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공공건물은 모양보다 사용자들의 용도에 맞게 만듭시다. (xx시립도서관을 사용하며 세금 낭비를 경험하다)

요약

  • 세금으로 짓는 건물들은 멋있게 만들어서 정치인 본인의 업적으로 남길 생각을 하지 말고, 이용자들의 용도에 맞게 지어야 한다
  • 그 건물이 도서관이라면 책 찾기 좋고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갖춰야 한다
  • 공공건물 건축에 대한 법규라도 만들어서 세금이 잘 쓰여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요즘 집에 있으면 너무 유튜브만 보고 있어 가능하면 뭐라고 공부를 하려고 시간이 날 때 도서관에 가려고 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개관한지 1년 남짓한 매우 새 건물인데 사용할 때마다 문제점이 너무 많이 보여서 몇 가지 지적하려고 한다.

 

이 도서관의 가장 큰 문제는 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리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건물의 구조 문제이다.  건축 부지는 큰데 건물이  ㄷ자로 만들어져 있어 가운데는 전혀 사용할 수가 없다.  건축법상 규정을 맞추기 위해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던건지, 가운데는 어린이들이 뛰 노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건지, 이것도 아니면 단순히 건축적으로 특이한 모양을 만들고 싶었던 건지는 알수 없지만, 도서관 가운데 공간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죽은 공간이 되어 있다.  이렇게 사용이 불가능한 공간이 많다보니 이용자들이 사용할만한 공간이 충분히 나오지 않는다. 

또 다른 자리 부족의 원인은 가구이다.  이 도서관의 거의 모든 책상은 이 도서관에 맞춰 제작한 커스텀 가구이다.   기성품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기둥 위치에 맞게 맞춤 제작을 하다보니 책상  하나의 길이가 10m씩 되고, 건물 모양을 따라 구부러진 형태도 많다.  이러한 책상들은 고장나면 수리나 교환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용자가 늘어 책상수를 늘리거나 배치를 바꾸려고 해도 뜯어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결국 책상 부족으로 인한 좌석 부족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책상 커스텀 제작 제품으로 인한 문제점은 사용의 불편함으로 이어진다.  단순한 불편함 정도가 아니라 이용자의 신체적 문제를 야기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 책상은 내가 사용해본 어느 책상보다도 상판이 높다. 아마 창틀의 높이와 맞추려고 일부러 이렇게 제작한 것 같은데, 너무 높다보니 팔이 매우 불편한 위치에 자리하게 돼 이 도서관을 하루만 이용해도 어깨에 심각한 무리가 온다. 

책상만 그런게 아니라 의자도 심각하다. 카페에 온 느낌을 내려고 이렇게 만든 것 같은데 여러가지 형태가 있지만 하나같이 인체공학적이지 않아서 사용하다 보면 허리에 엄청난 무리가 온다.  나만 이렇게 불편하게 느끼는게 아니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한 공간에 여러가지 형태의 의자들이 뒤섞여 있다.  이용자들이 사용하면서 불편하니까 의자를 한두개 바꾸다 보니 뒤죽박죽 섞였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책상도 불편한데 의자까지 이러다보니 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허리가 너무 아파서 집에 가서 허리 복대를 가져온 날도 있을 정도다.  쇠나 플라스틱이 아닌 나무로 만들 의자가 가격도 싸지 않을텐데 불편하기까지 하니 이런 돈 낭비가 또 있을까 싶다.

 

도서관 이용자로서 또 너무 불편한 점은 과다한 창문의 사용에서 온다.  외장을 유리로 해야 예쁘다보니 외부 벽 자체가 전부 유리인데 이로 인한 비효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일단 햇빛으로 인해 도서관 사용에 큰 제약이 있다.  ㄷ자 건물의 벽면이 동-남-서를 향하고 있어서, 동쪽 창문쪽 책상은 아침에는 눈이 부시고 더워서 공부를 할 수가 없다. 블라인드를 내려도 눈이 너무 아프고, 여름에는 그 열기까지 느껴져 사용이 불가할 정도다.  오후가 되면 남쪽 창이 더워지고 너무 밝아져서 블라인드를 내려도 남쪽 책상은 사용이 어렵고, 오후 늦게는 또 서쪽 창문이 그렇게 된다.  결국 그나마 햇빛의 영향없이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얼마 안 되는 북향 책상과, 도서관 중간에 있는 테이블 몇개 정도이다.  (심지어 북향도 맑은 날에는 컴퓨터 화면을 보기에 눈이 아프다) 

통창으로 인한 또 다른 문제는 에너지 손실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겨울에는 도서관이 아침에 문을 열자마자 너무 춥다.  히터를 온 종일 가동하는데도 겨울에 해가 지면 그때부터 또 너무 춥다.  여름은 정반대이다.  에어컨을 하루 종일 풀가동하는 것 같은데, 햇빛이 내려쬐는 곳은 블라인드를 내려와도 그 열기가 고스란히 얼굴에 전달된다.

그렇다고 블라인드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동 블라인드이고 같은 벽면은 똑같이 동작을 하기 때문에 창문 하나만 블라인드를 내릴 수는 없고 내리려고 해도 사서에게 얘기를 해야 된다.  나는 내 앞의 블라인드만 내리고 싶은데 한면을 모두 내려야 하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봐 블라인드 내려 달라는 말도 편하게 못 한다.

