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중고차 사기 4/4] 나만의 불만? 이런 것도 생각해 보세요.

이번 글을 따로 뺀 이유는 특정 경매대리인으로 통해 나만 겪은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경매대리인도 이런지는 내가 전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런 사람도 있다는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되겠다.

 

이번에 차를 사면서 추가적으로 생겼던 불만 중 하나는 자동차 번호판에 대한 것이다.  나는 장기 렌트하던 차량을 산 것이기 때문에 경매 낙찰 후에 자동차 번호를 새로 받았는데, 많은 자동차 대리점에서, 특히 비싼 차를 사면 번호판에도 많은 신경을 써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동차 번호를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외우기 쉬운, 또는 특정한 의미가 있는 번호판을 받아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내가 받은 번호는 정말 아무 의미도 없고 외우기도 쉽지 않은, 그야말로 주는대로 받아온 번호판이었다.  경매 낙찰차는 원래 번호가 아무렇게나 나오는지, 다른 경매대리인들도 번호는 신경을 안 써 주는건지, 아니면 이 대리인만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하여튼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자동차 번호를 받았다.

 

또 다른 불만은, 경매 낙찰 이후에도 정확하게 언제 차를 받을지 몰랐다는 것이다.  경매장에서 차 빼고, 성능검사 받고, 번호판 받고, 광택 내고 등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있을텐데, 몇 일 걸리냐 또는 언제 받냐고 물어보면, “x일 이전에는 가능할 겁니다” 또는 “x일부터 y일 사이에 나갈 겁니다” 등 애매한 답을 받았다.  내가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아무 때나 차를 가져오면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는 차를 받기 위해서 휴가를 내야 될 사람도 있을텐데 이렇게 얼렁뚱땅 알려주다 보니 어떻게 해야 될지 감이 안 잡혀서 고생을 했다.  ‘경매낙찰자가 차 상태를 바로 확인하지 못하게 낙찰자에 없을 때 차를 아파트에 갖다놓고 가려고 이러나’ 라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결과적으로는 낙찰받고 4일 후에 차를 받은것 같은데 기간도 생각보다 훨씬오래 걸렸다.(하지만 경매대리인이 처음에 말한 예상 일정보다는 이틀 정도 빨리 온 것이다.)  언제 올까 기다리면서, 중고차  매장에서 샀으면 적어도 이런 문제는 없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4개의 글에 걸쳐 내가 경매를 통해 중고차를 사면서 겪었던 일과 나의 생각들을 정리해 봤다.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경매로 중고차 사기 3/4] 경매로 살 때 안 좋았던 점들

이전 글들에서 경매를 통해 금액/비용적으로 안 좋았던 면을 다뤘다고 하면, 이번에는 좀 더 정성적인 문제를 다뤄보고자 한다.

 

나에게 가장 큰 불편함은 차의 외관 상태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사진을 보내 주기는 하나, 반짝거리는 자동차의 특성상 어디에 기스가 있는지 등등을 알아보기가 불가능하다.  심지어 기스가 있다고 알려주는 사진을 봐도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가 힘들다.  현지에서 차를 직접 보고 있는 경매대리인의 말을 믿는 수밖에 없고, 만약 경매대리인이 놓친 부분이 있다면 잠재 매수자는 이에 대해 알지 못하고 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의 큰 성능적인 문제는 (소정의 돈을 내는) 성능검사와 성보험을 통해 커버를 한다고 쳐도, 외관에 대해서는 경매에 성공하면 나면 그 다음부터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경매대리인이 자꾸 돈을 들여 광택, 도색을 하라고 강요하는 이유 중 하나도, (본인이 받는 리베이트도 물론 있겠지만) 외관에 대한 기대치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것을 커버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하지만, 기대치는 그렇다고 쳐도, 차를 받기 전에 광택/도색 뿐 아니라, (나중에 받아봤더니 멀쩡했던) 썬팅, 블랙박스도 갈라고 여러 번 권유하고, 엔진오일도 갈라고 했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상태를 보고 결정했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사진을 찍어 보내 달라고 요구했을 때 다른 차의 사진을 보내도 딱히 알 수 있는 상황이 안 되기 때문에 사실을 말하고 있는지 막막하다.  앞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나는 (이런 비용의 일부는 경매대리인에게 리베이트도 들어갈꺼라 생각하고, 그걸 못 받게 될 경우 경매대리인이 화가 나서) 혹시라도 차에 해코지를 할까봐 적당한 선에서 했다.  참고로 경매대리인은 딱히 소요 예상비용과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지도 먼저 얘기하지도 않았고, 물어 봤을 때도 시장가보다 더 비싸다고 느껴지는 수준이었다)    

