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치르면서 느낀 점 – 주로 상주 입장에서

살면서 본인이 상주가 되는 일을 많이 겪어보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일이 닥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한 생각이 가장 먼저 들 것이고, 장례를 끝내고 나서 여러가지 후회 내지는 생각이 들 것인데, 내가 느낀 것들에 대해 써 본다. (참고로 나는 지금까지 3번 상주가 되어 봤다.)

  1. 2명 이상의 자녀가 있는 것이 자녀들에게 좋겠다.
    • 단순히 장례식 문제가 아니라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기댈 곳이 형제들밖에 없기 때문에 형제가 많은 게 큰 힘이 될 것이다
    • 여러 명이 있어도 장례 치르기가 힘들고 준비할게 많은데 외동아들/외동딸이 제대로 장례를 치르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 2번째 상주가 되어 본 경험인 장모님상을 치르면서 다시 한번 최소 2명 이상은 있어야 제대로, 또 너무힘들지 않게 장례를 치를 수 있겠다고 느꼈다.
  2. 돈을 더 주더라도 장례지도사를 써라
    • 두번 째 장례식 전에는 장례지도사가 뭔지도 모르고 그런게 필요한가 했다.(상주로서 첫 번째 장례를 치를 때는 장례지도사를 쓰지 않고 주로 주위 사람들/장례식장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치렀다)  이번에는 회사에서 직원 복지의 일환으로 장례지도사를 지원해 줘서 써 봤는데 대부분 알아서 해 주기 때문에 정말 편하더라.  
    • 장례식을 상주로서 치룰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뭘 해야하는지 알지 못하는게 당연한데 대부분은 장례지도사가 알아서 처리해 주고, 모르는 것은 물어보면 대부분 해결되고, 장례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 설 때 다른 사람들은 보통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기도 좋다.  장례지도사가 쉬지 않고 계속 할만한 일이 있는 건 아니라서 조금 돈이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가뜩이나 힘든 장례를 알아서 준비해 준다는 점이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된다.
    • 잠도 편히 못 잔 상황에서 손님 받기도 정신없는데 여기저기 뭐 해야 되는지 물어보고 서류 처리하고 장례식장 측이랑 얘기하고 해야 되면 힘들다.
    • 아마 상조 서비스를 쓰면 장례지도사가 배정이 될텐데 이 사람을 첫날만 쓸 수도 있고, 추가로 돈을 내면 이틀, 삼일 전체(3일장의 경우) 쓸 수도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비용이 들더라도 3일 전체 쓰는 것을 추천한다.
  3. 인간관계를 잘 하던지 사회적 힘을 길러라
    • 손님이 덜 오던지, 조화가 안 오던지 이런건 두번째 문제다
    • 장례식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1) 2~3일동안 조의금 받아줄 사람과 (2) 발인, 화장/매장 시 관을 들어줄 사람을 찾는 것이다.  
    • 발인은 새벽시간에 이루어지니 어느 정도 참석해 줄 수 있다고 해도 이틀 동안 조의금을 받아주거나, 평일 대낮에(주말이라면 훨씬 낫겠지만) 화장터/묘지에 따라가려면 휴가를 내거나 생업을 미뤄야 한다.  아침일찍부터, 또는 저녁 끝게까지 해줘야 하니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다.  그래서 이렇게까지 도와 줄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 특히 조의금은 돈이 오가는 것이기 때문에 믿을만한 아주 가까운 사람이 있어야 해서 돈 주고 누굴 쓸수도 없다.
    • 처음에 말한 직계가족이나, 가까운 친척이 많지 않다면 이렇게 도와줄 수 있는 절친을 만들거나, 나의 사회적 힘으로 인해 알아서 도와줄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
  4. 장지를 미리 준비해 둬라
    • 요즘은 장지를 미리 준비해 두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 미리 사 놓는 분들이 많으셔서 서울과 가까운 위치에 자리를 찾기가 점점 힘들어 진다고 한다.
    • 납골당의 경우 선반식으로 되어 있는 보관함의 중간층은 이미 모두 팔리고, 가장 아래층이나 높은 층만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납골묘(땅에 납골함을 넣는)의 경우에도 경치가 좋은 곳은 이미 팔렸을 가능성이 높다.
    • 수요가 많으므로 점점 분양 가격은 높아지고 반면 납골묘의 공간은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납골당, 납골묘의 경우 1년에 4~6만원 정도의 관리비가 든다고 하는데 사용하지 않으면 관리비를 내지 않는다고 한다(그렇지 않은 곳도 있을지도)  따라서 미리 사 놓더라도 사는데 드는 돈 말고 관리비의 부담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5. 주위에 상을 당한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가라
    • 좋은 일(결혼 등)은 안 가도 되지만 나쁜 일(장례)에는 가라는 말이 있는데 겪어보니 맞는 말이다
    • 주위 사람이 와 주면 큰 위로가 되고, 이 사람이 나를 생각해 주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 특히 같이 올 사람이 없더라도 혼자라도 오는 사람, 상 당한 후 금방 와주는 사람들은 기억에 많이 남는다
  6. 손님은 상주와 맞절을 안 하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다.
    • 물론 예의를 표하기 위해 상주와 맞절을 하겠지만 상주는 하루에 수백번의 절을 해야 할수도 있다.  우리 집의 경우 기독교라서 맞절 하는 사람이 10명도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장례를 치른 후 상주들이 근육이 아프다고 했다

7. 영정사진을 준비해 둬라.

장례식에 쓸 수 있도록 크게 뽑아 놓지는 않더라도 잘 나온 사진을 준비해 놓는 것이 남은 가족들에게도 좋고, 본인이 좋아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마지막 모습으로 남겨둘 수 있을 것이다

8.  수의나 관도 미리 생각을 해 보면 좋을 것이다.

수의와 관이 비싸다는 것은 뉴스 등에서 봤을 것이다. 특히 화장장이 많아진 요즘, 수의나 관이 큰 의미가 있을까 싶은데 합리적인 가격에 미리 사 놓는 것도 괜찮지 않나 싶다.

아무튼 아무 준비를 안 해 놓으면 남겨진 사람들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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