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4일 최초작성*
맛있다는 후배의 강력한 추천이 있어 지난 1월 초에 후배와 같이 점심시간에 갔다.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쉐프를 하시던 분이 나와서 따로 차리셨다는데 이런 건 다른 블로그 참고하시고,
제일 처음 느낀 점은 찾기가 쉽지는 않다. 걸어서 가시는 분도 지도 보면서 가시는 게 좋을 듯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적당한 고급스러움이 있다. 손님 접대하기에 괜찮아 보인다.
식전빵은 괜찮다. 겉은 바삭학 속은 쫀득한데다 따뜻해서 맛있었다. 올리브오일을 찍어서 먹어도 좋고, 안 찍어도 맛있다. 리필 한번 요청했다.
메뉴는, 나는 처음가는 식당에서는 그 집에서 제일 잘 나가는 걸 물어보고 그걸 시키는 편인데, 어란(漁卵) 파스타(Bottarga)가 잘 나간대서 그걸 시켰다. 워낙 어란, 명란젓 이런 걸 좋아하는데다가 집에서도 명란 파스타를 만들어 먹기 때문에 어란 파스타도 괜찮아 보였다. 맛은… 짜다. 먹자마자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다. “짜다.” 성급한 일반화일수도 있지만 내가 가본 유명하다는 이탈리안, 프렌치 식당들이 대부분 짰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다. 심지어는 소금을 발라놓은 것같이 먹지 못할 정도로 짠 곳도 있다. 내가 맛에 워낙 민감한데다 짜게 먹지 않는 편이기도 하지만 이런 식당의 음식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먹여도 대부분 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짠 음식은 몇번만 먹으면 금방 무뎌져서 맛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아마도 음식점들도 그런 걸 노리고 짜게 만드는 것 아닌가 싶은데, 하여튼 한입 먹자마자 짠 맛이 확 느껴진다. (몇 입 먹고 나면 감각이 둔해져서 계속 짜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어란은 가운데 부분에 약간만 뿌려서 나오기 때문에 어란의 비릿한 짠맛은 아니고, 파스타소스에 진하게 소금이 베어있다. 파스타 삶은 면수에 소금을 많이 넣었던 건지 아니면 소금을 따로 뿌렸는지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올리브오일 소스도 크리미하고 면도 잘 삶아졌는데 너무 짠 맛 때문에 점수가 많이 깎였다.(후배는 다른 파스타를 시켰는데 역시 좀 짰다)
다른 문제는 어란의 양. 아무리 어란이 비싸다지만 그래도 34000원짜리 메뉴인데 비칠 정도로 얇게 썬 어란이 가운데 몇 조각 뿌려져 나온다. 혹자는 어란이 짜거나 비리기 때문에 맛의 균형을 위해서 조금만 넣었다고 디펜스 할지 모르겠지만, 비린 맛이 싫었다면 어란파스타를 시키지 않았을 것이고, 짜서 그랬다면 소금을 덜 넣었으면 된다. 내 돈 내고 먹었는데 돈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정리
장점 : 괜찮은 분위기, 괜찮은 서비스, 괜찮은 맛
단점 : 짜다. 가격이 쎄다
한줄 평 : 내 돈 내고 먹기는 좀 아깝다. 법카로 접대하는 자리라면 가서 마음껏 질러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