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선택에 대한 조언] 3 (더 나은 직장 생활을 위해서라도 자격증을 따라)

내 직업관련 조언 글에서도 (전문직이 될 수 있는) 자격증을 따라고 얘기한 부분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

요즘 취업이 잘 안 된다니까 너나 나나 자격증 따기에 바쁘다고 알고 있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딴 자격증이 소용이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고, 한 때는 자격증 무용론까지 주장하던 사람이다.

(여기서 언급하는 자격증이란 단순히 스펙을 높이는데 쓰이는 자격증이 아니고 전문가로 인정 받고, 그 기술을 통해 창업까지 가능한 자격증을 얘기합니다.)

일을 하다보면 자격증이 전혀 없는데도 일을 잘 하는 사람이 있고, 굉장히 따기 어렵다는 자격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못 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자격증이 없지만 일을 잘 하니까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건 일하는 사람의 입장이고, 뽑는 사람의 입장이 되면 다르다는 것을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다.

돌이켜보면 나도 과거에 사람을 뽑으면서 이력서에 괜찮은 자격증(회계사/변호사/세무사 등 1년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부어야 취득 가능한 것들)이 적혀 있으면 ‘얘는 적어도 공부는 열심히 했나보다’ 내지는 ‘이론은 대부분 알테니 실무를 어느 정도 아는지만 검증하면 되겠다’ 정도의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반면, 이런 자격증이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실무와 이론을 어느 정도 아는지 검증하기 위해 면접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건 내가 나와 같이 일할 사람을 뽑을 때의 얘기라 그리 많은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는데, 최근에 내가 이직을 알아보면서 나의 일이 되다 보니 왜 그동안 자격증을 따지 않았는지 많은 후회를 하고 있다.

우선 이직을 위해 이력서를 헤드헌터들에게 뿌려놓으면 연락이 와서는 많이 하는 얘기가 “혹시 (회계사) 자격증은 없으시죠?” 이다.

내가 하는 일이 M&A다 보니 회계 관련 지식이 상당히 중요해서 업무를 하면서 배우기도 하고 스스로 공부도 해서 회계사/회계팀 구성원, 증권 analyst 등을 제외한 사람 중에서는 회계 지식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이렇게 M&A쪽에서 경력이 쌓이고 직급이 올라가다보니 CFO나 이와 비슷한 위치의 관리자 포지션에 대해 오퍼들이 들어오기도 하는데, 문제는 내가 회계팀에 속해서 일한 경력이 없다보니 나를 고용하려는 사람들이 내가 회사의 회계/재무를 잘 관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아무리 잘 할 수 있다고 주장을 한들, 이걸 객관적으로 증명하기가 워낙 어렵다보니 자격증부터 물어본다고 생각된다. 또한, 같은 이유로 구인을 의뢰하는 기업 쪽에서도 ‘(회계사) 자격증 소지자 우대’라고 써 놓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게 말이 우대지, 서류 통과냐 탈락이냐의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나의 경우야 괜찮은 학력에 경력도 나쁘지 않다 보니 이력서를 제출하면 면접을 보자는 경우가 상당히 많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직장 초년생들의 경우에는 자신이 아는 것을 글자로 보여주기가 쉽지 않다 보니 자격증의 보유 여부가 당락을 결정짓는 데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면접까지 가더라도 그 검증의 정도가 매우 다를 수 있다. 피면접자가 이론을 알고 있다고 생각되면 실무 경험만 확인하면 되지만, 둘다 검증이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면접 대부분의 시간을 이 사람이 해당 업무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검증하며 보내야 한다.

나도 최근에 이러한 경우를 겪었는데 이런 면접에 가면, 이력서에 있는 나의 경험을 불신한다는 느낌이 들어 불쾌하기 하고, 시간의 대부분을 지식을 테스트하는데 쓰다보니 스트레스의 정도도 상당히 높다. 결국 면접이 서로 맞는지를 알아가는 소통의 시간이 되기보다는, 말로 시험을 보고 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경력이 쌓일수록 면접은 회사가 나를 일방적으로 테스트하는 시간이 아닌, 회사와 면접자가 서로 잘 맞을지에 대해 확인하는 시간이 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아무튼, 내가 다른 글에서는 ‘자영업을 할 수 있기 위해 (전문직이 될 수 있는) 자격증을 따야 한다’라는 포인트로 얘기를 했다고 하면, ‘더 나은 직장 생활을 위해서도 자격증을 따라’라는 얘기를 추가로 하고 싶다.

