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젊은 사람을 임원 시키지 마세요 (카카오톡 사태를 보며)

오래 전부터 이 글을 써야지 하면서도 귀찮음에 안 쓰다가 카카오톡 사태와도 연관이 있는 것 같아 이번 기회에 쓰기로 했다.

 

주위에 이런 저런 이유로 젊은 나이에 임원을 단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은 큰 공을 세워서, 어떤 사람은 대표나 오너랑 친해서, 어떤 사람은 정치적인 이유로 단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 달았건, 젊어서 임원을 단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감이 충만하고, 공을 세워서 임원으로 오래 가거나 더 위로 승진하려는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다.

이게 좋게 쓰이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를 많이 보지 못했다.  대게는 계속 임원을 유지하거나 승진하기 위해 이기적이거나 무리한 결정들을 한다.  

 

이기적인 결정의 예를 들자면, (내가 하는 일이기에 너무나 많이 봐 온) 회사에는 큰 손해를 안겨줄 가능성이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본인의 성과로 내세울만한 큰 규모의 M&A(기업 인수)를 하는 것이다.  물론 임원 본인은 이게 회사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설파하고 다니지만, 실제로는 검토하는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물론 내가 임원에게 이런 문제점을 이야기해도 전혀 듣지 않고 밀어 부친다.)  실제로도 이렇게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 딜들은 대부분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다.

또다른 이기적인 결정의 예는, 본인의 경쟁상대가 될만한 능력좋은 임원이나 직원이 회사를 나가게끔 만드는 것이다.  이건 회사의 입장에서 정말 최악인데, 리더십이 있거나 회사를 위해 바람직한 결정을 하는 사람, 오너에게 올바른 말을 하는 사람 and/or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 무슨 이유에서건 쫓겨나고, 그와 반대인 사람이 남아서 꼭대기까지 올라가 회사의 근간을 흔드는 일을 여러 번 봤다. 

 

무리한 결정의 예로는 바로 카카오톡의 케이스를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본인의 성공 방정식을 똑같이 따라 하려고 하거나, 기존에 회사에서 하던 것과 정반대의 것을 도입해 변화를 이끌려고 하는 것이다.  내가 카카오톡 업데이트 내용이나 이와 관련된 뉴스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전자도 포함될 것 같지만) 아마도 후자가 아니었나 싶다.  본인의 입지를 만들고 기존 의사결정자(잠재적 경쟁자)들을 바보로 만들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에 있던 유산(legacy)를 부정하고,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것이다. 

LG전자의 핸드폰이 왜 망했는지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그 중에 내가 가장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는 설은, 젊은 임원(운이 억세게 좋아 최연소로 임원이 된 사람)이 회사에서 본인의 필요성을 만들려나 보니, LG 휴대폰은 남들과 달라야 한다고 주장을 하면서 자꾸 특이한 기능을 집어 넣었고, 이걸 검증도 제대로 못 한 채 제품으로 내놓다 보니 특이하지만 휴대폰의 기본기에 충실하지 못한 휴대폰이 연이어 나왔다는 것이다.  (G 시리즈 휴대폰이 매번 혁신적인 하드웨어들을 탑재했지만, 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심한 경우에는 무한 부팅에 빠져 사용이 불가능한) 고질적인 문제가 반복되었다는 사실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면서 결국 소비자의 신뢰 하락 -> 매출 감소 -> 적자 발생 -> 휴대전화 사업부 철수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카카오톡도 새로 온 젊은 임원이 (아마도 연봉도 매우 높이 왔을 듯) 본인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게 위해 기존과는 다른 걸 도입하고자 했고, 기존 임직원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나는 맞고 너희는 틀리니 내가 시키는대로 해라’ 라는 식으로 진행한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과 다른 새로운 걸 도입한다는 것 자체는 전혀 나쁜 일이 아니지만, legacy가 왜 잘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나 뭐가 문제인지에 대한 파악 없이, 또 새로운 것을 검증하면서 점진적으로 도입하려는 노력 없이 단시간에 본인만의 성과를 내려는 욕심이 결국 회사 자체를 위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굉장히 많은 회사들을 다니면서 느낀 점 중에 하나는, 처음에는 ‘이건 말도 안 돼’ 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알고 보면 그렇게 진행해 온 이유들이 있더라는 것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했다는 걸 이해하고 나서 개선점을 찾아야지, 남들은 다 멍청해서 그런 방식으로 해 왔고 나는 똑똑해서 그걸 한방에 개선해 주겠다는 오만함을 가진 사람이 임원이 되서는 위험하다.  또, 빠른 시일 내에 나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패기와 자신감으로만 똘똘 뭉친 임원은 회사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회사는 정말 인사가 만사다. 

 

   

 

 

제발 공공건물은 모양보다 사용자들의 용도에 맞게 만듭시다. (xx시립도서관을 사용하며 세금 낭비를 경험하다)

요약

  • 세금으로 짓는 건물들은 멋있게 만들어서 정치인 본인의 업적으로 남길 생각을 하지 말고, 이용자들의 용도에 맞게 지어야 한다
  • 그 건물이 도서관이라면 책 찾기 좋고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갖춰야 한다
  • 공공건물 건축에 대한 법규라도 만들어서 세금이 잘 쓰여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요즘 집에 있으면 너무 유튜브만 보고 있어 가능하면 뭐라고 공부를 하려고 시간이 날 때 도서관에 가려고 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개관한지 1년 남짓한 매우 새 건물인데 사용할 때마다 문제점이 너무 많이 보여서 몇 가지 지적하려고 한다.

 

이 도서관의 가장 큰 문제는 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리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건물의 구조 문제이다.  건축 부지는 큰데 건물이  ㄷ자로 만들어져 있어 가운데는 전혀 사용할 수가 없다.  건축법상 규정을 맞추기 위해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던건지, 가운데는 어린이들이 뛰 노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건지, 이것도 아니면 단순히 건축적으로 특이한 모양을 만들고 싶었던 건지는 알수 없지만, 도서관 가운데 공간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죽은 공간이 되어 있다.  이렇게 사용이 불가능한 공간이 많다보니 이용자들이 사용할만한 공간이 충분히 나오지 않는다. 

또 다른 자리 부족의 원인은 가구이다.  이 도서관의 거의 모든 책상은 이 도서관에 맞춰 제작한 커스텀 가구이다.   기성품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기둥 위치에 맞게 맞춤 제작을 하다보니 책상  하나의 길이가 10m씩 되고, 건물 모양을 따라 구부러진 형태도 많다.  이러한 책상들은 고장나면 수리나 교환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용자가 늘어 책상수를 늘리거나 배치를 바꾸려고 해도 뜯어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결국 책상 부족으로 인한 좌석 부족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책상 커스텀 제작 제품으로 인한 문제점은 사용의 불편함으로 이어진다.  단순한 불편함 정도가 아니라 이용자의 신체적 문제를 야기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 책상은 내가 사용해본 어느 책상보다도 상판이 높다. 아마 창틀의 높이와 맞추려고 일부러 이렇게 제작한 것 같은데, 너무 높다보니 팔이 매우 불편한 위치에 자리하게 돼 이 도서관을 하루만 이용해도 어깨에 심각한 무리가 온다. 