이렇게 사용이 불편한 블라인드마저 못 내리는 곳도 있다.  책상을 만들면서 예쁘게 하려고 책상 윗부분을 아치 형으로 만든 곳들이 있는데 블라인드가 아치에 걸려 더 이상 내려오지 않는다.  이 자리에 앉은 사람은 햇빛을 고스란히 얼굴에 받으며 공부해야 한다.

하루의 대부분을 블라인드를 내려놓고 사용해야 하는 구조의 도서관에 도대체 왜 전면 통창을 사용한 것인지, 냉방과 난방을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곳에서 왜 이렇게 열 효율이 떨어지는 유리창으로 전면을 두른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운영도 문제다.  이 도서관에는 자율학습실(열람실)이 없다.  나뿐만 아니라 매우 많은 이용자들이 책을 보는 용도보다 공부하는 장소로 이용하고 있는데, 별도의 자율학습실이 없다.  그러다보니 자리들은 자율학습하는 이용자들에게 점령당해 정작 책을 빌려서 읽을 사람들이 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자율학습실은 대게 아침 7시 정도에 문을 열지만, 여기는 도서관이 오픈하는 9시에 와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차 없이 걸어서 오기는 어려우니 일찍부터 학생들의 수요가 없을 거라 생각해서 자율학습실을 만들지 않은 것일까?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것은 도서관 내부가 대부분 자기 공부하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고, 주말에는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좌석이 부족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리가 부족해서 난리인 도서관이지만 한편에서는 엄하게 공간을 낭비하고 있다.  중간중간 넓직한 공간에 소파들이 위치하고 있는데, 소파의 구조가 특이해서 보기에는 괜찮지만 사용하기에는 매우매우 불편하다.  한마디로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고 남에게 보여주기식 배치를 한 것이다. 이렇게 불편한 소파이지만 워낙 자리가 부족하기에 오후가 되면 이 소파에도 자리가 없다.   

   

건물은 ㄷ자로 만들어 중간에 죽은 공간을 그렇게 많이 만들어 놓고 고 가구 배치마저 엉망으로 해서 자리도 없는데, 주차장 마저도 매우 부족하다.  이 도서관은 주거지와 동떨어져서 접근이 매우 제한적인 곳으로 이용자의 99%가 차를 쓸 수 밖에 없다.(시골이라 대중교통은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도 도서관 건물 앞에는 30대 정도의 주차 공간밖에 없다.  아무리 그래도 시립 도서관인데 이용자가 30~40명 밖에 없을리가 있나?  그래서 대부분의 이용자는 길 건너편에 세우고 와야 한다.  도서관 2층에 어린이 도서관이 있다 보니 어린이들도 많이 방문하는데 길을 건너야 하는데 위험하기도 하고, 도서관이 언덕에 위치해 올라오기는 쉽지가 않다.  가구과 모양 내는데 쓸데없는 돈을 쓰고, 공간을 낭비하는 대신 주차장을 어떻게 더 편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수 밖에 없다.  시골이라 서울만큼 주차장이 딸린 부지 찾는게 어렵지도 않았을 거고, 남는 공간을 잘 정리해 주차타워를 만들거나, 건물이 언덕에 있는 특성상 지하주차장을 만들수도 있을 것 같다. 

주차난은 이 도서관에서 전시회나 강연회로 쓰일 때는 더욱 심하다.  기존 도서관 이용자 만으로도 주차장이 한참 모자라는데 다른 행사까지 하니 자리가 남아 날 리가 없다.  그래서 행사가 있는 날에는 봉사자(아마도 봉사 점수를 위해서 고등학생들이 하는 것인 듯) 여러 명이 나와서 다른 주차장으로 가라고 안내하고 있다.  강연회가 열릴 수 있는 강당, 소모임/동아리/평생학습장을 할 수 있는 소규모 강의실까지 한 건물에 몰아놓고 사람이 몰릴 수 있을거란 생각을 한번도 안 해 본건가?

 

이 도서관을 이용할때마다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아고 올때마다 눈에 밟혀서 이 글을 안 쓰고는 베길 수가 없었다.  또, 이 도서관에 올 때마다 서울 동대문의 DDP가 떠오른다.  DDP는 행사로 인해 1년에 한두번씩 가는데 내가 가 본 어떤 건물과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최악의 공간 활용성을 가지고 있다.  전혀 실용성이 없는 공간 디자인을 했다는 얘기다.  그러니 당연히 사용하는 사람도 없고, DDP뿐 아니라 그 주변의 상권까지 다같이 죽여버리는 효과를 낳고 말았다.  유명한 건축가가 만든 특이하게 생긴 건물이라는 것 말고는 아무런 쓸모도 없이 서울의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건물.  과연 국민의 세금을 이렇게 낭비해도 되는지?  돈 뿐만 아니라 가장 제한적인 공공재인 공간을 이렇게 낭비해도 되는건지? 

 

이런 문제가 없도로 공공건물을 짓고 인테리어를 할 때는 법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사용자가 목적에 맞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전기를 포함한 세금을 낭비하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고, 감사를 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건물을 예쁘게 지어서 본인의 치적에 사용하는 건 본인 돈으로 개인건물에서나 하셨으면 좋겠다. 

