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칼(주방용칼, 식도) 살 때 팁 하나

일반적인 주방용 칼은 모양에 따라 크게 high tip, middle(또는 center) tip, low tip으로 나눌 수 있다. (사실 이것보다 더 어려운 이름으로 불리는 것 같긴 한데, 알기 쉽게 high, center, low로 나누자)

knife

 

 

knife high High tip은 일반적으로 유럽형 칼 또는 쉐프 나이프(Chef’s knife)라고 하는데 칼날이 칼등까지 올라가 있는 모양이고,

 

knife midcenter tip이 주위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칼이며,

knife low low tip은 산도쿠(산토쿠;santoku)칼 또는 일본식도 또는 업체에 따라 아시아 식도/아시안 모델 라고도 불리는데 칼등이 칼날쪽까지 휘어져있는 모습이다. (칼 손잡이 끝에 마늘을 빻을 수 있도록 스테인리스로 마감이 되어 있는 모델들도 있다)

 

나도 요리에 대해 전혀 모를 때는 이런 칼의 모양이 그냥 멋이겠거니 했는데 이게 용도들이 다르다.  이 용도는 각 나라마다 식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많이 해 먹는 음식을 만들기 좋게 발달되어 왔다는 뜻이다.

쌍둥이칼로 불리는 헹켈 five star같은 유럽형 칼들은 대게 high tip인데, 이게 양식을 주로 만들거면 크게 상관이 없는데 파, 마늘 다지기가 많은 한식을 많이 만들거라면 다지기가 더 힘들다. (물론 믹서 등으로 미리 다 갈아놓아서 다지기 없이 요리하신다면 상관은 없겠다.)   시간이 생명인 한식조리사자격증 실기 시험을 보러 가신다면, high tip이 조금이라도 더 불리한 면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다지기가 많은 한국 음식에는 칼날이 일자로 되어 있는 산도쿠가 편하다는 글도 꽤 봤다.  적어도 다지기를 많이 한다면 맞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한식조리사 실기에 산도쿠를 가지고 오시는 분이 있는지 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면, 일단 위 내용을 알아두되, 본인이 원하는 모양으로 사서 쓰시면 되겠다.

요리 학원 수강기 – 한식조리기능사(한식조리사) 자격증 관련

2016년 2월 16일 최초작성

 

평생 직업을 찾다가 항상 하고 싶었던 식당을 하려고 했다.  근데 식당은 커녕 음식도 해 본적이 없으니 이걸 어쩐다.  음식할 줄 모르고 식당을 열면 주방장한테 끌려 다닌다는 얘기를 많이 봤다.  그래서 음식부터 배우고 식당을 시작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에서 요리학원이 가장 많다는 종로가 집에서 멀지 않다는 것.  일단 가장 가까운 요리 학원 몇 군데를 가서 브로슈어도 받아오고 설명도 들었다.  학원에서는 칼도 잡아본 적 없으니 일단 기초반을 들으란다.  근데 요리당 수강료가 기초반이 가장 비싸다.  수강생 수가 적어서 비싼건지 더 많이 가르쳐서 비싼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돈이면 자격증반 수강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한식조리사 자격증반을 신청했다.

조리사자격증반은 개강일이 정해진 것이 아니고 중간에 아무 때나 시작해서 요리를 다 배우면 끝난다.  그래서 학원에 다니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새로 들어오고 또 끝난 사람은 나간다.  워낙 자주 바뀌다보니 대화하거나 서로에 대해 알게되는 경우도 많지 않고 그냥 요리만 배우고 간다.

수강을 하면 접시나 음식 재료 등은 학원에서 준비를 해 주지만, 칼, 조리복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꽤 있다.  난 잘 몰라서 등록하면서 학원에서 일괄로 사긴 했지만, 몇 가지 후회되는 점이 있어서 적어보니 혹시나 필요하면 참고하시기 바란다.

일단 칼.  당연히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게 칼이다.  칼을 모으는 쉐프도 있고, 쉐프들은 보통 몇 십만원짜리 칼을 쓰는 것 같다.  나도 키보드 키감, 펜의 필기감 등 손맛을 중요시 하는 사람이라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제서 요리를 시작하면서 나한테 어떤 칼이 맞는지 몰라 그냥 학원에서 파는 싸구려 칼을 골랐는데 이게 문제가 많았다.  일단 한식조리사 실기시험은 음식을 정해진 치수대로 만들어야 한다.  학원에서 보면 교사들은 대게 자기 손가락으로 크기를 외워서 손가락을 대보고 크기를 맞춘다.  물론 나도 그렇게 하면 된다. (실기시험 볼 때 손가락을 대고 치수를 재거나 하면 요리에 익숙치 못한 것으로 간주되어 점수가 깎일 수 있다고 하니 주의)  헌데 내 손가락의 어디까지가 2cm였고, 어디까지가 5cm였는지 항상 헷갈린다.  그렇다고 시험장에 자를 가져갈 수도 없고… 이럴 때 길이 표시가 되어있는 칼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실기시험때 길이를 재면서 하면 안 되지만, 칼에 길이가 표시되어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물론 감독관이 안 볼 때 슬쩍슬쩍 재 볼수도 있고)  길이가 표시되어 있는 칼들은 바로 아래에 내가 얘기한 물러빠진 칼보다는 강도도 더 좋은 것 같다.

