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위해 가장 중요한 관문이 뭘까요? 특히 경력자들은 본인의 경력이 구인공고와 비슷하다면, 면접에서 당락이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준비하지 않고 가면 정말 어려운 것이 또한 면접입니다. 이력서야 시간을 두고 수정하면 되지만 면접에서 한번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기 때문이죠
앞선 글에서 제가 이직을 여러 번 했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았고, 그 큰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다녔던 첫 회사가 대기업이 아니었고 점점 규모가 큰 회사로 이직을 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했습니다.(참고 : 첫 직장은 대기업을 추천합니다 )
저 뿐 아니라 다녔던 회사의 규모/이름이나 졸업한 학교 등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분들이 너무나도 많으실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 뽑을 때 실력을 검증할 방법이 마땅치 않으니 이런 스펙을 볼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마지막 이직을 할 때는 제가 나이가 있어서 다른 때보다 더욱 쉽지 않았습니다. 서류에서 떨어진 건 제외하고, 면접도 몇 번 봤지만 잘 안 되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점점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지만, 마지막 이직 기회라 생각했기에 꼭 옮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왜 내가 면접에서 떨어졌는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지난 면접들을 되돌아 보니 대부분의 면접에서 비슷한 질문들을 받았지만, 그 때마다 질문자가 원하는 대답을 시원하게 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력서를 본 후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포인트들이 대부분 비슷합니다. 같은 글을 읽으면 사람마다 느끼는 점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인데요,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 이력서를 고쳐서 사람들이 궁금해(질문할) 할 포인트를 없애거나
- 사람들이 반복해서 하는 질문에 대해 아주 좋은 대답을 준비하거나
두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경력직인만큼 질문을 완전히 없애 버릴 수도 없고 적당히 질문이 있어야 내 경험도 얘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나는 2번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면접 시 너무나도 뻔해서 안 해줬으면 싶은데 이런 바램에 무색하게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간단히 자기 소개 해 주세요.” 또는 면접 중간에 “영어로 자기 소개 해 보세요.”라는 요청입니다. 면접 전에 나의 이력에 대해 머릿 속으로 잠깐 생각해 보고 가면 그 정도 대답도 못 할까 싶지만, 막상 해 보면 할때마다 내 대답이 다르고, 하고나서는 항상 후회하는 그런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좋은 대답을 찾기 위해, 카페에 앉아 수첩에 내 소개를 할 때 쓰는 단어들을 쭉 적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이미 이력서에 적혀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 내용을 찬찬히 읽으면서 내가 다른 후보들보다 나은 점이 무엇인가를 생각했습니다. 자기 소개 시간은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게 아니라 온전히 나를 PR할 수 있는 시간이기에 뻔한 소갯말보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점을 알려 나를 고용해야 하는 이유를 주는 시간으로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나의 소개도 내가 왜 이 자리에 딱 맞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보다 어떤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는데 중점을 맞췄습니다.
또 많이 받는 질문으로 과거 경험(경력자의 경우 보통 회사직무 관련해서) 중 가장 잘했던 일/가장 기억에 남는 일/가장 힘들었던 일을 얘기해 달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 역시 먼저 그 업무와 관련된 fact를 먼저 적은 후에 fact를 설명하는데 중점을 두기 보다는 이 업무로 어떤 걸 배워서 내가 다른 후보자들보다 더 나은지에 중점을 두고 내용을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과거 경험을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설명할 수 있는 내용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나눴습니다. 그리고 유리한 내용은 어떻게 더 나를 돋보이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신경 쓴 것이 ‘나한테 불리한 내용을 어떻게 나를 돋보이게 하는데 쓸 수 있을까?‘ 였습니다. 불리한 것을 잘 덮고 넘어가는 정도로는 나를 고용해야 할 이유를 주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나의/내 경험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장점도 있지만 더 좋은 점은, 내 단점이 드러날 수 있는 질문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나올만한 질문은 대부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질문자의 궁금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소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이렇게 준비하고 나서 면접을 본 결과는 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면접을 보고 나오는 순간 합격을 직감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평생 본 면접 중에 가장 잘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 스스로가 나의 답변 내용에 대해서 너무나도 만족스러웠고, 면접관들도(그 중 한분은 회사의 사장이셨습니다) 인터뷰 말미에는 뭔가 궁금증이 안 풀려서 계속 질문을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이 사람을 꼭 뽑아야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아직 사회경험이 없는 대학생들이라도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에 이력서를 주고 질문을 하라고 하면 대부분 비슷한 질문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 때 그 질문만 모면하려고 하지 말고, 그 질문을 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서 해소를 해 준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리라 생각합니다.
“[취업조언] 2 : 면접 잘 보는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의 한가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