[경매로 중고차 사기 4/4] 나만의 불만? 이런 것도 생각해 보세요.

이번 글을 따로 뺀 이유는 특정 경매대리인으로 통해 나만 겪은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경매대리인도 이런지는 내가 전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런 사람도 있다는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되겠다.

 

이번에 차를 사면서 추가적으로 생겼던 불만 중 하나는 자동차 번호판에 대한 것이다.  나는 장기 렌트하던 차량을 산 것이기 때문에 경매 낙찰 후에 자동차 번호를 새로 받았는데, 많은 자동차 대리점에서, 특히 비싼 차를 사면 번호판에도 많은 신경을 써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동차 번호를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외우기 쉬운, 또는 특정한 의미가 있는 번호판을 받아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내가 받은 번호는 정말 아무 의미도 없고 외우기도 쉽지 않은, 그야말로 주는대로 받아온 번호판이었다.  경매 낙찰차는 원래 번호가 아무렇게나 나오는지, 다른 경매대리인들도 번호는 신경을 안 써 주는건지, 아니면 이 대리인만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하여튼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자동차 번호를 받았다.

 

또 다른 불만은, 경매 낙찰 이후에도 정확하게 언제 차를 받을지 몰랐다는 것이다.  경매장에서 차 빼고, 성능검사 받고, 번호판 받고, 광택 내고 등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있을텐데, 몇 일 걸리냐 또는 언제 받냐고 물어보면, “x일 이전에는 가능할 겁니다” 또는 “x일부터 y일 사이에 나갈 겁니다” 등 애매한 답을 받았다.  내가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아무 때나 차를 가져오면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는 차를 받기 위해서 휴가를 내야 될 사람도 있을텐데 이렇게 얼렁뚱땅 알려주다 보니 어떻게 해야 될지 감이 안 잡혀서 고생을 했다.  ‘경매낙찰자가 차 상태를 바로 확인하지 못하게 낙찰자에 없을 때 차를 아파트에 갖다놓고 가려고 이러나’ 라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결과적으로는 낙찰받고 4일 후에 차를 받은것 같은데 기간도 생각보다 훨씬오래 걸렸다.(하지만 경매대리인이 처음에 말한 예상 일정보다는 이틀 정도 빨리 온 것이다.)  언제 올까 기다리면서, 중고차  매장에서 샀으면 적어도 이런 문제는 없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4개의 글에 걸쳐 내가 경매를 통해 중고차를 사면서 겪었던 일과 나의 생각들을 정리해 봤다.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경매로 중고차 사기 3/4] 경매로 살 때 안 좋았던 점들

이전 글들에서 경매를 통해 금액/비용적으로 안 좋았던 면을 다뤘다고 하면, 이번에는 좀 더 정성적인 문제를 다뤄보고자 한다.

 

나에게 가장 큰 불편함은 차의 외관 상태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사진을 보내 주기는 하나, 반짝거리는 자동차의 특성상 어디에 기스가 있는지 등등을 알아보기가 불가능하다.  심지어 기스가 있다고 알려주는 사진을 봐도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가 힘들다.  현지에서 차를 직접 보고 있는 경매대리인의 말을 믿는 수밖에 없고, 만약 경매대리인이 놓친 부분이 있다면 잠재 매수자는 이에 대해 알지 못하고 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의 큰 성능적인 문제는 (소정의 돈을 내는) 성능검사와 성보험을 통해 커버를 한다고 쳐도, 외관에 대해서는 경매에 성공하면 나면 그 다음부터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경매대리인이 자꾸 돈을 들여 광택, 도색을 하라고 강요하는 이유 중 하나도, (본인이 받는 리베이트도 물론 있겠지만) 외관에 대한 기대치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것을 커버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하지만, 기대치는 그렇다고 쳐도, 차를 받기 전에 광택/도색 뿐 아니라, (나중에 받아봤더니 멀쩡했던) 썬팅, 블랙박스도 갈라고 여러 번 권유하고, 엔진오일도 갈라고 했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상태를 보고 결정했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사진을 찍어 보내 달라고 요구했을 때 다른 차의 사진을 보내도 딱히 알 수 있는 상황이 안 되기 때문에 사실을 말하고 있는지 막막하다.  앞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나는 (이런 비용의 일부는 경매대리인에게 리베이트도 들어갈꺼라 생각하고, 그걸 못 받게 될 경우 경매대리인이 화가 나서) 혹시라도 차에 해코지를 할까봐 적당한 선에서 했다.  참고로 경매대리인은 딱히 소요 예상비용과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지도 먼저 얘기하지도 않았고, 물어 봤을 때도 시장가보다 더 비싸다고 느껴지는 수준이었다)    

 

두번째 문제는 차량에 대한 체크리스트가 없다는 것이다. 

