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한의학, 그 중에서도 한약의 효과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는데(몸이 아플 때는 몸의 밸런스를 되찾는게 가장 중요하다) 그 전에 먼저 침의 효과를 톡톡히 경험한 적이 있다.
최근 몸에 이상이 생겨서 다시 한번 그 효과를 본 김에 몇 자 적어본다.
다른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나는 한의학을 무시하던 사람하고 서양 과학과 의학을 맹신하던 사람이다. 그러다가 한의학의 힘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아마 2005년 쯤일거다. 아는 동생이 책상을 같이 옮기자고 해서 들던 중, 허리에서 뚝! 소리가 나면서 눈앞이 캄캄해지고 별이 보였다. 그 전까지는 눈앞이 캄캄해 진다던지 눈앞에 별이 보인다는 표현은 단순히 문학적인 표현이지 실제로 발생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앞이 캄캄해져서 안 보이면서 동시에 번갯불이 번쩍번쩍 거리는 경험을 하게 됐다. 또 허리 뒷부분이 너무 아파서 허리를 펼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생전 처음 겪는 일이기에 어떻게 해야할지는 모르고 있다가 허리도 너무 아파고 펼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되면서 일단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좀 누워있으면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다음 날은 더 아파왔고 참다참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생전 처음 응급실에 내 발로 찾아갔다. 허리가 너무 아파서 참을 수가 없으니 뭐라도 해 달라고 요청했고 엑스레이도 찍고 이런저런 검사들을 했지만 병원에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하나였다. 검사 상 문제가 없어서 해 줄 수 있는게 pain killer(타이레놀같이 통증을 줄여주는 약들) 주는 것 밖에 없다는 얘기다. 무슨 근육 이완제니 뭐니 상태를 호전시키는 주사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양의학에서는 이 증세를 좋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 한다. 너무 상태가 안 좋으니 약이라도 받아서 돌아왔는데, 역시나 근본을 치료하는게 아니니 아무런 차도가 없었고 약을 먹어도 심지어 통증 감소조차 되지 않았다.
몇일이 지나도 전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고, 허리도 펴고 다닐 수도 없고 걷는 것 자체가 힘들어 매일같이 택시를 타고 다니는 생활을 하면서 양의학에서는 도저히 방법을 찾을 수 없어 마지막 시도나 해 보자는 생각으로 동네 한의원에 찾아갔다. 난 그때까지만 해도 동네 한의원은 그냥 돈 없는 할머니들이나 찾아가는 곳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침을 맞자마자 통증이 줄어드는 것은 둘째치고 곱사등이처럼 구부러져서 펴질 생각을 안 하던 허리가 다시 펴지는 것이었다.
이건 무슨 앉은뱅이를 일어나게 했다는 예수의 기적도 아니고, 평생 이렇게 허리가 굽은 채로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하던 차였는데 침 한방으로 해결이 되다니 웃겨도 이런 웃긴 일이 있나? 그로부터 이틀 후에도 약간의 통증이 남아 있어서 다시 한번 침을 맞고 완쾌되었다.
하지만, 그 후로는 2~3년에 한번씩 허리 조심해야 된다는 걸 깜빡하고 무거운 걸 들었다가(무거운 건 조심하면서 다리 힘으로 들어야 하는데 방심하고 허리로 들다가 문제가 생긴다) 비슷한 증상이 온다. 이렇게 근육이 놀랄 때마다 통증은 있지만 한의원가서 침을 맞으면 아주 큰 불편없이 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다가… (다음 편에 계속)
“침의 효과 (한의원, 한방) 경험기 (Part 1) – 왜 나는 침을 맞기 시작했나”의 한가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