책상만 그런게 아니라 의자도 심각하다. 카페에 온 느낌을 내려고 이렇게 만든 것 같은데 여러가지 형태가 있지만 하나같이 인체공학적이지 않아서 사용하다 보면 허리에 엄청난 무리가 온다.  나만 이렇게 불편하게 느끼는게 아니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한 공간에 여러가지 형태의 의자들이 뒤섞여 있다.  이용자들이 사용하면서 불편하니까 의자를 한두개 바꾸다 보니 뒤죽박죽 섞였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책상도 불편한데 의자까지 이러다보니 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허리가 너무 아파서 집에 가서 허리 복대를 가져온 날도 있을 정도다.  쇠나 플라스틱이 아닌 나무로 만들 의자가 가격도 싸지 않을텐데 불편하기까지 하니 이런 돈 낭비가 또 있을까 싶다.

 

도서관 이용자로서 또 너무 불편한 점은 과다한 창문의 사용에서 온다.  외장을 유리로 해야 예쁘다보니 외부 벽 자체가 전부 유리인데 이로 인한 비효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일단 햇빛으로 인해 도서관 사용에 큰 제약이 있다.  ㄷ자 건물의 벽면이 동-남-서를 향하고 있어서, 동쪽 창문쪽 책상은 아침에는 눈이 부시고 더워서 공부를 할 수가 없다. 블라인드를 내려도 눈이 너무 아프고, 여름에는 그 열기까지 느껴져 사용이 불가할 정도다.  오후가 되면 남쪽 창이 더워지고 너무 밝아져서 블라인드를 내려도 남쪽 책상은 사용이 어렵고, 오후 늦게는 또 서쪽 창문이 그렇게 된다.  결국 그나마 햇빛의 영향없이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얼마 안 되는 북향 책상과, 도서관 중간에 있는 테이블 몇개 정도이다.  (심지어 북향도 맑은 날에는 컴퓨터 화면을 보기에 눈이 아프다) 

통창으로 인한 또 다른 문제는 에너지 손실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겨울에는 도서관이 아침에 문을 열자마자 너무 춥다.  히터를 온 종일 가동하는데도 겨울에 해가 지면 그때부터 또 너무 춥다.  여름은 정반대이다.  에어컨을 하루 종일 풀가동하는 것 같은데, 햇빛이 내려쬐는 곳은 블라인드를 내려와도 그 열기가 고스란히 얼굴에 전달된다.

그렇다고 블라인드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동 블라인드이고 같은 벽면은 똑같이 동작을 하기 때문에 창문 하나만 블라인드를 내릴 수는 없고 내리려고 해도 사서에게 얘기를 해야 된다.  나는 내 앞의 블라인드만 내리고 싶은데 한면을 모두 내려야 하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봐 블라인드 내려 달라는 말도 편하게 못 한다.

이렇게 사용이 불편한 블라인드마저 못 내리는 곳도 있다.  책상을 만들면서 예쁘게 하려고 책상 윗부분을 아치 형으로 만든 곳들이 있는데 블라인드가 아치에 걸려 더 이상 내려오지 않는다.  이 자리에 앉은 사람은 햇빛을 고스란히 얼굴에 받으며 공부해야 한다.

하루의 대부분을 블라인드를 내려놓고 사용해야 하는 구조의 도서관에 도대체 왜 전면 통창을 사용한 것인지, 냉방과 난방을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곳에서 왜 이렇게 열 효율이 떨어지는 유리창으로 전면을 두른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운영도 문제다.  이 도서관에는 자율학습실(열람실)이 없다.  나뿐만 아니라 매우 많은 이용자들이 책을 보는 용도보다 공부하는 장소로 이용하고 있는데, 별도의 자율학습실이 없다.  그러다보니 자리들은 자율학습하는 이용자들에게 점령당해 정작 책을 빌려서 읽을 사람들이 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자율학습실은 대게 아침 7시 정도에 문을 열지만, 여기는 도서관이 오픈하는 9시에 와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차 없이 걸어서 오기는 어려우니 일찍부터 학생들의 수요가 없을 거라 생각해서 자율학습실을 만들지 않은 것일까?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것은 도서관 내부가 대부분 자기 공부하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고, 주말에는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좌석이 부족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리가 부족해서 난리인 도서관이지만 한편에서는 엄하게 공간을 낭비하고 있다.  중간중간 넓직한 공간에 소파들이 위치하고 있는데, 소파의 구조가 특이해서 보기에는 괜찮지만 사용하기에는 매우매우 불편하다.  한마디로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고 남에게 보여주기식 배치를 한 것이다. 이렇게 불편한 소파이지만 워낙 자리가 부족하기에 오후가 되면 이 소파에도 자리가 없다.   

   

건물은 ㄷ자로 만들어 중간에 죽은 공간을 그렇게 많이 만들어 놓고 고 가구 배치마저 엉망으로 해서 자리도 없는데, 주차장 마저도 매우 부족하다.  이 도서관은 주거지와 동떨어져서 접근이 매우 제한적인 곳으로 이용자의 99%가 차를 쓸 수 밖에 없다.(시골이라 대중교통은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도 도서관 건물 앞에는 30대 정도의 주차 공간밖에 없다.  아무리 그래도 시립 도서관인데 이용자가 30~40명 밖에 없을리가 있나?  그래서 대부분의 이용자는 길 건너편에 세우고 와야 한다.  도서관 2층에 어린이 도서관이 있다 보니 어린이들도 많이 방문하는데 길을 건너야 하는데 위험하기도 하고, 도서관이 언덕에 위치해 올라오기는 쉽지가 않다.  가구과 모양 내는데 쓸데없는 돈을 쓰고, 공간을 낭비하는 대신 주차장을 어떻게 더 편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수 밖에 없다.  시골이라 서울만큼 주차장이 딸린 부지 찾는게 어렵지도 않았을 거고, 남는 공간을 잘 정리해 주차타워를 만들거나, 건물이 언덕에 있는 특성상 지하주차장을 만들수도 있을 것 같다. 

주차난은 이 도서관에서 전시회나 강연회로 쓰일 때는 더욱 심하다.  기존 도서관 이용자 만으로도 주차장이 한참 모자라는데 다른 행사까지 하니 자리가 남아 날 리가 없다.  그래서 행사가 있는 날에는 봉사자(아마도 봉사 점수를 위해서 고등학생들이 하는 것인 듯) 여러 명이 나와서 다른 주차장으로 가라고 안내하고 있다.  강연회가 열릴 수 있는 강당, 소모임/동아리/평생학습장을 할 수 있는 소규모 강의실까지 한 건물에 몰아놓고 사람이 몰릴 수 있을거란 생각을 한번도 안 해 본건가?

 

이 도서관을 이용할때마다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아고 올때마다 눈에 밟혀서 이 글을 안 쓰고는 베길 수가 없었다.  또, 이 도서관에 올 때마다 서울 동대문의 DDP가 떠오른다.  DDP는 행사로 인해 1년에 한두번씩 가는데 내가 가 본 어떤 건물과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최악의 공간 활용성을 가지고 있다.  전혀 실용성이 없는 공간 디자인을 했다는 얘기다.  그러니 당연히 사용하는 사람도 없고, DDP뿐 아니라 그 주변의 상권까지 다같이 죽여버리는 효과를 낳고 말았다.  유명한 건축가가 만든 특이하게 생긴 건물이라는 것 말고는 아무런 쓸모도 없이 서울의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건물.  과연 국민의 세금을 이렇게 낭비해도 되는지?  돈 뿐만 아니라 가장 제한적인 공공재인 공간을 이렇게 낭비해도 되는건지? 