결국 똘똘한 자격증이 직장 생활 중에는 훨씬 더 좋은 기회를 열어주고, 직장 생활이 끝나고 나서는 자영업의 길까지 열어준다는 것이다.

다만, 결혼을 하고 애들이 생기고 나서는 자격증 공부하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대학생들은 학교 다니느라 바쁘고, 취업해서 돈을 벌기 시작하면 돈 쓰는 재미에, 또 일하느라 바쁘겠지만, 이 때 몇년만 더 고생하면 향후 수십년이 훨씬 나아진다는 점을 명심하고 꼭 괜찮은 자격증을 준비해 놓으셔서 나처럼 나중에 후회 하시는 일이 없으시길 바란다.


관련 글

[직업 선택에 대한 조언] 1 (직장을 찾고 있는 이 나라의 많은 청년들에게)
[직업 선택에 대한 조언] 2 (회사 내에서 자영업의 기반을 마련하라)
[직업 선택에 대한 조언] 3 (더 나은 직장 생활을 위해서라도 자격증을 따라)



 

 

[여행팁] 강원도 강릉 여행 팁 – 맛집 위주

2019년 2월 설 전후로 강원도 강릉과 주문진에 가족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연휴였던 만큼 여행객들이 많고 쉬는 가게도 있어서 더 그랬겠습니다만, 몇 가지 느낀 점을 알려 드리자면,

유명한 음식점/카페에는 꼭 정보를 더 많이 알아보고 가시고, 특히 저희처럼 가족단위 여행객, 그 중에서도 어린 아이들이 있거나, 오래 기다릴 여유가 없으신 분들은 유명 식당은 가급적 피하시라고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행의 즐거움 중 먹는 낙이 반 이상이라고 맛집을 찾아 다니기 마련인데, 내가 이번에 겪은 경험들을 써 보자면,

  1. 한아름수산(주문진 시장) : 11시 30분쯤 갔었고, 오징어 통구이가 유명하다는데 이것대신 광어회+오징어회, 생선구이(도루묵+양미리)를 먹었는데, 서울보다 전혀 싸지 않았다. 회를 먹으려면 가격표에 있는 가격에 회 치는 값 4천원을 추가로 내야 하고(이건 현금만 받음) 상추와 초고추장을 먹으려면 여기에 또 5천원을 추가해야 한다. 딱히 더 맛있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다.
  2. 테라로사 공장(본점) : 오후 3시쯤 갔는데 주차부터 쉽지 않아서 좁은 도로변에 차를 세워야했고, 주문을 하려면 줄을 30분 이상 서 있어야 했으며 (아마 주문한 커피가 나오려면 추가로 20분 이상 더 기다렸어야 할 듯), 앉을 자리도 찾지 못해서 결국 10분쯤 줄을 서 있다가 나왔다. 이 날 비가 와서 밖에 앉을 수가 없어 더 자리 잡기가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3. 명성닭강정(강릉 중앙시장) : 오후 4시쯤 갔는데 차로 중앙시장 주차장(명성 닭강정 근처) 앞까지만 가는데만 15분 정도 걸렸고, 골목을 빠져나오는데도 5분 이상 걸렸다. 명성닭강정 포장 주문을 하는데만 1시간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보여 옆집에서 사왔다. 명성닭강정은 가격 대비 양도 상당히 적은 것으로 보였는데, 그 옆집은 맛은 일반적이었으나 양은 어마어마했다.
  4. 강릉 빵다방 : 자동차 네비게이션에는 옛날 위치가 나와 있었는데, 최근 남강초등학교 근처로 이전했으니 위치를 꼭 확인하시고 가기 바란다.(옛날 위치와 아주 멀지는 않다) 관광지를 돌기 전에 빵을 사 가려는 생각으로 오전 10시 15분쯤 갔는데, 낮 12시에 오픈을 한다고 하며, 이미 이때에도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또한 1인에게 일정 수량만 판매한다고 하며, 준비한 수량이 모두 팔리면 문을 닫는다고 한다.
  5. 강릉짬뽕순두부 동화가든 본점 : 오후 5시쯤 갔는데 재료가 모두 팔려서 문을 닫은 상황이었다. 설 연휴라 주위에 문을 닫은 가게가 많아 그 옆에 문을 연 소나무집 초당순두부에 가려고 했으나 대기 시간이 30분 이상으로 그냥 나왔다.
  6. 카페 폴앤메리 : 저녁 6시쯤 갔는데 20~30분 정도 대기 줄이 있었고, 폴 버거를 테이크아웃했는데 다행히 5분만에 나왔다. 하지만 가격 대비 퀄리티가 높다는 생각은 안 들었고, 특히 소스맛이 너무 강해서 햄버거보다는 야채 샌드위치 먹는 것 같았다. 시장에서 파는 버거 느낌…