 

두번째 문제는 차량에 대한 체크리스트가 없다는 것이다. 

엔카 등 사이트의 경우, 정형화된 옵션이나 기물 리스트가 있어서 뭐가 있고 뭐가 없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는데, 경매의 경우 그런 것이 제공되지 않는다.  별도로 체크 리스트를 작성하는 경매대리인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수많은 차들을 한두시간 내에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아마도 큰 문제점 위주로만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산 자동차는 깔끔하게 잘 썼다라고 경매대리인이 얘기했던 차이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구성품이 다 들어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자동차 매뉴얼을 비롯한 어떠한 종이서류도 없었고, 자동차키(스마트키)도 하나밖에 없었다.  차를 받기 전까지 상상도 해 본적이 없는 사안들이라 받고 나서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이런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거고, 나처럼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체크리스트가 있었으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많이 남는다.  하지만, 잠재매수자가 체크리스트 양식을 만들어서 경매대리인에게 보내주고 작성을 요청한다 하더라도 확인을 해 줄지는 모르겠다.

(약간은 나의 실수도 있었지만) 타이어와 관련된 문제도 겪었다. 경매대리인으로 부터 자동차를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받았는데, 그 중에 타이어도 사진도 있었다.  타이어의 트레드(수명)가 얼마 남았는지 눈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사진에는 왼쪽 앞이다, 오른쪽 뒤다 이런 코멘트가 없이 쭉 4개의 타이어 사진을 받았고, 이 중 1개의 브랜드가 달랐다.  나는 ‘당연히’ 1개의 타이어만 다른 것일 거라고는 생각을 않고 (내가 알기로 타이어가 1개만 다르면 안전성 등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서로 브랜드가 다르더라도 앞이든 뒤든 같은 회사 제품으로 1조(pair)로 되어 있을거라 생각하고 물어보지 않았다.(이게 나의 실수도 있었다고 말한 이유다)  아무래도 안전과 관련된 것이다보니 경매대리인이 이런 내용도 주의를 줬으면 좋았을텐데, 일언반구도 없어서 직접 차를 받기까지는 타이어 1개만 다른 브랜드일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 했다.   

 

결국 경매를 통한 자동차 매수는 전적으로 경매대리인의 의견만 듣고 판단할 수 밖에 없고, 내가 물어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책임도 지지 않을 뿐더러, 나중에 되돌릴 방법도 마땅치 않다.

 

중고차 매장보다 수백만원을 싸게 사는 것도 아니고, (경매대리인이 유튜브에 올릴 정도로 아주 운이 좋게 싸게 산 경우를 제외하고는) 결과적으로는 수십~1백만원 내외로 싸게 산다고 칠 때, 이런 불안함을 감수할 수 있는지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나는 이번에는 그래도 상태가 괜찮은 (하지만, 경매대리인을 통해 돈을 내고 광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 페인트가 벗겨지고 균일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차를 샀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어디가서 하소연 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내가 다음에 중고차를 산다면, 글쎄…  다시 경매를 통해서 살지는 심각하게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경매로 중고차 사기 2/4] 경매로 사는 게 생각처럼 쌀까? (예산과 예상 낙찰가)

내 첫번째 글[경매로 중고차 사기 1/4] 경매로 사는 게 생각처럼 쌀까? (경매 전에 알아야 하는 비용들)에서는 경매 시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들에 대해 썼다.   여기서 경매 낙찰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는데, 낙찰가 자체도 내가 예상한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이번 글에서는 그 내용을 공유해 보려고 한다.