 

이런 문제가 없도로 공공건물을 짓고 인테리어를 할 때는 법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사용자가 목적에 맞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전기를 포함한 세금을 낭비하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고, 감사를 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건물을 예쁘게 지어서 본인의 치적에 사용하는 건 본인 돈으로 개인건물에서나 하셨으면 좋겠다. 

파리 여행은 비추합니다. 가더라도 큰 기대는 버리세요.(최소한 겨울에는요)

12월 말에 1주일동안 파리를 여행하고 온 후기입니다.(참고로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는 1년에 1번 이상 해외 여행을 가고, 지난 1년 동안은 이탈리아, 일본, 태국을 타녀온 가족임. 일정을 매우 빡세게 잡아 쉬지 않고 구석구석 다 돌아보는 스타일이고, 외국에서는 대부분 현지 음식을 먹으려고(외국에서 라면을 제외하면 한식을 먹은 적이 전혀 없음)  하고 대부분의 현지 음식을 매우 맛있어하고 잘 먹는 스타일이니 보시는데 참고하기 바람).
 
  • 12월말 날씨: 낮에도 구름이 많이 껴서 매우 우중충하고, 비도 자주 온다.
    • 7일중 전반적으로 맑은 날은 하루 정도밖에 없었고, 구름이 많이 껴서 매우 어두운 날씨가 일반적.  시시때때로(일기 예보에도 없는) 가랑비가 내림
    • 그런데 이 정도는 날씨가 좋은 편이라고 함. 비가 보통 더 자주 온다고
  • 12월말 기온: 생각보다 춥다
    • 숫자 상으로는 6~11도로 기온 변화가 크지 않아 보이는데 저녁에 해가 지면 목도리, 장갑을 해도 덜덜 떨릴 정도로 추운 경우가 많았음
    • 시시때때로 바람이 많이 붐. 특히 밤이나 강 근처는 바람이 심해 체감온도가 상당히 낮음
    • 최소 목도리, 털모자 정도는 챙기시고 속에도 매우 따뜻하게 입으시길 권함(한낮에는 얇은 코트로도 충분할 때가 많은데 밤에는 코트만으로 멋내다간 얼어죽기 십상임.)
    • 비가 자주 오기 때문에 방수가 되는 재질의 아우터를 입는 것도 추천할만 함
  • 12월에는 밤이 길다
    • 8시 30분까지도 깜깜해서 아침인지 구분이 안 가고, 다시 5시면 다시 깜깜해짐
    • 어두울 때 여러 명이 같이 다니면 그나마 괜찮지만, 혼자서는 이른 저녁에도 사람이 적은 곳에 가면 무서움.
  • 음식: 가장 예상 밖이었는데 완전 기대 이하의 맛. 한국 음식점의 평균 수준도 안 되는 맛으로, 프랑스는 미식 천국이라는 기존 관념을 완전히 부숴버림
    • 일정 상 예약을 해야 하거나 코스로 몇 시간씩 먹어야 하거나 대기가 긴 곳은 가지 못했으나 그래도 구글 리뷰 4.5점 전후의 점수가 높은 식당만 골라서 갔음
    • 식당 : 평가가 좋은 프랑스, 베트남, 태국 음식점 등에 갔으나(보통 방문한 나라의 토종 음식이 아니면 거의 안 먹는데, 여유롭게 프랑스 코스 요리를 먹을 시간이 없기 했고, 가족들이 매일 먹는 빵이 지겨워서(일단 아침에는 빵집을 찾아가 바게트와 커피로 시작했고, 이동 중에 샌드위치나 빵 종류를 자주 먹음) 국물을 먹고 싶다는 의견도 냈으며, 파리 내의 베트남/태국 음식 평이 좋아 동선에 있는 식당들을 갔음) 한국은 물론 다른 여러 나라의 평범한 식당 수준도 못 되는 음식 맛으로 매우 실망스러웠음. 리뷰를 쓴 사람들이 그 동안 뭘 먹으면서 살았길래 한국보다 더 맛있네, 먹어본 중에 가장 맛있네 이런 후기를 쓸 수 있는지 상상이 안 됨.  심지어는 맥도날드도 두 번 가보고는(처음 먹었을 때도 맛이 없었는데 그 날만 잘못 만들었나 해서 한번 더 가봄) 맛이 없어서 다시 안 감
    • 프랑스 요리: 아이들은 프랑스 식당에서 먹은 에스까르고(2군데서 먹음)와 푸아그라(1군데서 먹음)는 맛있다고 했으나 아마도 처음 먹어서 그런 것 같음. 여러 번 먹어본 내가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수준이었음. 특히 에스까르고는 그냥 골뱅이에 버터와 허브 넣어서 익히면 누구나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맛이었고 푸아그라도 슈퍼에서 파는 냉장식품 수준의 큰 감흥없는 맛이었음. 그 밖에 비프 스튜(뵈프 부르기뇽), 아쉬 파르망띠에, 양파 스프 등 프랑스 전통 요리라는 것들 모두 형편없었음
    • 빵: 점수 높은 빵집 여러 군데서 먹었는데 바게트 빵은 전반적으로 고소하고 맛있었으나, 에끌레어를 비롯한 다른 여러가지 빵들은 한국이 더 맛있다고 느껴짐.  다만, 한국은 빵들이 단 맛이 강한 반면, 프랑스는 단맛이 덜해 이런 맛을 좋아하는 분들은 프랑스 빵을 더 선호할 수도 있겠다
    • 마카롱: 줄 서서 사먹는 유명한 마카롱 집에서 샀는데, 아이들이 처음에는 종류별로 다 사겠다고 하는 걸 일단 8개만 샀는데, 이마저도 서로 맛 없다고 안 먹어서 처리가 힘들었다. 빵처럼 한국보다는 단맛이 적고, 원 재료의 맛이 그래도 많이 느껴지는 편. 하지만, 재료들끼리 맛이 서로 어울린다거나 맛있다고 느껴지지는 않고 이걸 왜 먹나 싶은 맛
    • 커피: 대체적으로 쓰기만 하고 너무 맛이 없어서 실망 스러웠다. 이탈리아처럼 고소하다거나 크리미한 진함도 전혀 없음
    • 미슐랭 맛집들을 갔으면 좀 나았을까 싶은 생각도 있지만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크게 좋았을까 의문임
  • 기대보다 볼 게 없다
    • 겨울이라 나무에 나뭇잎이 없어서 도시가 전반적으로 더 초라해 보일수도 있었을 것임(베르사유의 정원과 파리 도시 내 여러 정원들의 나무에 잎이 있었으면 몇 배는 예뻤을 것으로 생각됨)
    • 나도 모르게 ‘우와~’ 하는 탄성이 나오거나 ‘도대체 이걸 어떻게 만들었지’하는 생각이 드는게 없고, 에펠탑을 제외하고는 파리만의 특색이라고 할만한 건물도 딱히 없었음. 루브르도 유리 피라미드 말고 박물관 본 건물들은 특색이나 멋없는 건물임. 1년전 갔던 이탈리아의 로마나 피렌체와 너무 크게 다른 점임
    • 에펠탑도 첫 날에는 보면서 ‘이게 파리구나’ 싶었는데, 매일보니 지겹고, 자세히 보면 오히려 복잡한 내부 철골 구조로 인해 흉물스럽게 보인다는 의견들이 계속 나왔음
    •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은 베르사유의 드넓은 정원, 몽마르뜨 언덕 위 사크레퀴르 성당에서 내려다보는 파리 전경 정도였음
    • 내가 아무리 미술에 조예가 없다지만 심지어 루브르 박물관(7시간 넘게 관람), 오르세 미술관(3시간 넘게 관람)도 유명세에 비해 볼 것도 별로 없고 전시품 구성도 다양하지 않고 일률적이라는 느낌이었음. 프랑스는 (루이 14세가 활동한) 165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그 이전 시대 유물은 보이지 않고, 아마 그래서 더욱 피카소, 모네 같은 근대 미술 작품을 띄워주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음
  • 화장실
    • 악명처럼 무료 공중 화장실은 거의 없다시피 해서 중간중간 곤란한 경우가 있었음
    • 무료인 자동청소 화장실들이 가끔 있으나 고장난 것도 많았고, 자동청소를 한다고는 하는데 더럽거나, 사용 후 자동청소를 하는 동안 기다려야 해서 그다지 사용하고 싶지 않았음
    • 식당 내 화장실도 1칸만 있는 남녀 공용 화장실이 대부분이라 오래 사용하기에는 부담됨
  • 반면 생각보다 괜찮았던 점
    • 대중교통이 매우 돼 있다. Navigo 1주일 패스 완전 잘 썼음
      • 월~일까지 사용 가능한 Navigo 1주일 패스와 여행일정이 잘 맞아 공항에서 호텔에 가는 것부터(RER B 기차), 파리 내 이동(지하철, 버스), 베르사유 궁전 이동(RER C 기차), 다시 호텔에서 공항 돌아가는 것까지 일주일 내내 알차게 잘 썼음
      • 지하철, 버스 모두 크게 혼잡하지 않고 지하철은 4~5분 간격으로 자주 다녀 대중 교통 사용하기가 나쁘지 않음. 구글 지도에서 지하철을 우선 추천하면 지하철, 버스를 추천하면 버스를 탔고, 가끔은 외부 경치를 보기위해 일부러 버스를 타기도 함
      • 길이 좁고 보행자들이 신호를 잘 안 지키는 파리 특성 상 택시가 더 막히는 것 같다
    • 걱정했던 것 보다 훨씬 깨끗했다. (아마도 2024 올림픽 때문에 깨끗이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음)
      • 걷다보면 군데군데 소변 냄새는 나지만, 역겨워서 못 다닐 정도로 심하지 않았다.(비가 자주 오기 때문에 씻겨 내려간 덕도 있을 것으로 생각됨)  지하철에서도 악명과는 다르게 냄새 심하지 않았음(누군가는 찌린내가 안 나서 파리인지 몰랐다고 할 정도임)
      • 거리도 깨끗한 편이었음. 개똥이 많다고 들었는데 거의 못 봄.  또한 한국과 달리 길거리와 지하철 역 내에 쓰레기통이 매우 많아서 쓰레기 처리가 편리했음
    • Museum Pass 잘 썼음
      • 티켓이 없어서 기다리는 줄보다 대게 museum pass가 짧고 빨리 빠졌음.
      • 18세 이하는 뮤지엄패스 사용 가능한 박물관들이 무료이고 다른 곳은 어른 Museum Pass로 입장할 때 같이 들어가면 되는데, 앵발리드(나폴레옹 무덤)에서는 어른과 같이 그냥 입장이 안 되고 표 파는 곳에서 무료 표를 받아서 오라고 하므로 미리 들르서 받으시기 바람
      • 오랑주리 미술관은 시간 예약을 안 하고 가면 1시간 이상 기다릴 수 있으니 꼭 예약 하시길 추천한다. 2번 갔다가 줄이 길어서 (1시간 이상 대기 예상) 포기하고, 3번째에 아침 일찍 가서 20~30분 정도 줄 선 후 들어감
      • 오랑주리 외 루브르, 오르세, 베르사유, 쌍뜨 샤펠은 시간 예약을 하고 갔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르세는 30분, 나머지는 10~20분 정도 줄을 서 있었던 것 같음.  예약을 안 한 사람은 훨씬 오래 기다리는 듯 하니 꼭 예약하고 하시기 바람. (서는 줄이 다름)
 
