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아이폰4(iPhone 4) 사용기

(부제 : 2016년 2월에 아이폰4를 사용할 수 있는가?)

 

2016년 2월 18일 최초작성

 

다른 글에서 밝혔듯이 지난 달 초에 오토바이를 샀다.

http://2ru2ru.com/?p=9

오토바이를 타면서 불편한 점이 몇 가지 있는데, 헬멧을 쓰려면 안경을 벗었다 써야 한다는 점과, 이동 중에는 전화가 와도 잘 모른다는 점(그래서 스마트워치를 샀다), 그리고 청바지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는 경우 바지 주머니에 핸드폰을 넣지 못하고(!  그렇다. 나는 젊었을 때 부터 아저씨처럼 바지 앞주머니에 전화기를 넣어 다닌다) 다른 곳에 보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작은 전화기를 찾다가 이달 초부터 메인폰으로(통화용으로) 아이폰4를 사용하고 있다.  몇 달 전에도 아이폰4S를 썼었는데 그 때 별다른 불편함이 없었기에 당연히 비슷하리라는 생각을 갖고 쓰게 되었다.

그런데 S 하나의 차이(4와 4S)가 이렇게 클 줄이야!  한 마디로 줄여서 얘기하면 아이폰 4는 2016년도에 사용하기에는 매우 힘든 전화기이다.

난 애플이 오래된 기기에 대해서도 iOS 업데이트를 잘 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하지만 최근에 iPad1을 다시 써 봤다가 iOS가 5.1.1까지 밖에 안 올라가(16년 2월 현재 iOS 최신 버젼은 9.2.1)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거의 아무런 앱도 설치하거나 쓸 수 없다는 사실에 경악한 적이 있긴 하다.) 아이폰4도 4S와 마찬가지로 당연히 iOS 9.2.1일 줄 알았다.  럴수럴수 이럴수가.  아이폰4의 iOS 업그레이드는 2014년을 마지막으로 7.1.2에 멈춰 있었다.

문제는, MS 윈도우처럼 쉽게 생각하면 안 되는게, 윈도우는 약간의 예외만 제외하고는 XP에서 쓰던 프로그램을 Vista, 7, 8, 10에서 대부분 쓸 수 있다.  반면 iOS는 OS 자체도 업그레이드를 하면 다운그레이드를 할 수가 없고(억지로 하는 방법들이 있으나 매우매우 어렵고 컴퓨터에 연결을 해야 부팅이 되는 등 문제도 많다) 앱도 최신 버젼만 다운로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iOS 9용으로 만들어진 앱은 iOS 7에 설치조차 안 된다.(이건 PC/Mac용 iTunes에서 앱을 다운로드 받은 후 아이폰에 설치하도록 하면 앱의 이전 버젼이 다운로드 되는 꼼수로 어느 정도는 해결 가능하지만 아래 설명할 것처럼 해당 앱의 오래된 버젼이 서버에 없는 경우 설치가 안 된다)  이로 인한 문제는,

 

우선 iOS.  iOS 7.1.2는 아이폰4에게 매우 버겁다.  아무런 앱도 깔도 데이터도 없는 상태에서는 그나마 반응성이 나쁘지 않은데 좀 사용하다 보면 버벅거리는 게 신경쓰일 정도가 된다.  앱 하나 시작하는데도 5초씩 걸리고, 버튼을 눌러도 한참 있다 반응이 오고… 전화 말고 다른 행동을 하려면 매우 큰 인내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심지어 전화 거는 것도 느리다.)

단순한 웹브라우징도 인내심의 요할 정도로 속도가 느리다.  사실 나온지  오래 됐으니 쾌적한 속도로 인터넷을 쓸 수 있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서 그나마 쓸만했다는 iOS 6로 다운그레이드를 하고 싶은데 할 수가 없다.  다운그레이드 하는 방법을 어렵게 찾을 수는 있는데, 그대로 해 봐도 안 된다.(쉽게 다운그레이드하려면 과거에 Cydia에 shsh 파일을 올려놓았으면 된다는 데 그런게 있을리 없다)  심지어는 다운을 해도 반탈이라 문제가 있단다.  또, 다운이 되더라도 애플 제품의 큰 장점이 보안(security)인데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iOS에 문제가 없을거라는 보장도 없다. 게다가, 앱을 쓰려고 해도 iOS 6용이 남아있어야 한다.  이 말은 사용할 수 있는 앱이 더 줄어든 다는 거다.