 

처음에 경매대행 업체에 연락하면, 내가 원하는 차종과 내 예산(budget)에 대해 물어본다. 예를 들어, 나는 이런이런 옵션이 있는 그랜저 GN7을 사고 싶고, 3,000만원이 있다고 대답했다 치자.  그럼 업체에서는 알겠고, 그런 물건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실제 경매에 들어가기 전 몇 일 동안 내가 최대로 지불하게 되는 가격은 3천만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매를 눈 앞에 두고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발생을 했다.  경매에 들어가기 조금 전에 경매 대행업체에서 최대 3,300을 쓰려고 하니 승인을 해 달라는거다.   나는 이 정도 금액을 주고 사는 것은 생각도 해 본적이 없으니 깜짝놀라 3,100 정도면 몰라도 3,300은 너무 높다고 답했다. 그러자, 업체에서는 최소 3,250은 써야 낙찰 가능성이 있으니 이 정도는 쓸 수 있게 해 달라고 한다.  나는 시세가 저렇게 높으면 내 예산과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니 3,200까지만 쓰고, 넘어가면 다음 경매를 봐야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시 업체에서는 10~20만원 차이로 낙찰이 안 되면 아쉬우니 3,220까지는 승인을 해 달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해서 승인한 금액은 최초에 내가 예산으로 생각했던 3천만원을 훌쩍 넘은 3,220이 되고, 실제 낙찰은 3,170에서 됐다. (예를 들어서 그렇다는거지, 실제로 일어난 일이 위의 금액들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러면 내 입장에서는 최초 생각했던 예산보다 무려 170만원이나 오버한 것이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업체에서는 처음부터 내 예산 내에서 사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이런 얘기를 하지 않다가 경매 들어가기 직전에 낙찰 가능 가격을 얘기했고, 나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지 않았던 터라 끌려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더욱 황당했던 것은 나는 예산보다 한참 비싸게 사서 짜증이 나 있는데, 대행업체에서는 그들의 최초 예상 가격(3,300만원)보다 130만원이나 싸게 사 드렸고, 보통 이런 경우 다른 고객들은 이러면 추가 수고비를 준다는 것이다.   이 또한 대행업체에서는 최초 예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서 낙찰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쎄게 불러놓으면 본인이 잘 해서 싸게 낙찰 받은 것이 될테니 추가 수고비를 요구하는 명분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 입장에서는 싸게 샀다는 점과, 그러니 추가 수고비(정해진 수수료 외의 보상)를 달라고 하는 점 모두 말이 안 되는 소리이지만, 이미 차는 낙찰을 받아 버렸고 나는 아직까지 차를 한번도 직접 본 적이 없으니 차에 어떤 해코지를 해도 내가 당할 수 밖에 없다는 불안함 때문에 추가 수고비를 주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결국 보내줬다)

 

물론 이러한 추가 수고비는 해당 업체의 해당 직원만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매물을 소비자가 직접 볼 수 없는 경매의 특성상 이런 문제는 언제든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내 예산에 대해 경매 성공 가능성을 말하지 않다가 경매 직전에 이야기 하는 것 또한 해당 직원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자동차 경매의 구조상 막기 어려운 일로 생각된다.

 

 아무튼 다른 분들은 자동차 경매가 마냥 쉽고 싸게 살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실제를 알고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설명을 드린다.