엔카 등 사이트의 경우, 정형화된 옵션이나 기물 리스트가 있어서 뭐가 있고 뭐가 없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는데, 경매의 경우 그런 것이 제공되지 않는다.  별도로 체크 리스트를 작성하는 경매대리인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수많은 차들을 한두시간 내에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아마도 큰 문제점 위주로만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산 자동차는 깔끔하게 잘 썼다라고 경매대리인이 얘기했던 차이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구성품이 다 들어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자동차 매뉴얼을 비롯한 어떠한 종이서류도 없었고, 자동차키(스마트키)도 하나밖에 없었다.  차를 받기 전까지 상상도 해 본적이 없는 사안들이라 받고 나서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이런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거고, 나처럼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체크리스트가 있었으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많이 남는다.  하지만, 잠재매수자가 체크리스트 양식을 만들어서 경매대리인에게 보내주고 작성을 요청한다 하더라도 확인을 해 줄지는 모르겠다.

(약간은 나의 실수도 있었지만) 타이어와 관련된 문제도 겪었다. 경매대리인으로 부터 자동차를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받았는데, 그 중에 타이어도 사진도 있었다.  타이어의 트레드(수명)가 얼마 남았는지 눈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사진에는 왼쪽 앞이다, 오른쪽 뒤다 이런 코멘트가 없이 쭉 4개의 타이어 사진을 받았고, 이 중 1개의 브랜드가 달랐다.  나는 ‘당연히’ 1개의 타이어만 다른 것일 거라고는 생각을 않고 (내가 알기로 타이어가 1개만 다르면 안전성 등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서로 브랜드가 다르더라도 앞이든 뒤든 같은 회사 제품으로 1조(pair)로 되어 있을거라 생각하고 물어보지 않았다.(이게 나의 실수도 있었다고 말한 이유다)  아무래도 안전과 관련된 것이다보니 경매대리인이 이런 내용도 주의를 줬으면 좋았을텐데, 일언반구도 없어서 직접 차를 받기까지는 타이어 1개만 다른 브랜드일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 했다.   

 

결국 경매를 통한 자동차 매수는 전적으로 경매대리인의 의견만 듣고 판단할 수 밖에 없고, 내가 물어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책임도 지지 않을 뿐더러, 나중에 되돌릴 방법도 마땅치 않다.

 

중고차 매장보다 수백만원을 싸게 사는 것도 아니고, (경매대리인이 유튜브에 올릴 정도로 아주 운이 좋게 싸게 산 경우를 제외하고는) 결과적으로는 수십~1백만원 내외로 싸게 산다고 칠 때, 이런 불안함을 감수할 수 있는지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나는 이번에는 그래도 상태가 괜찮은 (하지만, 경매대리인을 통해 돈을 내고 광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 페인트가 벗겨지고 균일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차를 샀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어디가서 하소연 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내가 다음에 중고차를 산다면, 글쎄…  다시 경매를 통해서 살지는 심각하게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경매로 중고차 사기 2/4] 경매로 사는 게 생각처럼 쌀까? (예산과 예상 낙찰가)

내 첫번째 글[경매로 중고차 사기 1/4] 경매로 사는 게 생각처럼 쌀까? (경매 전에 알아야 하는 비용들)에서는 경매 시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들에 대해 썼다.   여기서 경매 낙찰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는데, 낙찰가 자체도 내가 예상한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이번 글에서는 그 내용을 공유해 보려고 한다.

 

처음에 경매대행 업체에 연락하면, 내가 원하는 차종과 내 예산(budget)에 대해 물어본다. 예를 들어, 나는 이런이런 옵션이 있는 그랜저 GN7을 사고 싶고, 3,000만원이 있다고 대답했다 치자.  그럼 업체에서는 알겠고, 그런 물건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실제 경매에 들어가기 전 몇 일 동안 내가 최대로 지불하게 되는 가격은 3천만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매를 눈 앞에 두고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발생을 했다.  경매에 들어가기 조금 전에 경매 대행업체에서 최대 3,300을 쓰려고 하니 승인을 해 달라는거다.   나는 이 정도 금액을 주고 사는 것은 생각도 해 본적이 없으니 깜짝놀라 3,100 정도면 몰라도 3,300은 너무 높다고 답했다. 그러자, 업체에서는 최소 3,250은 써야 낙찰 가능성이 있으니 이 정도는 쓸 수 있게 해 달라고 한다.  나는 시세가 저렇게 높으면 내 예산과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니 3,200까지만 쓰고, 넘어가면 다음 경매를 봐야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시 업체에서는 10~20만원 차이로 낙찰이 안 되면 아쉬우니 3,220까지는 승인을 해 달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해서 승인한 금액은 최초에 내가 예산으로 생각했던 3천만원을 훌쩍 넘은 3,220이 되고, 실제 낙찰은 3,170에서 됐다. (예를 들어서 그렇다는거지, 실제로 일어난 일이 위의 금액들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러면 내 입장에서는 최초 생각했던 예산보다 무려 170만원이나 오버한 것이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업체에서는 처음부터 내 예산 내에서 사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이런 얘기를 하지 않다가 경매 들어가기 직전에 낙찰 가능 가격을 얘기했고, 나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지 않았던 터라 끌려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더욱 황당했던 것은 나는 예산보다 한참 비싸게 사서 짜증이 나 있는데, 대행업체에서는 그들의 최초 예상 가격(3,300만원)보다 130만원이나 싸게 사 드렸고, 보통 이런 경우 다른 고객들은 이러면 추가 수고비를 준다는 것이다.   이 또한 대행업체에서는 최초 예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서 낙찰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쎄게 불러놓으면 본인이 잘 해서 싸게 낙찰 받은 것이 될테니 추가 수고비를 요구하는 명분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 입장에서는 싸게 샀다는 점과, 그러니 추가 수고비(정해진 수수료 외의 보상)를 달라고 하는 점 모두 말이 안 되는 소리이지만, 이미 차는 낙찰을 받아 버렸고 나는 아직까지 차를 한번도 직접 본 적이 없으니 차에 어떤 해코지를 해도 내가 당할 수 밖에 없다는 불안함 때문에 추가 수고비를 주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결국 보내줬다)