두 번째 문제는 바로 전 문장에서 얘기한 것과 같이 iOS 7용 앱이 애플쪽에 남아있어야 사용이 가능한데 남아 있지 않거나, 이전 버젼이 없는 최근의 앱들은 사용이 안 되는 정도가 아니고 아예 설치 자체가 불가능하다.  통신사에서 만든 앱(예:모바일 티월드)도 버젼이 안 맞는다고 설치가 안 된다.  되는 것도 위에서 말했듯이 느려서 쓰기 힘든 것이 대부분이다.  진짜 전화 용도로만 써야 하는데, 심지어 나는 그럴 용의도 있는데 내가 전화할 때 원하는 녹음 기능이 안 된다…(이건 모든 아이폰의 문제이다)  결국 나에게는 전화기로서의 유용성도 떨어진다.  게다가 스마트워치 관련 글에 밝혔지만 아이폰에는 내 싸구려 스마트워치용 앱이 없어서 전화 알림/통화만 가능할 뿐 문자나 카톡 알림이 안 된다.

그래서 도저히 쓸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무겁긴 하지만 전화기로서의 크기는 정말 최고인 것 같다.  아이폰4를 손에 잡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전화기는 이래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여튼 나는 통화용으로는 이런 작은 전화기를 쓰고 싶은데 요즘엔 아이폰4같은 4인치 스마트폰은 나오지도 않아서 출시된 지 꽤 된, 그때는 스펙이 낮다고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갤럭시 S4 미니 중고를 사려고 알아보고 있다.

 

2016년 2월 21일

얼마 전에 SKT에서 2년 약정에 휴대전화 무료인가의 조건으로 아이폰4가 풀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  좋은 딜이라 생각해 사신 분들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전혀 좋은 것 같지 않다.  아이폰4는 젊은 사람이 쓰기엔 안 되는 앱도 너무 많고, 웹브라우징을 비롯한 속도도 느리고, 나이 드신 분이 쓰기엔 화면이 작아서 안경을 써도 잘 보이실 게 뻔하다.

 

 

내가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을 쓰지 않는 이유

2016년 2월 18일 최초작성

 

최근에 몇 가지 이유로 인해 아이폰4를 쓰고 있다.(http://2ru2ru.com/?p=97)

난 애플 제품을 거의 쓰지 않는다.(그렇다고 전혀 써 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에 Apple 쓰는 사람이 거의 없던 시절 Mac LC, Mac FX라는 기종을 썼었고, iPad1도 한국에 판매하기 이전 미국에서 공수해다 썼었다.)  일단 가격도 비싸서 나의 “가성비”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애플의 폐쇄성으로 인해 내가 원하는 기능들을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Mac을 포기했던 이유는 당시 한참 Redhat 등의 Linux 계열을 써 보는 것이 심취해 있었는데 Mac용은 개발도 잘 안 되고 안정성도 너무 떨어지는 등의 이유로 적당한 기기가 아니었다.  iPad를 샀다가 금방 판 이유도 나는 앱을 켜지 않고 바탕화면 상태에서 정보를 보거나(예: 날씨)  기능을 토글할 수 있는 수 있는 위젯을 원하는데(예:테더링 켜고 끄기) 애플은 이런 기능들이 너무 부실했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애플이 전적인 컨트롤을 원하기 때문에 위젯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인건데 높은 자유도(degree of freedom)를 중요시하는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또 내가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는 중요한 이유들은 통화 녹음이 되지 않는다는 것과(이것과 관련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나는 아직까지 녹음을 해서 남을 공격하려는 용도로 쓴 적은 없어 통화하면서 잘 듣지 못했거나 적지 못한 것들(주소나 전화번호)을 다시 듣고 적는 용도로 사용하였는데 매우 편리하다.)  DMB가 없는 것, 루팅(탈옥;jailbreak) 이 어려운 것(이것 역시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을텐데, 나처럼 기능의 자유도를 원하는 사람은 탈옥이라도 해서 다른 앱을 깔긴 원하므로) 등이 있겠다. 또 스팸차단 어플도 없고, 애플의 정책으로 인해 만들 수도 없다 ( 몇 가지 더 있지만 자유도와 관련된 것이라 밝히진 않겠다)

반대로 아이폰을 사용하고 싶은 이유는 하나가 있는데 바로 보안이다.  전에 은행 쪽의 보안 전문가가 인터뷰한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그는 자신은 “절대로” 스마트폰 뱅킹을 하지 않을 것이며, 가능하면 PC뱅킹도 안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만큼 보안에 허술한 점이 많다는 것으로, 나는 머지 않은 미래에 스마트폰뱅킹의 보안으로 인해 난리가 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나도 항상 스마트폰 뱅킹(주식 거래도 마찬가지)의 보안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던 차에 이런 글을 보고 나서는 안드로이드폰으로는 절대 은행거래는 하지 않지만, 필요에 따라 아이폰에서는 이체나 주식거래를 하기도 한다.  그나마 애플은 2016년 2월 16일 밝혀서 큰 이슈가 됐던 고객 메세지(http://www.apple.com/customer-letter/)처럼 고객의 보안을 굉장히 중요시할 뿐 아니라 내가 단점으로 지적했던 자유도라는 면이 반대로 기기에 대한 애플의 컨트롤이 강화로 인한 보안성 증가라는 장점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믿을만 하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