총평: 기대했던 파리지앵의 고즈넉함, 옛스러움, 낭만 이런거 없고, 파리 대부분이 외국인 여행객으로 넘쳐 남.  생각보다 볼 것 없고 특히 음식이 너무나 실망스러움. 가본 거의 모든 다른 나라에서는 현지 음식이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었는데 프랑스 음식만은 한국에서 먹는 게 훨씬 맛있는 것 같음.  우리 가족은 살아생전 자의로 파리 여행을 다시 가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림.

일본 오사카 교토 나라 여행 팁

(23년 8월 여행 경험)
  • 일본 오사카-교토-나라 지역은 여름에 갈 곳이 아님
    • 평균 기온이 36~37도, 높은 습도로 한국보다 훨씬 더 더움
    • 유명한 식당들은 밖에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데 일사병에 걸릴 것 같음
    • 태풍도 자주 오는데, 워낙 자연 재해가 많아서 그런지 태풍이 오면 가게들이 대부분 문을 닫고(직접 겪음), 지하철이 중지되는 경우도 많음
  • 신용카드 가능한 곳 많음
    • 유명한 편의점과 마트는 기본적으로 다 된다고 보면 됨
    • 식당도 맛집으로 알려진 유명한 곳들은 대부분 가능했음 (자판기 쓰는 라멘집들은 카드 안 되는 경우들이 있었음)
    • 나는 트래블월렛에 엔화 환전해서 사용했는데 편리. 가져간 현금은 대부분 남겨왔음
  • 엔화동전 케이스(직사각형 모양에 1/5/10/50/100/500엔 짜리 들어가는 것) 나쁘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꼭 필요한 것도 아님
    • 하지만 1엔, 5엔의 사용처는 거의 없었고 100엔 위주로 사용하긴 했음
    • 버스 탈 때를 위해 100엔 짜리는 많이 준비해 놓는 게 좋음
    •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동전이 생길 일이 많지 않았음
  • LG 핸드폰에 데이터 로밍 유심 넣고 사용 잘 됐음
    • 인터넷을 저렴하게 사용하려고 ‘공항유심센터’라는 곳의 ‘아시아 33개국’ 유심 구해하여 사용
    • 홈페이지 등에는 LG 핸드폰은 사용이 불가 하다고 되어 있는데 LG Q92 사용 잘 됐고, 핫스팟까지 되서 다른 전화기들까지 연결해서 사용 잘함
  • 교토 니시키 시장에 포장마차 비슷한 식당들이 있는데 완전 비추함
    • 유명한 집들은 줄을 길게 서거나 재료 소진으로 닫아서 걸어다니다 포장 마차 같은 곳들에서 사 먹었는데 가격은 비싸고 맛은 없음
    • 크래미(게맛살) 몇개를 1만원 정도에 판매. 가격이 싸지 않아서 게살을 싸게 파는 것인줄 알았는데 정말 크래미임
    • 타코야끼도 평균 이하. 맛도 없는데 심지어 줄까지 서 있음. 가격이 만만해서 간단하게 먹으려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거 같음
  • 맥도날드 Spy Bacon Potato Pie
    • 특이한 메뉴라서 시켜봤는데, 베이컨은 냄새만 나도, 라면 스프같은 가루 뭍혀놓고 맛도 없음. 비추