 

물론 이러한 추가 수고비는 해당 업체의 해당 직원만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매물을 소비자가 직접 볼 수 없는 경매의 특성상 이런 문제는 언제든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내 예산에 대해 경매 성공 가능성을 말하지 않다가 경매 직전에 이야기 하는 것 또한 해당 직원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자동차 경매의 구조상 막기 어려운 일로 생각된다.

 

 아무튼 다른 분들은 자동차 경매가 마냥 쉽고 싸게 살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실제를 알고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설명을 드린다.

   

 

 

 

 

 

 

 

 

중국 연태 격리 경험담 및 준비물 조언(2022년 1월)

출장으로 인해 인천에서 중국 연태 들어옴.

입국하자마자 1시간 반쯤 걸려 코로나 검사

검사 모두 끝나고 1시간 정도를 버스를 타고 DK 호텔이란 곳에 도착

방은 원룸 정도 크기의 작은 사이즈이며, 책상이 좁아 업무를 보기에 편하지 않음

**중요** 중국 유심과 중국용 핸드폰을 가져오고 격리기간동안 켜 둘것. 중국 내에서도 건물 등에 들어가려면 건강마 외에 행적마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행적마는 중국 유심에서 잡은 안테나 위치를 추적하는 것임. 따라서 유심 사용 기록이 없으면 행적마를 만들수 없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중국에 들어오기 전에 유심을 사서 핸드폰을 켜 둘 것을 권장함.

*스스로 빨래를 하고 말려야 하므로 많은 사람들이 조언하는대로 빨랫줄, 빨래집게 등 사올 것

*와이파이는 잘 잡히나, 유튜브, 카카오톡 등 연결되지 않으므로 VPN 필수

허접한 종이 슬리퍼가 제공되나 방안에서 사용할 개인 슬리퍼 가져올 것 추천

*생필품은 택배 주문이나 다른 사람이 가져다주면 반입이 되나 술은 반입 실패함. 술은 한국에서 많이 가져오시는 걸 강추(주말에도 너무 할게 없고, 평소에도 느끼한 음식이 나오면 잡아줄 게 없음)

여기는 과일, 떠먹는 요구르트를 매 끼니 줘서 단 것은 많이 당기지 않은데, 개인적으로 짠 간식(프링글스 감자칩, 쥐포)이 당기니 챙겨올 것

사과, 배 껍질 까기 위해 과도(작은 칼) 챙겨올 것

움직이지 못하고 햇빛도 쬐기 어려우므로 종합비타민 등 챙길 것

커피, 차 등 많이 마시는 사람은 택배를 시키지 않을거면 매우 많이 챙겨올 것

껌이나 무설탕 사탕 좀 챙겨왔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음

샴푸+바디샤워가 있는데 뻣뻣하고 아저씨 냄새나니 샴푸 챙길 것

스스로 빨래를 해야 된다고 고무장갑(마미손)과 휴대용 빨래판 가져와서 잘 쓰고 있음.

옌타이한인상공회에서 감사하게도 컵라면, 캔음료, 김 등을 전달해 주셔서 잘 먹음

여기는 한국인에게는 한식 비슷한 것을 줘서 나는 대체적으로 먹을만 했고 가져온 라면 등도 많이 남았는데 다른 일행은 먹기 힘들어서 매일 한국서 가져온 라면, 김치, 깻잎 등으로 버텼다 함. 사람마다 전혀 다른 것 같으니 본인 식성에 따라 음식 준비할 것

나는 소금 가져와서 삶은 계란 나올 때 잘 뿌려 먹었고, 후추도 가져왔으면 잘 썼을 것 같음. 또는 라면 스프만 파는 것을 사오면 여기저기 쓸 수 있을 것 같음

물티슈, 청소 끈적이 롤러, 먼지 청소포(정전기 있는 것) 등 청소도구 가져오는 것 추천

TV에서 중국 방송만 나오는데 HDMI 케이블 가져와서 노트북과 연결해서 동영상 보면 좀 편하지 않았을까 싶음

개인적으로 단백질이 있는 음식을 좋아하는데 나오는 도시락에는 단백질은 부족해 한국에서 가져오는 게 좋을 듯. 다만 일행이 공항 나올 때 고기 종류는 안 된다고 장조림을 빼앗길 뻔 했으니 주의하시고 참치캔은 괜찮았음

출산율 높이는 방법(대통령 후보 정책 조언)

 

전에도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맞벌이 부모의 힘든 점 – 워킹맘을 위한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고 싶다면(저출산 대책)) 아직도 정치권에서는 이런 단순한 것도 이해를 못 하나 보다.

