’에 대한 생각이 맴돌았다. 밤에 운전하려면 더 밝은 색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중간 어둡기도 별 차이 없어서 헤드라이트 불빛을 차단을 못 하는 건 아닐까… 등등

하여튼 그 동안 많이 사용을 해 본 것은 아니지만 이 렌즈에 대한 느낀 점들은

1. 안개가 끼었을 때나 비가 부슬부슬 올 때, 해가 매우 낮게 떠 있어서 눈이 부신 해질녁에는 정말 초강추한다. 사물 구분 정말 잘 된다.

2. 도심 야간 운전 시에도 매우 좋다. 사물의 구분이 잘 되고 반대편 헤드라이트 빛도 줄여줘서 눈의 피로도가 확연히 줄어든다.

3. (대성안경 사장님은 낮에는 너무 밝으니 쓰지 말라고 하셨었는데….) 낮에도 선글라스가 없다면 추천한다. 눈이 훨씬 덜 부셔서 편안하다고 느꼈다.

4. 반면 단점으로, 아주 어두운 곳에서는 좋지 않다. 확실히 더 어둡게 보이게 해서 가로등이 없거나 불빛이 거의 없는 시골길 같은 곳에 갈 때는 잘 안 보여서 더 위험하다고 느꼈다. 어두운 주차장에서도 간혹 일반 안경으로 바꿔쓰는 게 안전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선팅을 진하게 해서 어두운 차에서는 더욱 주의해야 할 것이다.

5. 부가적인 단점으로, 이 안경이 처음에 쓰면 세상이 노랗게 보이지만 눈이 금방 적응하다보니 내가 노란색 안경을 쓰고 있다는 걸 잊게 된다. 그래서 계속 신경 쓰지 않으면 차에서 내리고도 이 안경을 쓰고 다닐 때가 있다. 일단 자주 보기 힘든 노란색 안경이다보니 남들이 이상하게 보는 문제(택시 기사로 오해할 듯)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도 이 안경이 색깔을 왜곡할 수 밖에 없다보니 옷같이 색깔있는 물건을 사거나 색의 차이가 중요할 때 색을 정확하게 보지 못하게 되는데 계속 쓰고 있다보니 본인은 의식을 잘 못한다. 따라서 차에서만 사용하고 차에서 내릴 때는 벗으시길 권한다. 원래 안경을 안 쓰는 분이라면 그냥 선글라스 벗어서 주머니에 넣으면 되겠지만, 나처럼 원래 안경을 쓰는 사람이고, 일반 안경을 차에 놓고 왔다면 차에 돌아갈 때 까지는 노란색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 수밖에 없다…


총평 : 전체적으로 운전용 야간 렌즈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매우 높다. 그래서 햇빛이 쨍해서 선글라스를 써야하는 대낮만 아니면 차에 타면 일단 운전용 안경을 사용하고 있다.

[서평]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남녀 관계)

최근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을 읽다가 이 책에는 남녀 관계에 대한 얘기는 없는 것 같아 집에 굴러 다니던 화성에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Men are from Mars, Women are from Venus)를 읽었다.(집에 굴러다니던 책이 영어 버젼이었고, 이와 함께 영어로 된 audio book도 같이 들었기 때문에 한글본과 차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여튼 전에는 베스트셀러라고 의무감으로 읽어서 그랬는지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인간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읽어서 그런지(나이가 들어서 그런 게 많겠지만) 와 닿는 점이 많았기에 몇 가지만 적으려고 한다.

  1. 남자는 힘들거나 고민할 게 있으면 혼자 동굴(cave)에 들어간다 –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몰라도 적어도 나에게는 너무나 맞는 말이다. 나는 회사에서 퇴근 후 집에 와도 우선 잠깐만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갖고자 곧장 내 방에 들어간다. 또, 깊게 고민할 내용이 있으면 아무도 없는 산속이나 조용한 낚시터 같은 데 가서 혼자 사색하고, 결정을 내리길 원한다. – 동굴에 들어갔다가 때가 되면 알아서 나오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여자는 남자의 이런 습성을 모르기 때문에 남자는 여자에게 곧 돌아오겠다(I will be back)라고 알려주어야 한다.
  2. 여자는 타고난 무드 스윙이 있어서 우물(well) 밑에 들어갔다 나오는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내려가고 있을 때 뭘 잘해준다고 바로 기분이 전환되는 것이 아니고 무조건 바닥을 치고 올라와야 한다. 다만,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 좀 더 soft하게, 또는 조금 더 빨리 바닥을 찍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3. 남자에게는 여자가 믿음을 갖고 있다는 말을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여자에게는 사랑을 받고 있음을 느끼는 말을 해줘야 한다. “남자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한다”는 사마천의 글과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이다.

결론 : 거의 책 한권이 이런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실 이 책을 읽고나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간단하다. 1. 남녀 관계에 있어서는 절대 서로 진실된 마음을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서로가 생각하는 방식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느끼는대로 진실되게 말을 하게 되면 싸우게 된다. 그래서 나쁘게 말하면 매우 가식적으로, 좋게 말하면 상대방이 원하는 대화 위주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게 뭔 개 풀 뜯어먹는 소리인가 할수도 있지만, 서로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또한 이런 차이점들을 배운다고 남자나 여자의 천성이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서로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지 않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다. 혹자는 서로를 사랑하면 상대방이 원하는 얘기를 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게 행복한 것인지 모르겠다.

하여튼 상대방이 듣기 좋은 얘기만 해 주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으나, 이게 안 되는 경우 2. 차선책은 되도록 대화를 줄이는 것이라 생각한다.(이건 책에 나오는 얘기는 아니다) 본인은 진심으로 상대방을 생각해서, 돕고 싶어서 하는 이야기가 이성에게는 본인을 무시하는 소리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소리로 들리기 때문에 아예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의 싹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부부간 아주 사소한 대화가 큰 싸움으로 벌어지는 경우를 많이 볼텐데(직접 겪으시는 분들도 많으실거고) 처음부터 싸울 생각으로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고, 뭔가 도움이 되고 싶어서 자기 생각을 얘기하는 걸 상대방은 기분 나쁘게 받아들여 싸움으로 번지게 되는 것이다.

어렸을 때는 많은 남자 어른들이 부인과 거의 대화 없이 사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 와서 보면 상대방이 원하는 말을 해 주지 못할 바에는 적어도 싸움을 일으키지 않을 거의 유일한 방법이고, 한편은 가정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한 것이었다.(자꾸 대화를 하게 되면 서로 기분이 상해서 이혼까지 갈 것이 뻔히 보이므로)

왜 이렇게 서로 다르게 만들어졌는지는 전혀 모르겠다. 일부러 자주 싸우게 만들어서 한 파트너에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 다른 파트너를 만나 후대를 많이 만들어 내려는 진화의 결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