또 하나는 너무 싼 칼을 사면 칼을 만든 쇠 자체가 물러서 칼날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당연히 시험보기 전에 집에서 칼을 잘 갈아놓으면 별 문제는 없겠지만, 집에 숫돌이 있는 사람도 많지 않고 시험 전날 공부하기도 바쁜데 잊지 않고 칼을 가는 것도 쉽지 않다… 나도 실기 시험볼 때 안 드는 칼(요리학원에서 사서 요리학원 다니면서 썼던)을 가져갔었는데 쇠고기를 다져야 하는데 잘 잘리지가 않아서 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학원에서는 얼어있는 고기를 써서 그런지 부드러운 고기를 써서 그런지 이 칼로도 비교적 잘 다져지는데 시험장에 있는 고기는 완전 해동이 되어 있고 잘 안 썰린다.  잘 다져진 고기로 요리를 해서 제출했어야 하는데 덩어리가 보이는 고기를 제출했으니 그 결과가 좋았을리가 없다.

여기서 칼을 살 때 조언 하나.(칼의 종류에 대한 내용은 나의 다른 포스팅을 참고하시길)  아마 시험용 교재를 파는 곳에서 칼을 사셨다면 대부분 일반적인 middle tip일텐데 이 경우는 크게 문제는 없을텐데, 나는 집에 있던 헹켈(쌍둥이칼) five star를 써 보기도 했다.  이 칼의 한식을 만드는데 문제가 있는데 high tip이라 다지기 등을 할 때 약간 불리하다.  실기시험 볼 때는 낯선 환경, 시간 압박 등으로 인해 작은 문제만 있어도 손에 힘이 들어가고 긴장하게 마련인데 다지기가 잘 안 되면 허둥대게 된다.  따라서 적어도 시험 볼때는 high tip은 지양하시길 바란다.

칼에 대한 조언을 또 하나 하자면 요리학원에서는(그리도 시험장에서도) 칼을 혹사 시키는데(도마를 정리할 때도 칼날로 훑고, 다지기 할 때도 칼날로 흩어진 재료를 쓱쓱 모으고, 뼈도 칼로 마구잡이로 자르고) 이러면 좋은 칼도 금방 날이 나가게 마련이다. (칼가는 분에게 보여드리면 칼을 막 썼다고 안 좋아 하신다)  따라서 학원이나 시험장에서는 너무 좋은 칼은 좀 피하시고 집에서만 쓰시는 게 칼을 아끼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두번째 불만은 교재.  나는 학원에서 파는 교재(그 교재는 그 학원의 계열사가 만든 책이기도 하다)를 사서 썼는데 그다지 좋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1) 동영상 CD가 제공되지 않아서 유튜브 등에서 동영상을 검색해서 봐야 한다.  2) 실기 시험 전 마지막 정리를 위한 페이지가 없다.  몇 페이지에 이름과 사진만(또는 중요한 조리방법까지) 적어놓은 정리 노트가 있다면 시험 직전에 확인해 보기 매우 좋을텐데 그런게 없었따.  3) 교재가 전체적으로 크고 페이지가 많아서 무겁고 찾기도 힘들다.  작은 핸드북 크기의 교재가 있다면 들고 다니거나 공부하기 편했을 것이다.  위에 지적한 문제점들을 개선한 교재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직접 본 것은 아니어서 추천까지는 못 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교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다른 도구들은 요리학원이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사도 별 문제가 없는데 위에 언급한 두 가지는 조금 알아본 후에 사시면 더 좋을 것 같아 조언을 남긴다.

 

*2016년 3월 2일 추가*

최근에 다른 일로 다른 요리학원에 갔었는데, 거기는 내가 다녔던 학원과는 달리 너무 시설이 낙후되어 있었다.  사실 자격증 학원에 다닐 때도 다른 학원들에 상담하러 들어갔다가 시설이 안 좋길래 가장 좋은 곳을 선택했었는데(가장 가격이 비쌈에도 불구하고) 시설 차이가 밖에서 보던 것보다도 더 많이 났다.   그런데, 조리자격증 시험장의 시설(나는 서울 상설시험장만 가 봤지만)은 가장 좋은 학원 시설보다 훨씬 열악하다.  특히 시험장에서는 조리대의 크기도 작아서 접시를 펼쳐 놓을수도 없을 뿐더러 위생을 위해 접시를 수시로 닦으며 사용하라고 하는데 좋은 시설의 학원은 조리대가 넓어 굳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실전 연습은 좀 모자라지 않나 싶다.  따라서 그냥 재미나 자기계발을 위해 요리 학원에 다닌다면 쾌적한 시설을 보유한 곳을 추천하겠지만 자격증 코스를 다니신다면 너무 시설이 좋은 곳은 피하는게 어떨까 싶기도 하다.(가본 곳이 몇 군데 안 가서 다른 곳들이 어느 정도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배운 곳이 국내 최고 시설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