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의 이유를 물으면 많은 분들이 직장 내 대인관계 문제를 얘기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만큼 회사 내에서 사람관계가 쉽지 않다는 반증이고, 이직을 결심하게 한 결정적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회사에서 사람으로 인해 고생을 하신 분들은, 회사를 나갈 때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주로 상사)에게 욕을 해 주고 싶다거나 H/R에 그 사람의 문제점을 다 얘기하겠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잠깐의 기분 좋음을 위해서 나쁜 얘기 하는 것을 참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퇴사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이직 시 레퍼런스 체크(평판조회)를 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고, 특히 차장/부장급 이상의 경력자에 대해서는 레퍼런스 체크가 기본이 된 것 같습니다. 레퍼런스 체크(reference check/ 평판조회)란 다른 사람에게 이직자에 대해 물어보는 과정입니다.
레퍼런스 체크를 안 해 보신 분들을 위해 어떻게 진행되는지 간단히 설명드리면, 레퍼런스 체크 업무를 하는 업체(보통 해당 이직자의 이직을 진행하고 있는 헤드헌터가 소속된 H/R 회사가 아닌 다른 업체)에서 해당 이직자에게 전화를 걸어, 본인과 같은 회사에서 밀접하게 일했고 본인에 대해 얘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최소 3명~6명 정도 적어 달라고 합니다. 3명만 적으라고 하는 경우에는, 그 3명에게 전화를 걸어 레퍼런스 체크를 한 후, 추가 레퍼런스 체크를 해 줄 사람을 한명씩 더 알려 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결국 최소 4명~최대 6명 정도의 사람에게 이직자에 대해 물어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 레퍼런스 체크는
- 다른 사람에게 20분~1시간 정도를 내 달라고 부탁을 해야 하고, 나에 대해 좋게 말해야 하므로 나와 가까울 뿐만 아니라, 나에 대해 좋게 생각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 뿐만 아니라 나의 업무 능력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이 레퍼런스 체크의 목적 중 하나이므로(인터뷰 시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같이 했는지 물어보기도 합니다) 나와 업무를 같이 해 본 사람이어야 합니다.
- 이직자에 대해 전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이직자의 상사부터 동료, 부하직원 등을 골고루 요청을 합니다. 다시 말해 같은 회사에서 보통 나에 대해 좋게 얘기해 줄 가능성이 높은 나와 비슷한 포지션에 있었던 사람들(동기나 동갑)만 적어 내면 본인보다 상사(특히 직속 상사)였던 사람도 적어 달라고 합니다.
- 보통 회사를 다니는 와중에 이직을 알아보는데, 내가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서 좋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현재 근무 중인 직장 사람들에게는 레퍼런스 체크를 요청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현 직장의 상사들에게는 해 달라고 하기는 불가능에 가깝고, 본인과 아주 가까워서 비밀을 지켜줄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현 직장보다는 이전 직장의 상사/동료나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을 먼저 퇴직한 상사/동료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보통 레퍼런스 체크 얘기를 들으면 “나에 대해 좋게 얘기해 줄 사람 몇 명 없겠어?” 싶지만 위의 조건들을 다 고려해 보면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문내지 않으면서, 나와 일을 같이 해 봤고, 나에 대해서 좋은 얘기를 해 줄 사람을 찾아보면) 3~4명 찾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또 내가 적어준 사람에게는 미리 전화를 해서 좋게 말해 달라고 부탁이라도 할 수 있지만, 그 사람에게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 달라고 하는 경우에는 미리 부탁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직장 경력이 얼마 없는 사람은 본인이 싫어했거나 본인을 싫어했던 사람마저도 레퍼런스 체크 대상으로 적어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저도 제 부하직원 중 업무능력도 최하였고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부하직원의 레퍼런스 체크가 들어와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그 사람의 앞날을 막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거짓으로 좋은 얘기만 해 줬고 결국 그 회사에 합격까지 했었는데, 이후에는 그 회사에 이미 다니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거짓말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식적인 레퍼런스 체크가 아니더라도 사람을 뽑으려고 할 때는 주위에 그 사람을 알만 사람이 없나 찾아보고 의견을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뭔가 나쁜 얘기가 나오게 되면 탈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근데 그 사람에 대해 듣는 얘기가 “퇴사 하기 전에 사람들 다 있는 자리에서 자기 상사에게 욕을 했다”라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하여튼 이직을 하려면 레퍼런스 체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고, 떠날 회사라고 해도 적을 만들어서 좋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 어차피 떠나기로 했다면 나와 안 좋은 관계인 사람이더라도 좋게 마무리하고 이직하시기 바랍니다.
**최근에 Reference Check 관련 기사가 있어 공유합니다.
기업 10곳 중 8곳 “평판조회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