   

 

 

 

 

 

 

 

 

[경매로 중고차 사기 1/4] 경매로 사는 게 생각처럼 쌀까? (경매 전에 알아야 하는 비용들)

(몇 달 전 경매를 통해 중고차를 사면서 알게된 내용을 쓰고자 한다.  전문가가 아닌 관계로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이 있을수도 있으니 알려 주시기 바란다.)

 

보통 경매를 통해 중고차를 산다면, 낙찰만 싸게 받는다면 엔카 등 중고차 거래 사이트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는, 경매를 통한 중고차 구매 비용=경매 낙찰 가격+경매 대행 수수료(수고비)+제세 공과금 정도가 될 것이라 예상하는 것인데, 경험해 보니 실제와 너무나도 달랐다.

실제로는

  • 경매 회사(현대 글로비스, 롯데오토옥션 등)로 가는 비용
    • 자동차 낙찰 금액
    • 낙찰부가세 10%
    • ———–위 까지는 다들 생각하시는 부분이겠지만, 이 밑으로는 아마 상상도 못 해본 분들이 많을 것이다 ————-
    • 낙찰수수료 2.2%(현대 글로비스의 경우 상한 44만원, 롯데오토옥션의 경우 33만원)

이 추가로 붙는다.  부가세 10%야 상사로부터 중고차를 사도 붙는다고 하니 어쩔수 없다고 쳐도, 낙찰수수료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이것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위에 있는 직접적인 차 값은 시작일뿐 훨씬 많은 부가 비용이 들게 되니 아래를 잘 보시기 바란다.

  • 경매 대행업체로 가는 비용(일반인은 경매에 직접 참여를 못 하기 때문에 대행업체를 써야 함)
    • 경매대행 수수료 30~40만원대 (고정금액. 업체에 따라 다르다 함) + 부가세 10%
    • 상사매입비 30만원대 (고정금액.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차량은 법적으로 직접 개인에게 넘길 수 없고 상사를 통해 상사에서 매입한 후 다시 개인에게 판매하는 형식을 취해야 한다고 함)
    • 상사매도비 20만원대 (역시 상사를 통해 판매하는 형태를 취하느라 내야하는 비용) + 부가세 10%
    • 인지대 몇만원 (상사를 거치면서 세금을 내야 하나 봄)
    • –> 여기까지만 해도 처음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금액보다 100만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다
    • 탁송료 몇만원(차를 경매장에서 외부로 빼는 비용. 무조건 내야 하는 것으로 보임)
    • 성능검사비 몇만원+부가세 10% (나중에 문제가 될 때를 대비해서 성능검사 업체를 통해 큰 문제가 없는지 성능검사를 받는다)
    • 성능보증 보험 2만원 이내 (성능 검사 대해 문제가 있을 경우 보상을 하는 보험 가입)

여기서 끝나면 그나마 실제로 낙찰된 금액 대비 100~150만원 정도만 더 냈다고 생각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여기에 또 붙는 비용(세금, 그 외 추가로 지불한 비용)들이 있다

  • 세금 
    • 취등록세 7% (이건 모든 중고차 거래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고 있음)
    • 추가매입비 : 취등록세의 15% (차량금액이 2800만원이 넘어가는 차량은 추가로 납부함. 경매 낙찰의 경우에만 내는건지 (중고매장에서 사는 것을 포함해) 모든 중고차 거래에 해당되는지는 잘 모르겠음)
    • 공채비 0.6%  

 