강원소 속초 맛집 평가 (내돈내먹)

    • 장터순대국 (속초중앙시장)
      • 아바이순대국밥
        • 부속물까지 부드럽고 비린 맛이 덜하며 괜찮음
        • 순대도 맛있음. 하지만 순대 양이 매우 적음 (순대는 5개도 없었던 듯)
      • 오징어순대
        • 맛은 있었으나 버터향이 매우 진해서 전통 음식의 느낌이 아니었음. 속초중앙시장에서 파는 순대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됨
     
    • 벌꿀아이스크림 (속초중앙시장)
      • 벌꿀집을 작게 넣어주는데 가격(6천원)에 비해 너무 작은 느낌
      • 벌꿀집은 먹어본 사람은 알만한 꿀과 밀납이 섞인 맛임
      • 아이스크림 위에 꿀을 뿌려주는데 전체적으로 아이스크림이 너무 달아지고, 끈적거려서 먹기도 힘듬
      • 저혈당이 나서 쓰러질 것 같다는 분이 아니면 추천하지 않음
      •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집에서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꿀을 뿌리면 됨
     
    • 사돈집
      • 물곰탕
        • 물곰탕을 먹으려고 찾았던 것은 아니고, 아침 8시에 여는 식당을 찾았는데 거의 없었고, 그 중에서 네이버 점수가 가장 높아 보여서 간 식당이었음
        • 8시 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에 20명 정도가 대기하고 있었음
        • 물곰탕 가격이 “변동가격”이라 써 있었는데 내가 갔을 때는 28000원으로 매우 비싸다 느꼈음
        •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깊은 맛이 덜해서 겉도는 느낌이어서, 예전에 경상도에서 먹었던 지리가 훨씬 맛도 깊고 나았다는 기억이 자꾸 남
        • 은근히 끝맛이 매워서 먹고 나면 땀이 꽤 남
        • 가격이 비싸고, 사진 찍을 것도 딱히 없고, 맛도 나이든 사람들이 좋아할 맛이라 그런지 손님 대부분이 50대 이상이었음
        • 1인분에 18000원 정도라면 한번 쯤 먹어볼 만하다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2만원이 넘는 가격이라면 전혀 추천하고 싶지 않음  
      • 가자미 조림
        • 기대했던 물곰탕보다 오히려 가자미조림이 양념도 잘 어우러지고 맛있어서 잘 먹었음
     
    • 부두식
      • 생대구지리
        • 도치알탕이 맛있다고 해서 먹으러 갔는데 역시나 겨울이 아니라서 그런지 아예 메뉴판에 써 있지도 않아서 생대구지리를 먹
        • 생선은 신선하다는 느낌이 많이 났음
        • 그러나 다른 곳에서 먹는 대구지리와 맛이 크게 다른 점은 느끼지 못했음
        • 오히려 반찬으로 나온 임연수어 구이가 고소하고 맛있어서 잘 먹었음
        • 반찬도 다른 식당보다 종류도 많고 일반적이지 않으며 맛도 괜찮음
     
    • 보나테라 (초콜릿 카페)
      • 초코라틀
        • 초콜릿 퐁듀의 미니 버젼이라고 할 수 있음
        • 찍어 먹으라고 마시멜로, 작은 프렛즐이 나오는데 어울리지도 않고 맛있지도 않았음
        • 녹은 초콜릿 자체만 먹어봐도 특이하다거나 아주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음
      • 카카오닙스 차
        • 티백에 넣어서 차처럼 나옴
        • 카카오닙스와 비슷하게 쓴 맛을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구수한 맛이 남 (진하지 않아서 그런 듯)
     
    • 구구집
      • 성게비빔밥
        • 성게철이기도 하고 바닷가인데다가 네이버 평에 성게알이 많다는 평이 있어서 기대가 컸는데, 성게가 비싸니까 이해는 되나 성게 양이 많은 것은 아니었음
        • 밥을 비비니 성게 맛도 안 나고 뭐를 먹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맛임
        • 싱거워서 가게에서 준 간장을 뿌려 먹으니 간장 맛만 남
        • 전체적으로 반찬도 싼 느낌 나고 메인음식과 어울리지도 않았음
      • 게살비빔밥
        • 역시 게살이 많지도 않고 게살이 맛이 진한 음식이 아니라서 밥을 비비니 뭐를 먹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맛임
        • 역시 간장을 뿌려 먹으니 간장 맛만 남
     
    • 만정 닭강정 (속초중앙시장)
      • 보통맛 순살
        • 몇년 전에 와서 먹을 때는 껍데기가 너무 딱딱하고 그다지 맛있는 것도 아니어서 한 박스 먹는데 엄청 오래 걸렸으나,
        • 이번에는 껍질도 비교적 부드럽고 괜찮았음
        • 보통 맛이지만 은근히 뒤에 매운 고추 맛이 올라옴
        • 보통은 순살은 수입산 고기라고 알고 있어서 피하고 있는데, 모든 고기는 국내산을 쓴다고 박스에 써 있어서 국내산이라고 하면 그래도 가격이 괜찮은 것 같음 (2만원)
     
    • 감자전 가게(속초중앙시장)
      • 감자전
        • 가게 이름을 정확히 모르겠음. 벌꿀아이스크림 파는 쪽 근처에 감자전 포장만 하는 작은 집임. 가격은 5천원
        • 보통 생각하는 감자전과 식감이 전혀 다름. 감자를 강판에 간 식감이 아니라, 몽글몽글하다는 단어 말고는 딱히 설명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데 굉장히 부드러운 느낌임
        •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싸다고 많이 사기보다는 한번 먹어보고 추가로 결정하길 권함

 

23년 5월 27일

비듬 없애는 방법(더불어 탈모 방지까지)