 

그래서 대통령 후보들에게 도움이 될 출산율 높이는 방법을 다시 한번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 인데 (1) 봐 줄 사람 없음  (2) 교육비 이다.

 

(1) 봐 줄 사람 없음

여러 가지 이유로 맞벌이를 하지 않고는 살기 쉽지 않은데, 양가 부모님이 봐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사실상 애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음.

  • 일반적으로 회사 출근 시간이 8시~9시 정도인데 7시에 여는 어린이 집이 많지 않음.  회사로 이동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는 것부터 쉽지 않음
  • 오후 5~6시에 닫는 어린이 집이 많음.  그래서 회사에서 야근을 하기 쉽지 않고 퇴근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가야 함
  • 초등학교 가면 1학년은 오후 1시쯤 끝나서 데리러 가야 함
  • 방과 후 학교도 3시 정도면 끝나서 데리러 가야 함
  • 혼자 집에 올 수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도 저녁을 먹고 끝나는 일은 없음
  • 그래서 집에서 누군가 밥을 해 줘야 함. 그래서 회사에서 야근을 하기 쉽지 않고 퇴근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가야 함
  • 요즘처럼 코로나로 화상교육을 많이 하는 날이면 점심식사 만들어줄 사람도 없음

 

해결책 : 아침 일찍(7시)부터 저녁 늦게(7~8시)까지 아이들을 돌봐주고 먹여주는 어린이집, 돌봄교실, 방과후학교를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운영해야 됨.  새로운 사람들을 고용해서 고용률 높일 수 있음

 

(2) 교육비

이건 일부는 위의 (1) 봐 줄 사람 없음과 연결되는 면도 있는데,

초등생들이 오후 1~3시에 끝나면 데려올 사람이 없어서 셔틀로 데려가고 집 앞으로 데려다 줄 학원을 유지해야 함

초등학생들이 오후 1~3시에 끝나서 집에 오더라도 교육을 시킬 사람이 없으면 혼자서 노는 수밖에 없음. 그래서 학원을 보낼 수 밖에 없음

다들 학원을 보내니 우리 애만 안 보내면 뒤쳐질 수 있어서 보내게 됨

결국 교육비가 많이 들 수 밖에 없음

 

해결책 : 저녁 늦게(7~8시)까지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고 저녁까지 먹여주는 돌봄교실, 방과후학교를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운영해야 됨.  새로운 사람들을 고용해서 고용률 높일 수 있음

 

위 두 가지가 해결되면 아이 낳는 것에 대한 걱정이 80% 이상 사라지고 출산율이 높아질 수 있는 근본이 마련될 것임

 

 

소외된 70년대 생들에 대한 이야기(여러분이 생각하는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 사회에서 소외되어 가고 있는 70년대생에 대한 뉴스들이 나와 동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1970년대생을 스킵하라? “회사에서도 정치판에서도 소외받는다는 그들’

’70년대생의 슬픈 찬가… 온갖 고생 다 했는데 벌써 떠밀리나’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과도기에 낀 부분이 많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예를 들어, 97~98년 IMF가 한창일 때 졸업해서 직장을 못 찾거나, 학교다니면서 과외/알바 자리 찾기도 어려웠고, IMF가 끝나가던 2000년 무렵에는 다시 닷컴버블 붕괴로 직장난에 허덕여야 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70년대 생들은 컴퓨터/반도체 같은 걸 만들어 내는 시대에는 너무 어렸고, 디지털 native가 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아 늘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에 바쁜 세대이기도 했습니다.  50~60년대생들은 직장에 취업해서 집만 사 놓으면 자동으로 가격이 올라 부자가 되었지만, 70년대생들이 집값을 모을 시점에는 이미 집값이 너무 올라 전세 밖에 방법이 없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위에 링크한 신문기사들은 이와는 또 다른 어려움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들인데, 임원을 달때가 된 70년대 생들이 능력이 좋은 MZ 세대에 밀리면서 소외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헌데 저는 기사 내용과 동의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MZ 세대가 능력이 좋아서 그 자리를 꿰 찼다는 분석을 하고 있는데 회사에 다녀보면 꼭 그 이유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전통적인 회사들은 나이 많은 40~50대 부장들은 넘쳐나고 신입은 찾아보기 힘든 역삼각형 구조가 된지 오래입니다.   우리나라 고용법상 특별한 사유 없이 퇴직을 시킬 수는 없으니 본인이 원하면 60살 가까이 회사에 다닐 수 있습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대기업에서 나이가 어느 정도 된 분을 내보내려고 하면 임원으로 승진시켜 주고 2년 후 재계약하지 않는 대신 추가 2~3년 정도 고문이란 명목으로 급여를 주거나 관계사에 임원으로 소개를 시켜주는 관행이 있었는데, 이제는 승진시켜줘야 할 대상자는 너무나 많은데 승진시켜 줄 임원 자리는 없고, 관계사 임원자리는 이미 60년대생으로 꽉 차 있습니다.

