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결정을 내릴 때 어떻게 하시는지요? 조금만 비싼 물건을 사더라도 우리는 인터넷에서 전문가들의 평가를 찾아보고 주위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볼텐데,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인 취업같은 나의 장래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에 비해 별로 의견을 물어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학을 고민하는 고등학생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은 누구에게 의견을 물어보나요? 보통 같은 학년 친구들, 가족들, 조금 더 많이 알아보는 분들은 몇 년 선배를 만나는 정도가 끝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미 저의 여러 글(직업선택에 대한 조언1)에서도 멘토나 인생 선배 물어보란 얘기를 했었습니다. 여기서 멘토나 인생 선배는 나보다 훨씬 오래 살거나 경험이 많은 사람을 뜻합니다. 장기적인 인생목표를 채울 때도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들어볼 필요가 있지만 취업에 대해서도 주위 사람들에게 되도록 많은 정보를 물어보라고 조언을 드립니다.
제가 규모가 작은 회사에 들어가서 힘들게 대기업으로 이직한 경험에 대해서 얘기를 했었습니다.(첫 직장은 대기업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힘들게 길을 멀리 돌아온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제가 봤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주위에서 조언을 많이 듣지 못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가족/친지 중 일반적인 회사 생활을 해 보신 분이 안 계셔서 일반적인 회사나 사회경험에 대한 조언을 거의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또 제 교육 여건 상 조언을 해 줄 선후배도 거의 없었습니다.
저 또한 이런 조언의 필요성을 몰랐기 때문에 굳이 사람들을 찾아 다니면서 조언을 구할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젊었을 때는 나 혼자 잘 나면 모든 게 잘 될거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가득해서 규모가 작은 회사에 가면 금방 사장이 될거라도 생각하고,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것도 아무 어려움이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여러군데 조언을 구하고 다녔다면 이런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겠죠.
제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보지 않고 제 생각대로 한 결과는 대부분 기대 이하였습니다. 제 경험이 워낙 없다보니 가지고 있는 지식을 총 동원해서 이성적인 결론을 내리더라도 그게 맞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시점에서) 마지막 이직을 할 때는 (제 경험이 많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군데 의견을 물어보았습니다. 물론 이것은 저에게 국한된 답으로 질문자의 니즈와 처해진 환경에 따라 그 결론은 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혼자 내리는 결론에 비해서는 더 좋은 결과를, 적어도 실패 가능성이 적은 결론을 얻으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하지만 가까운 친구들에게는 물어봤자 얻을 수 있는 insight가 거의 없습니다. 나와 아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기 떄문이죠. 제 경험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을 다른 사람을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요청을 안 할 뿐이죠. 전문가에게 전문적인 의견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간단한 조언을 구하는 것이라면 뭔가 거창한 댓가를 줘야 하지 않나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커피 한잔, 점심 식사 한끼면 충분합니다.
본인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인생의 선배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멘토로 삼으면서 가르침을 배울 수 있는 분이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