  1. 샴푸는 무조건 팬틴 프로브이(Pantene Pro-V)
    • 수많은 샴푸를 써 봤지만 두피를 건조하게 하거나 자극을 주는 비듬 샴푸 등 보다는 보습 효과가 적당한 팬틴 Pro-V가 더 효과가 좋았음
    • 팬틴 샴푸 중에도 대용량(1800ml)으로 파는 극손상케어 샴푸는 추천하지 않음
    • 샴푸는 머리카락만 씻어주는 것이 아니라 두피까지 내려가서 두피를 씻어주는 동시에 보호해 줘야 하므로 너무 뻣뻣한 샴푸는 피해야 함
    • 팬틴 Pro-V 중에서도 실키 스무드 케어가 무난함
  2. 머리를 물로 충분히 적신 후(모발 뿌리까지 충분히 젖어야 함), 팬틴 샴푸를 손에 충분히 짜서(일반적인 남자 머리 길이 경우 2번 펌프질) 머리에 골고루 발라 줌
  3. 1차로 손으로 샴푸를 함
    • 이 때 손가락를 세워서 손가락 끝으로 두피를 마사지한다는 느낌으로 모근(머리카락 뿌리) 근처를 청소해 주어야 함
    • 손톱으로 하면 두피에 상처가 날 수 있으므로 손가락 끝으로 하되 충분히 박박 닦아줌
  4. 2차로 두피마사지 샴푸브러시로 두피 청소
    • 샴푸브러쉬는 다이소에서 1000~2000원 짜리도 괜찮고, 조금 더 고급 제품을 사도 좋음
    • 역시 두피를 닦아준다는 느낌이 박박 닦아줌. 머리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다는 느낌으로 해도 좋음
  5. 샴푸가 끝나더라도 바로 헹구지 말고, 얼굴/몸 샤워를 마칠 때까지 머리에 그대로 둠
  6. 샤워 마지막에 머리를 헹구되 두피 마사지 샴푸로 두피에 남아있는 찌꺼기를 닦아낸다는 느낌으로 박박 긁으면서 헹굼
  7. 머리에 미끈거리는 샴푸 잔액이 남지 않도록 충분히 헹궈줌
  8. 수건으로 머리 수분을 충분히 빼줌
  9. 드라이어로 머리 수분을 충분히 말려줌. 다만 너무 뜨거운 바람으로 하면 안 되고, 미지근하거나 찬 바람으로

이탈리아 여행 팁 – 로마, 바티칸, 피렌체 중심

2022년 12월말 로마와 피렌체 여행을 바탕으로 몇 가지 소소한 팁을 드립니다.
 
  • 전반적으로 한국인 리뷰가 많은 식당은 실망스러웠음. 한국인 리뷰가 적은 현지인 맛집을 가시길 권함
    • 전반적으로 점수가 높더라도 너무 점수만 믿지 않는 게 좋겠다
    • 또한, 리뷰를 쓴 한국 사람 입맛에 맞을지는 몰라도 맛있는 현지 음식이라고 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음
    • 한국인 리뷰가 많지 않은 음식점이 맛있는 경우가 많았고(우리 가족 평가) 가격도 훨씬 저렴했음 (대신 언어 소통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경우는 있었으나 영어로 음식을 주문하지 못할 정도는 아님)
 
  • 피렌체 Paoli(Antico Ristorante Paoli 1827) 식당은 매우 실망스러웠고 추천하지 않음
    • 한국인들의 온라인 리뷰도 많고 손님의 최소 1/3은 한국인임. 한국말로 대화하기 부담스러울 정도.
    • Paoli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예약을 하고 갔는데 자리가 없어 예약이 됐다고 함.  예약이 된 경우 확인 이메일이 가는데, 반대로 예약이 안 된 경우에는 아무 연락도 안 간다고 함!! 예약이 안 됐으면 알려줘야 헛걸음을 안 하지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시스템이 있나? 가족들이 너무 배고프니 그냥 기다리자고 해서 웨이팅 했다 들어감
    • 주문을 한 후 1시간이 지나도 아무 음식도 안 나옴. 그 1시간 동안 빵과 물을 줄 때 말고는 웨이터가 단 한번도 들러서 체크하지 않음. 연말이라 바빠서 그러려니 하고 기다려 줌
    • 1시간이 지나도 음식이 안 나오고 가족들이 너무 배고파 해서 웨이터를 불러서 확인해 보니 주문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됨
    • 웨이터가 미안하다고 부르스케타를 줬고, 나중에 케익 등 후식도 주겠다고 함
    • 하지만, 이 후 밥을 다 먹을 때까지 웨이터는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고 주겠다던 후식도 주지 않음
    • 음식
      • Paoli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스테이크, 그 중에서도 bistecca alla Fiorentina “Chianina” (1kg에 86유로)라고 해서 시켰는데, 주문이 늦게 들어가서 급하게 만든건지 원래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리뷰에서 한국인들이 왜 극찬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하지 않은 일반적인 맛이었음(고기가 약간 부드럽긴 함).  양도 1kg를 시키면서 너무 많은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1kg 맞나 싶을 정도로 많지는 않았음(큰 T본이 붙어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일반적인 스테이크 고기 양으로는 2인분인 600g쯤 되는 것 같음)
      • 역시 한국인들이 대부분 극찬한 트러플 까르보나라 파스타(Carbonara al Tartufo)는 일단 양은 고기 먹고 난 다음에 나오는 입가심 냉면인가 싶을 정도로 다른 식당에 비해 압도적으로 작음(다른 파스타 집에서는 2/3도 못 먹고 남기는 8살 딸이 양이 너무 작다고 할 정도임). 트러플이 들어갔다고 일반적인 까르보나라보다 훨씬 비싸게 받는데 (23.80유로) 신기하게도 트러플의 향이나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일반적인 까르보나라 맛이었음. 다만, 이탈리아의 일반적인 까르보나라보다는 짠 맛이 덜해서(꾸덕함도 덜한 걸 보면 치즈를 적게 넣어서 그런 것 아닌가 싶기도 함) 한국인의 입맛에는 더 맞을 수도 있음.
      • 토스카니식 야채 스프(Ribollita Toscana)를 시켰는데, 이건 뭐 맛도 최악에다 스픈도 주지 않아서 포크로 스프를 먹는 새로운 경험을 함. 이 메뉴는 절대 비추
    • 나올 때 카운터에서 어땠냐고 물어봤길래 최악이라고 했더니 가격을 많이 깎아줬음
    • 큰 폭의 가격 할인에도 불구하고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최악의 경험으로 꼽음
 
  • 로마 티라미수(Tiramisu) 가게인 폼피(Pompi)도 실망스럽고 추천하지 않음
    • 앉을 자리가 없어서 가게 앞에 서서 티라미수를 먹고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음
    • 한국에서 먹는 일반적인 티라미수와 다를 게 없고 그 위에 작은 초코렛이 뿌려져 있는데 식감이 전혀 어울리지 않음
    • 스페인 광장 바로 앞에 있어서 구경갔다가 들르기 편하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
    • 부드럽고 크리미한 티라미수를 먹어보고 싶다면 Two Sizes라는 가게에서 파는 classico를 추천드림
 
  • 로마 콜로세움은 현지 표 판매는 안 되고 인터넷 예약만 되는 것 같음
    • 표 사려고 기다리는 줄이 안 보이는 걸 봐서 현지 티켓 구매는 안 되는 것 같으니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가시길 추천
    • 여행 책을 봐도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에 대한 설명은 비교적 적은데 일정이 맞았다면 돈 내고 가이드 투어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좀 들었음
 
  • 로마 판테온도 인터넷 예약만 되는 것 같음
    • 무료이나 인터넷 예약 필수
    • 판테온 앞에 가면 예약 사이트가 QR 코드로 붙어 있고 다들 서서 예약 중인 진풍경을 볼 수 있음. 회원 가입도 해야 되서 시간이 다소 걸리고 원하는 시간에 못 들어갈 수 있으니 반드시 미리 예약하시길 추천
 