 

이럴 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쉬운 카드가 ‘젊은 임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무슨 얘기냐구요?  이미 정치권에서 많이 보아오던 ‘기수가 늦은 사람을 책임자로 임명해 오래된 기수가 알아서 나가게끔 유도하는 방식’을 기업에 그대로 적용한 것입니다.  검찰, 경찰, 공무원 등 기수가 확실한 사회에서 많이 써 먹는 방식이죠.

회사에서 80년대생들을 임원 자리에 앉힌다는 것은 이제 70년대생은 임원을 달 기회가 거의 없을 거라는 선언과 같습니다.  따라서 비슷한 자리의 임원 자리를 노리고 있던 40~50대들은 알아서 나가거나, 남으면 은퇴할 때까지 10여년동안 파워포인트 만들고 엑셀 하면서 실무하라는 애기입니다. 

 

또, 젊은 임원을 만드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업을 물려받은 3~4세 오너가 일을 편하게 시키기 위해서입니다.  70년생인 현대차그룹의 정의선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른지도 오래됐고, 78년생인 구광모 LG그룹 회장까지 70년대생이 넘쳐납니다.  아무리 그룹 회장이라도 이들도 사람인지라 자기보다 나이많은 사람보다는 어린 사람을 시키는 게 편합니다.  보통 대기업이라면 이제 70년대 초반이 임원을 달 시기인데, 그러면 본인보다 많거나 비슷하니, 80년대생으로 넘겨 버린겁니다.

 

아버지때부터 있던 오래된 임원들을 내보내기 위한 것도 있습니다.  전에는 60 넘어서까지 하던 임원을 갑자기 55 됐다고 내보낼 순 없으니 젊은 임원들을 만들어서 알아서 나가게끔 유도하기도 합니다.

 

그럼, 젊은 임원은 본인이 능력이 있어서 임원이 된 것이니 인정해 줘야 된다구요?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40대 중반만 넘으면 새로 팀장을 시키지도 말고, 팀장인 사람은 면팀장(팀원으로 강등) 시키라고 위에서 지시가 내려왔다는 얘기가 몇 년전부터 있었습니다.(위에서 말한 70년대생이 그룹 총수가 된 때와도 일치합니다)  또, 새로 팀장이나 임원 시킬 사람은 80년대생, 그리고 여자 위주로 하라는 지시도 내려왔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만 얘기하면, 편가르기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일들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능력이 좋다고 인정 받지도 못하는 70년대 후반~80년대 초반 젊은 여성 직원들이 뜬금없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일들이 계속 나타납니다. 

반대로 70년대 생 남자들은 심각하게 역차별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회사에서 20여년동안 고생하면서 임원 승진해서 급여 좀 높이나 했더니, 영원히 직원으로 남으라고 합니다.  심지어 직급체계도 점점 없애서 신입이나 부장이나 똑같이 대우를 해 주겠다고 합니다. (참고: [취업조언] 7 : 직급체계 단순화(직급통폐합)가 직장인에게 좋은 것이 아닙니다. )

 

하지만, 회사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MZ 세대의 능력을 반영했느니 여성친화적이니 하면서 언론에 노출하고 있어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회사가 미래지향적이라고 생각하게끔 유도하고 있습니다.  뽑지도 않는 신입사원 급여는 (5천만원 전후로) 높게 공표해서 취준생을 포함한 젊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이미지를 주면서, 20년 가까이 대기업에 다닌 70년대생이 6천만원대의 급여(계약연봉)를 받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이 회사입니다.

 

이런 불공평이 70년대생에서만 끝난다고 해도 문제지만, 과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한번 씩 고민들 해 보시기 바랍니다.

[취업조언] 내가 하는 업무가 주사업인 회사를 가세요

“니가 하는 업무가 그 회사의 주사업인 회사를 가”

몇 년 전 친구가 저에게 했던 말입니다.  그 친구는 국내 최고의 대학과 대학원에서 인사를 전공하고, 지금은 HR 컨설팅을 하고 있는 그야말로 인사쟁이입니다.  제가 이직에 대해 고민하면서 어떤 회사에 갈지 물어보니 저에게 해 준 우문현답입니다.

 

저는 M&A를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요즘 매우 핫한 업무이기도 하고, 전문성도 인정받아 급여도 낮지 않은 편입니다만, 문제는 제가 일반 기업체에서 M&A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M&A를 주업무로 하는 일반 기업체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 말은 대부분 (M&A와는 무관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주사업이고, 가끔씩 선택적으로 M&A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에서 M&A는 “Cost Center”(돈을 쓰는 부서)이지 “Profit Center”(돈을 쓰는 부서)는 아닙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대표(CEO)는 돈을 버는 부서의 사람이 합니다.  사업이나 영업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M&A같이 돈을 쓰는 부서는 일반적으로 C-Level의 임원도 없습니다.  M&A만 경력으로 갖고 있는 사람은 일반 회사에서는 임원 다는 것 조차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급여는 보통의 직원들보다는 높지만, 임원 달기는 어렵고, 회사에서 나갈 때까지 실무를 해야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반 기업에서 M&A를 하는 사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고, 본인의 업무가 그 회사인 주사업이 아닌 거의 대부분의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내가 하는 업무가 주사업인 회사를 가거나, 그 회사에서 주사업으로 하는 일을 내 주업무로 가져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단상] 왜 인간들만 서로를 힘들게 할까?