  • 그 외 추가로 지불한 비용 
    • 추가 수고비: 10만원 – 경매 대행인이 말하기를, 싼 가격에 낙찰을 받으면 고객들이 수고했다고 추가로 수고비를 준다며 의무는 아니지만 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힘.  나는 차를 전혀 싸게 경매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나,(일단 처음에 내가 제시했던 예산보다 2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에 낙찰하였음) 차에 혹시라도 해코지를 할까봐 모든 프로세스가 끝나면 주겠다고 했고 마지막에 10만원을 보내줬음
    • 광택/판금/도색 비용: 가격 천차만별 – 내 눈으로 직접 차를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동차가 어느 정도 깨끗한지 알수가 없는데, 내가 사용한 경매 대행업체에서는 다 하라고 유도했음.  나는 처음부터 깨끗한 차를 경매했기 때문에 최소한의 선에서 광택만 했음.(최초 경매할 차량 선택시에는 기스도 없이 깨끗하다고 했는데, 낙찰이 되고 나니 ‘그래도 중고차인데 새차 같지 않다’며 ‘모두 하라’고 계속 유도)  중고차 매장의 경우 ‘상품화’라고 해서 광택 등을 미리 해 놓고 차값에 포함하는 경우도 많을텐데, 경매의 경우 별도로 처리 필요 
    • 엔진오일: 10만원 이내 – 역시 내 눈으로 직접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엔진오일이 어느 정도 상태인지 알수가 없는데, 경매 대행업체는 상태가 아주 안 좋아서 갈아야 한다고 했고, 괜히 안 했다가 해코지를 할까봐 갈라고 했음.  정식 A/S점보다도 약간 비싼 느낌.
    • 썬팅 : 가격 천차만별 – 이미 썬팅이 돼 있는 차임에도 불구하고 썬팅 한지 몇년 됐으니 가는게 좋겠다고 유도함.  이건 끝까지 안 함
    • 네비 : 가격 천차만별 – 순정 네비가 달려있는 모델이라 그냥 넘어감
    • 블랙박스: 가격 천차만별 – 이미 블랙박스가 달려있었음에도 불구하고(경매 전 경매인이 찍어서 보내준 물건 사진에도 설치되어 있는 것이 보임) 고장나서 갈아야 한다고 주장. 작동을 할 것이라 생각했고, 고장났더라도 직접 하겠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안 했는데 차를 받고 보니 멀쩡하게 잘 작동하고 있었음
    • 탁송료: 몇 만원 – 대중교통도 안 가는 경기도 어딘가에 차가 보관되어 있다고 해서 탁송해서 받을 수 밖에 없었음 

 위의 “추가로 지불한 비용”은 일반적으로 상사에서 중고차를 샀다면 아예 나갈 필요가 없거나(추가 수고비), 이미 상품화가 되어 있어 이중 지출이 필요없거나(광택/판금/도색), 내가 직접 차를 받고 나서 편하게 바꾸면 될 것(엔진오일, 썬팅, 네비, 블랙박스)들이었다.  하지만 구매자가 직접 볼 수가 없어서 불안하다는 심리를 이용해 반 강제적으로 하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아마도 경매대행 업자가 다양한 업체들(광택, 엔진오일, 썬팅, 네비, 블랙박스 등)로부터 일정부분의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강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여튼 처음에는 중고 시세보다 300만원 정도 싸게 낙찰받았다고(낙찰공급가+낙찰부가세) 좋아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낙찰수수료+경매 대행 업체로 가는 비용만 해도 150만원 정도의 추가 지출이 있었고, 해코지를 걱정해 추가로 지불한 금액까지 고려하면 시세보다 100만원이나 싸게 산건지 잘 모르겠다.  차가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한 1주일 정도 걸렸고, 그 동안 마음 졸인 것을 생각하면 절약한 금액이 더욱 별 의미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잘 생각해보자.  경매를 통해 차를 샀을 때 모든 비용을 제하고도 중고차 매장보다 3~4백만원 싸게 살 수 있다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경매로 차를 산 후 되파는 방식으로 차익(arbitrage)을 보려고 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결국 낙찰 가격이 높아지고, 최종적으로는 중고차 매장과 별 차이가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 정상이다.(최소한 효율적 시장 이론에 따르면 그렇다)  시세보다 많이 싸게 사는 경우는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 보여진다.

 

하여튼 중고차를 경매로 구매하시려는 분들이 사전에 미리 알아야 할 내용들인 것 같아 알려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