  • 바티칸(Vatican) 내 솔방울 정원에서의 조식 식사(American breakfast)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45분) 시간 맞춰 가시고, 음식을 다 먹고 나오려는 분은 빨리 드셔야 함
    • 베이컨과 소세지, 스크램블 에그와 감자튀김, 매우 단 내용물들이 들어있는 크로와상, 커피, 생수가 기본적으로 나옴
    • 무제한 주는 팬케익은 맛이 없으니 기대하지 마시길 바람
    • 커피는 더 달라고 했더니 무료로 더 줬으나 시간 제한으 여유롭게 즐기기는 어려움

 

  • 바티칸 내 Caffeteria에서 파는 파스타, 라자냐 종류는 엄청나게 맛이 없으니 거르시길 바람
    • 음식만으로는 이탈리아에서 경험한 최악의 음식이었음

 

  • 로마 카페
    • 타짜도로(Tazza d’Oro): 커피가 덜 쓰고 신 맛이 거의 없음. 일반적인 로마 커피 가격. 내 입맛에는 이탈리아에서 먹은 에스프레소(=caffe) 10~15군데 중 가장 잘 맞았음)
    • 싼트유치타치오(San’tEustachio): 산미가 강하고 크레마가 많음. 가격은 다른 카페보다 조금 더 비싼 편. 타짜도로에 비해 현지인들이 더 많은 것 같음

 

  • 피렌체 피렌체 대성당(Catter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 의 두오모(Duomo/Dome/돔 = 쿠폴라(Cupola))와 조토의 종탑(Campanile di Giotto = Giotto’s Bell Tower)을 동시에 오르시려는 분은 중간에 다른 것을 하면서 쉬는 시간을 만드시는 것을 추천함
    • Brunelleschi Pass를 사시면 두오모와 조토의 종탑을 모두 오를 수 있음
    • 피렌체 대성당의 두오모는 463계단, 조토의 종탑은 414 계단으로 계단이 많고 매우 좁으며 난간도 얼마 없어서 올라가기는 난이도가 높음
    • 두오모를 올라갔다 오면 힘들어서 다리가 후들거릴 가능성이 높음. 내려와서 바로 조토의 종탑을 올라가게 되면 상당히 힘듬(우리 가족이 그렇게 했음)
    • 중간에 카페, 식당을 가거나 두오모 박물관(Opera del Duomo Museum, 티켓에 포함되어 있음) 등에 가서 피로를 좀 풀고 올라가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음
    • 경고문에도 써 있지만 심장이나 호흡기에 문제가 있거나 폐소공포증이 있으신 분에게는 비추함
 
  • 화장실
    • 로마에 피렌체에 무료 공공 화장실이 거의 없어서 카페나 식당을 이용하면서 사용해야 함. 따라서 갈 수 있을 때마다 꼭 가시기 바 
    • 특히 로마에 맥도날드가 꽤 많은데 화장실이 사용이 가능하니 급한 경우 용해 보시기 바람(물론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남용하진 말아 주시길 바람)
 
  • 로마와 피렌체의 호텔은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걱정한 만큼 많이 춥지는 않았음
    • 호텔 방이 바깥보다 춥다는 얘기가 많아서 걱정을 하고 휴대용 전기장판까지 사 갔는데 살짝 싸늘하긴 해도 장판을 써야 될 정도로 추운 일은 없었음
    • 다만 아침에 뜨거운 물이 안 나오는 호텔은 있었음

[경매로 중고차 사기 4/4] 나만의 불만? 이런 것도 생각해 보세요.

이번 글을 따로 뺀 이유는 특정 경매대리인으로 통해 나만 겪은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경매대리인도 이런지는 내가 전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런 사람도 있다는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되겠다.

 

이번에 차를 사면서 추가적으로 생겼던 불만 중 하나는 자동차 번호판에 대한 것이다.  나는 장기 렌트하던 차량을 산 것이기 때문에 경매 낙찰 후에 자동차 번호를 새로 받았는데, 많은 자동차 대리점에서, 특히 비싼 차를 사면 번호판에도 많은 신경을 써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동차 번호를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외우기 쉬운, 또는 특정한 의미가 있는 번호판을 받아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내가 받은 번호는 정말 아무 의미도 없고 외우기도 쉽지 않은, 그야말로 주는대로 받아온 번호판이었다.  경매 낙찰차는 원래 번호가 아무렇게나 나오는지, 다른 경매대리인들도 번호는 신경을 안 써 주는건지, 아니면 이 대리인만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하여튼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자동차 번호를 받았다.

 

또 다른 불만은, 경매 낙찰 이후에도 정확하게 언제 차를 받을지 몰랐다는 것이다.  경매장에서 차 빼고, 성능검사 받고, 번호판 받고, 광택 내고 등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있을텐데, 몇 일 걸리냐 또는 언제 받냐고 물어보면, “x일 이전에는 가능할 겁니다” 또는 “x일부터 y일 사이에 나갈 겁니다” 등 애매한 답을 받았다.  내가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아무 때나 차를 가져오면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는 차를 받기 위해서 휴가를 내야 될 사람도 있을텐데 이렇게 얼렁뚱땅 알려주다 보니 어떻게 해야 될지 감이 안 잡혀서 고생을 했다.  ‘경매낙찰자가 차 상태를 바로 확인하지 못하게 낙찰자에 없을 때 차를 아파트에 갖다놓고 가려고 이러나’ 라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결과적으로는 낙찰받고 4일 후에 차를 받은것 같은데 기간도 생각보다 훨씬오래 걸렸다.(하지만 경매대리인이 처음에 말한 예상 일정보다는 이틀 정도 빨리 온 것이다.)  언제 올까 기다리면서, 중고차  매장에서 샀으면 적어도 이런 문제는 없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4개의 글에 걸쳐 내가 경매를 통해 중고차를 사면서 겪었던 일과 나의 생각들을 정리해 봤다.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경매로 중고차 사기 3/4] 경매로 살 때 안 좋았던 점들

이전 글들에서 경매를 통해 금액/비용적으로 안 좋았던 면을 다뤘다고 하면, 이번에는 좀 더 정성적인 문제를 다뤄보고자 한다.

 

나에게 가장 큰 불편함은 차의 외관 상태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사진을 보내 주기는 하나, 반짝거리는 자동차의 특성상 어디에 기스가 있는지 등등을 알아보기가 불가능하다.  심지어 기스가 있다고 알려주는 사진을 봐도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가 힘들다.  현지에서 차를 직접 보고 있는 경매대리인의 말을 믿는 수밖에 없고, 만약 경매대리인이 놓친 부분이 있다면 잠재 매수자는 이에 대해 알지 못하고 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의 큰 성능적인 문제는 (소정의 돈을 내는) 성능검사와 성보험을 통해 커버를 한다고 쳐도, 외관에 대해서는 경매에 성공하면 나면 그 다음부터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경매대리인이 자꾸 돈을 들여 광택, 도색을 하라고 강요하는 이유 중 하나도, (본인이 받는 리베이트도 물론 있겠지만) 외관에 대한 기대치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것을 커버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하지만, 기대치는 그렇다고 쳐도, 차를 받기 전에 광택/도색 뿐 아니라, (나중에 받아봤더니 멀쩡했던) 썬팅, 블랙박스도 갈라고 여러 번 권유하고, 엔진오일도 갈라고 했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상태를 보고 결정했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사진을 찍어 보내 달라고 요구했을 때 다른 차의 사진을 보내도 딱히 알 수 있는 상황이 안 되기 때문에 사실을 말하고 있는지 막막하다.  앞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나는 (이런 비용의 일부는 경매대리인에게 리베이트도 들어갈꺼라 생각하고, 그걸 못 받게 될 경우 경매대리인이 화가 나서) 혹시라도 차에 해코지를 할까봐 적당한 선에서 했다.  참고로 경매대리인은 딱히 소요 예상비용과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지도 먼저 얘기하지도 않았고, 물어 봤을 때도 시장가보다 더 비싸다고 느껴지는 수준이었다)    

 

두번째 문제는 차량에 대한 체크리스트가 없다는 것이다. 

