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전거, 전동휠 사는 건 어떨까?

2016년 2월 17일 최초작성

 

2016년 1월초 오토바이를 구매하기 전에 사실 나는 오토바이를 살 생각이 아니었다.  집에서 최대 5km 이내의 장소를 좀 편하게 다닐 방법을 찾다가 길에서 가끔씩 보이는 외발 전동휠을 생각했다.  당시 전기휠을 사는데 내가 원했던 사항들은

작아서 들고 다닐 수 있을 것(지하철역까지 타고 나서 지하철로 이동하고 이런 게 가능하도록)

배터리가 왕복 10km 정도는 버틸 것

가격은 새 제품이 60만원 이하일 것

이 정도였다.  그 중에서도 나에게는 휴대성이 가장 중요했는데(휴대성 때문에 여러 전동 탈것 중 외발휠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무게는 투휠보드(2015년 무도가요제에서 정준하가 타고 나왔던 양쪽에 바퀴가 달린 제품)와 비슷하거나 투휠보드가 더 가벼운 것도 있는데 바퀴가 작고 차고가 낮은 탓에 실외에서 타기에는 무리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 제품들은 알아보지 않았다) 조사를 해 보니, 스펙상으로는 모두 1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갖고 있다고 나와 있어 큰 문제는 없어 보이고, 저렴한 중국 제품도 나와있어 가격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아 보였다.  다만, 부피도 꽤 커서 웬만한 가방에 쏙 들어갈 정도의 사이즈가 아닌데다가 무게가 최소 10kg 정도는 되었고, 이 무거운걸 끌고 다닐 수 있는 모양이 아니라서 들고 다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더군다나, 보기에도 위태로워 보이듯이 사실 굉장히 위험한 탈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포장도로에서는 별 문제없이 다닐 수 있더라도 보도블럭에서 다니다가 움푹 파인 곳이라도 있으면, 몸이 날아가 앞구르기를 할 수 밖에 없어 보였다.

그것보다 조금 더 안전해 보이는 전동휠이 있었는데 airwheel이란 제품으로 바퀴가 하나가 아닌 2개였다.  이동 중에 어느 정도 안정감이 더해질 수는 있을 것 같았으나 궁극적으로 전동휠이 어디에 빠지면 몸이 날아갈 수 있다는 걱정은 해소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새로 조사를 시작한 탈 것은 전기자전거(전동자전거).   전기 자전거를 알아본 이유는 위에 언급한 외발 전동휠이 갖고 있는 단점을 모두 보완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배터리는 모두 10km는 가뿐히 넘는 것으로 광고했고, 가격도 40만원대부터 구입 가능. 내가 원하는 스펙의 자전거도 60~70만원 정도면 구매 가능해 보였음)

외발 휠보다 훨씬 안전해 보이고(물론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사고의 위험은 항상 있으나 적어도 도로의 작은 구멍에 바퀴가 빠져 몸이 날아갈 수 있는 외발휠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었다)

일부 전기자전거는 접어서 꽤 작은 크기로 만들 수 있고, 이렇게 접은 자전거를 끌고서(외발휠은 들고 다녀야 하는 반면에) 지하철을 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안전하고 편해진 대신 무게가 더 무거워 졌다는 점인데 접이식 전기자전거는 최소 15~20kg 정도로 끌고 다닐 수는 있지만 반대로 들고 다니기는 매우 힘든 무게가 되어 버렸다.  게다가, 내가 전기자전거를 안 산 결정적인 이유는 일반 자전거와 호환이 안 되고 전기자전거들끼리도 부품 호환이 안 되서 언제 수리 불능 상태가 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일반 자전거에 장책해서 전기 자전거를 만들어주는 키트들이 있는데 이 경우는 부품 호환성은 훨씬 높아지나, 자전거 자체의 무게도 훨씬 무겁고, 부피도 커서 접히는 모델을 사더라도 지하철에 가지고 타기도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수입업체에서 무상 수리는 안 해 주더라도 고장나면 고칠 방법은 있어야 하는데 전기자전거를 만든 업체들도 중국의 영세업체(영세업체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우리에게는 인지도 없는)인데다가 이걸 수입하는 국내 업체들도 작은 곳들이라 둘 중에 하나만 문을 닫아도 수리가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동휠과 전기자전거에 모두 적용되는 단점이 있는데 추위에 약하다는 것이다.  배터리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배터리 효율이 떨어져서 이동가능 거리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심지어는 작동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레져용으로 사는거라면 그냥 겨울에 안 타고 말지 하면 되겠으나 바로 실생활에 사용을 하려는 목적이었기 때문에 배터리가 제대로 작동을 안 할 경우 힘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크진 않지만 전기자전거와 전동휠의 또 다른 단점은 수요가 크지 않아서 그런지 중고값이 x값이라는 점이다.  70만원에 사고 하루를 썼더라도 50만원 정도에 내 놔야 팔릴까 말까 하는 정도라 테스트용으로 새 것을 사 보기에는 부담스럽고 중고를 사는게 나아 보이는데, 중고 자체도 많지 않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전동휠과 전동자전거는 사지 못하고, 결국은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로 휴대성은 전혀 없는(대신 지하철에 들고 탈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오토바이 구입으로 방향이 바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