오늘 본 뉴스.

태국에서 60쯤 된 사람들이 고등학교 동창회를 하다가, 고등학교 때 왕따로 괴롭힘을 당했던 사람이 가해자에게 사고를 요구함.  가해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오래된 일이니 잊으라고 함.  피해자가 화가 나 가해자에게 총을 쏘아 죽임

 

방금 받은 전화.

모르는 번호에서 전화가 와서 받으니, 내 이름을 대며 맞냐고 물음.  맞다고 했더니 최**을 아냐고 물음.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이라고 했더니 자기한테 돈을 빌린 후 사라졌는데, 비상 시 연락처로 친구라며 내 번호를 적었다고 함.  얘기를 들어보니 나와는 스무살도 더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내가 평생에 한번 가봤을까 말까 하는 곳에 사는 사람임.  전화한 사람이 최**에게 사기 치고 다니지 말라고 문자 하나만 보내주면 안 되겠냐고 물음 

 

인간을 제외한 동물들 중에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고의로 피해를 주는 생명체가 있을까 싶음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사람도 대부분 다른 사람과의 문제로 힘들어 함

 

신이 인간에게 내린 벌이라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서로를 힘들게 만들어야 하는가?  심지어 서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받아야 하는가?

 

욕심만 덜 부리면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세상이 올 수 있을 것 같지 않음

욕심은 타고난 것인가, 습득하는 것인가?

 

타고나는 욕심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른 것 같지만, 그보다도 문화의 차이가 더 큰 것 같음.

특히 우리나라는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내가 잘 되는 것보다도 남이 안 되길 바라는 정서가 있는 것 같음.

 

이런 문화를 교육으로 없앨 수 있을까?  없애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이런 문화가 계속 된다면, 우리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손들도 계속 힘들게 살아가야 할텐데… 

 

모든 사람이 똑같이 잘 살기 어렵다면 똑같이 못 사는 게 답일까?  그래서 사회주의가 답이라 생각한건가?

 

어렵다

M&A로 회사가 망가지는 이유

여러 곳에서 목격한 M&A로 인해 회사가 망가지는 과정을 설명하려 한다.

1) 케이스 1: 회사 오너가 정체된 성장에 짜증이 남

1) 케이스 2: 월급 사장이 공을 세워 더 높은 자리에 가거나 회사를 오래 다니고자 함

2) 회사 인수를 통해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후, 주로 투자은행(IB)이나 증권사 또는 회계사 출신(즉, 회사 전략이라는 건 모르고 M&A 기술만 아는) 임원을 높은 연봉을 주고 뽑음

3) 임원을 뽑았으니 조직을 만들어주고 조직원을 뽑음

4) 연봉(처우) 이슈로 M&A를 해 본적이 없는 인원으로 조직의 대부분을 채움

5) 새로운 담당 인원은 본인의 존재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M&A 건수(인수한 회사 숫자)를 KPI로 세움

6) 새로온 지 6개월이 넘게 지났지만 딱히 진행되는 M&A건이 없어 초조해 지고 위에서 압력이 들어오기 시작함

7) 케이스1: 처음에 인수하려고 생각하던 회사가 아닌 엄한 회사가 매물로 나옴

7) 케이스2: 처음 인수하려고 생각하던 회사가 예상했던 가격의 2배 가격에 팔 생각이 있다고 함

8) 오너 또는 월급사장을 설득해 인수하자고 함(이때 자료는 설득에 유리한 내용만 담음)

9)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함. 많은 경우 외부 자금(특히 Priavte Equity)을 사용함

10) 경제 상황이 기대했던 것과 다르게 돌아가 인수한 회사가 어려워짐

11) 인수할때 빌린 대출금의 이자나 원금, Private Equity와의 계약 조건이 큰 부담이 되기 시작함

12) 회사가 어려워져 신용등급이 내려가고 상장사의 경우 주가도 하락함

13) (상장회사의 경우) 주가방어를 위해 높은 연봉을 주고 증권사 출신을 IR 담당으로 데려옴

14) 추가 투자할 돈이 없어져 할 일 없이 노는 M&A 임원이 꼴보기 싫어진 오너/월급사장은 회사를 정상화할 방안 가져오라고 지시함

15) 할 줄 아는게 없는 M&A 임원은 안 좋은 계열사를 팔아서 안정성을 유지하자고 함. 오너/월급사장은 좋다고 함

16) 안 좋은 계열사를 팔아보려고 하지만 모든 사람이 안 좋은 회사라는 걸 알기에 안 팔리거나 아주 낮은 가격에 사겠다 함. M&A 임원 초조해짐

17) 이런이런 핑계를 만들어 알짜배기 회사를 팔아야 한다고 설득함

18) 알짜배기 회사를 매각함

19) 위기는 모면했으나 회사 자체가 다 망가져서 미래가 안 보이는 회사들만 남음.

20) 할 일이 없어진 M&A 임원 산하 직원들이 퇴사함

21) 하지만 본인의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오너/월급 사장은 M&A 임원을 자르지는 않음

22) 할 일과 부하직원이 없어진 M&A 임원은 널널하고 중요하지 않은 부서를 맡음. 하지만 회사 일을 해 본적이 없어 그 부서도 망가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