엔카 등 사이트의 경우, 정형화된 옵션이나 기물 리스트가 있어서 뭐가 있고 뭐가 없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는데, 경매의 경우 그런 것이 제공되지 않는다.  별도로 체크 리스트를 작성하는 경매대리인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수많은 차들을 한두시간 내에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아마도 큰 문제점 위주로만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산 자동차는 깔끔하게 잘 썼다라고 경매대리인이 얘기했던 차이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구성품이 다 들어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자동차 매뉴얼을 비롯한 어떠한 종이서류도 없었고, 자동차키(스마트키)도 하나밖에 없었다.  차를 받기 전까지 상상도 해 본적이 없는 사안들이라 받고 나서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이런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거고, 나처럼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체크리스트가 있었으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많이 남는다.  하지만, 잠재매수자가 체크리스트 양식을 만들어서 경매대리인에게 보내주고 작성을 요청한다 하더라도 확인을 해 줄지는 모르겠다.

(약간은 나의 실수도 있었지만) 타이어와 관련된 문제도 겪었다. 경매대리인으로 부터 자동차를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받았는데, 그 중에 타이어도 사진도 있었다.  타이어의 트레드(수명)가 얼마 남았는지 눈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사진에는 왼쪽 앞이다, 오른쪽 뒤다 이런 코멘트가 없이 쭉 4개의 타이어 사진을 받았고, 이 중 1개의 브랜드가 달랐다.  나는 ‘당연히’ 1개의 타이어만 다른 것일 거라고는 생각을 않고 (내가 알기로 타이어가 1개만 다르면 안전성 등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서로 브랜드가 다르더라도 앞이든 뒤든 같은 회사 제품으로 1조(pair)로 되어 있을거라 생각하고 물어보지 않았다.(이게 나의 실수도 있었다고 말한 이유다)  아무래도 안전과 관련된 것이다보니 경매대리인이 이런 내용도 주의를 줬으면 좋았을텐데, 일언반구도 없어서 직접 차를 받기까지는 타이어 1개만 다른 브랜드일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 했다.   

 

결국 경매를 통한 자동차 매수는 전적으로 경매대리인의 의견만 듣고 판단할 수 밖에 없고, 내가 물어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책임도 지지 않을 뿐더러, 나중에 되돌릴 방법도 마땅치 않다.

 

중고차 매장보다 수백만원을 싸게 사는 것도 아니고, (경매대리인이 유튜브에 올릴 정도로 아주 운이 좋게 싸게 산 경우를 제외하고는) 결과적으로는 수십~1백만원 내외로 싸게 산다고 칠 때, 이런 불안함을 감수할 수 있는지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나는 이번에는 그래도 상태가 괜찮은 (하지만, 경매대리인을 통해 돈을 내고 광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 페인트가 벗겨지고 균일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차를 샀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어디가서 하소연 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내가 다음에 중고차를 산다면, 글쎄…  다시 경매를 통해서 살지는 심각하게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경매로 중고차 사기 2/4] 경매로 사는 게 생각처럼 쌀까? (예산과 예상 낙찰가)

내 첫번째 글[경매로 중고차 사기 1/4] 경매로 사는 게 생각처럼 쌀까? (경매 전에 알아야 하는 비용들)에서는 경매 시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들에 대해 썼다.   여기서 경매 낙찰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는데, 낙찰가 자체도 내가 예상한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이번 글에서는 그 내용을 공유해 보려고 한다.

 

처음에 경매대행 업체에 연락하면, 내가 원하는 차종과 내 예산(budget)에 대해 물어본다. 예를 들어, 나는 이런이런 옵션이 있는 그랜저 GN7을 사고 싶고, 3,000만원이 있다고 대답했다 치자.  그럼 업체에서는 알겠고, 그런 물건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실제 경매에 들어가기 전 몇 일 동안 내가 최대로 지불하게 되는 가격은 3천만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매를 눈 앞에 두고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발생을 했다.  경매에 들어가기 조금 전에 경매 대행업체에서 최대 3,300을 쓰려고 하니 승인을 해 달라는거다.   나는 이 정도 금액을 주고 사는 것은 생각도 해 본적이 없으니 깜짝놀라 3,100 정도면 몰라도 3,300은 너무 높다고 답했다. 그러자, 업체에서는 최소 3,250은 써야 낙찰 가능성이 있으니 이 정도는 쓸 수 있게 해 달라고 한다.  나는 시세가 저렇게 높으면 내 예산과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니 3,200까지만 쓰고, 넘어가면 다음 경매를 봐야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시 업체에서는 10~20만원 차이로 낙찰이 안 되면 아쉬우니 3,220까지는 승인을 해 달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해서 승인한 금액은 최초에 내가 예산으로 생각했던 3천만원을 훌쩍 넘은 3,220이 되고, 실제 낙찰은 3,170에서 됐다. (예를 들어서 그렇다는거지, 실제로 일어난 일이 위의 금액들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러면 내 입장에서는 최초 생각했던 예산보다 무려 170만원이나 오버한 것이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업체에서는 처음부터 내 예산 내에서 사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이런 얘기를 하지 않다가 경매 들어가기 직전에 낙찰 가능 가격을 얘기했고, 나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지 않았던 터라 끌려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더욱 황당했던 것은 나는 예산보다 한참 비싸게 사서 짜증이 나 있는데, 대행업체에서는 그들의 최초 예상 가격(3,300만원)보다 130만원이나 싸게 사 드렸고, 보통 이런 경우 다른 고객들은 이러면 추가 수고비를 준다는 것이다.   이 또한 대행업체에서는 최초 예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서 낙찰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쎄게 불러놓으면 본인이 잘 해서 싸게 낙찰 받은 것이 될테니 추가 수고비를 요구하는 명분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 입장에서는 싸게 샀다는 점과, 그러니 추가 수고비(정해진 수수료 외의 보상)를 달라고 하는 점 모두 말이 안 되는 소리이지만, 이미 차는 낙찰을 받아 버렸고 나는 아직까지 차를 한번도 직접 본 적이 없으니 차에 어떤 해코지를 해도 내가 당할 수 밖에 없다는 불안함 때문에 추가 수고비를 주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결국 보내줬다)

 

물론 이러한 추가 수고비는 해당 업체의 해당 직원만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매물을 소비자가 직접 볼 수 없는 경매의 특성상 이런 문제는 언제든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내 예산에 대해 경매 성공 가능성을 말하지 않다가 경매 직전에 이야기 하는 것 또한 해당 직원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자동차 경매의 구조상 막기 어려운 일로 생각된다.

 

 아무튼 다른 분들은 자동차 경매가 마냥 쉽고 싸게 살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실제를 알고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설명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