이렇게 이번 강릉여행은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럽지 못한 여행이었다. 둘이 붙어만 있어도 좋은 연인이나, 맛집만 탐방하겠다는 생각으로 오신 분들은 몰라도, 관광 도중에 맛집에 들르겠다는 생각으로 가신 분들에게는 음식 하나 먹기가 매우 쉽지 않은 환경이다. 강원도가 먹을거리 말고는 딱히 볼게 없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여튼 특히 성수기에 가시는 분들은 가기 전에 반드시 가게에 전화라도 해 보시고 가길 강력하게 권고드린다.

추가로, 이번 여행에서 의외의 맛집을 발견했는데, 강릉짬뽕순두부가 문을 일찍 닫아서 근처에 먹을 곳을 찾다가 진또배기 바게트버거 라는 곳에 갔는데, 5천원 밖에 안 되는 가격에 놀랐고, 맛도 상당히 괜찮았다. 이미 아는 사람들은 아는 가게인 것 같은데, 조금만 더 맛을 개선하면 곧 전국구 맛집으로 알려지지 않을까 싶다. 다만, 매운 고추가 들어가 있어 어린아이들은 먹기 어려우니 주의하시기 바란다.

단상/지식 – 중년과 장년, 중장년

며칠 전에 책을 읽다가 오랜만에 “중년(中年)”라는 단어가 나왔다. 그러면서 문득 깨달은 게 내가 벌써 중년의 나이라는 것이다. 이제 아저씨 같은 호칭은 어느 정도 익숙해 졌지만 중년이라고 하면 정말 나이들어 보이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나이였는데 내가 이미 중년이 된지 한참이었다니…

하여튼 내가 이게 내가 하려는 이야기의 포인트는 아니고, 이 글을 읽고 나서 다른 사람과 내가 벌써 중년이라는 얘기를 하면서 “장년이 멀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몇살부터 장년이지?”라고 물었더니 상대방이 “장년은 이미 지났는데요”라고 하는 것이다.

중장년이란 단어를 많이 들어 왔는데, 나는 단어의 구성상 중년 이후에 장년이 오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다. 이성적으로 생각을 하더라도 인생의 중간쯤인 중년을 지나면 어른이 되는 나이, 즉 장년(長年)이 되어야 맞을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내가 “장년은 60 정도부터 아닌가요?” 했더니 “30대가 장년으로 알고 있는데요”라고 한다. 뭔가 이상하면 찾아봐야 직성이 풀리는 탓에 검색을 해 봤는데, (나에게는) 놀랍게도 상대방이 한 얘기가 맞는거다.

중년1
中年
명사
1.마흔 살 안팎의 나이. 또는 그 나이의 사람. 청년과 노년의 중간을 이르며, 때로 50대까지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중신2(中身)

장년1
壯年
명사
사람의 일생 중에서, 한창 기운이 왕성하고 활동이 활발한 서른에서 마흔 안팎의 나이. 또는 그 나이의 사람.

<출처 : 네이버 사전 검색>

정리하면 장년은 30~40, 중년은 40 전후의 나이라는거다. 그래서 나이 순서대로 얘기하려면, 중장년이 아니라 장중년이라고 써야 맞다. 게다가 장년의 ‘장’자는 어른을 뜻하는 긴장(長)이 아니고 장할장(壯)자를 쓴다. 장할장자는 ‘기상이나 인품이 훌륭하다,’ ‘굳세다,’ 기상이 훌륭하다 등의 뜻이라 기운이 좋다 정도의 뜻으로 보면 되는 것 같다.

하여튼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과 전혀 달라서 당혹스러웠는데 오늘 검색을 하다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았던지, 재미있는 글을 찾아서 참고 하시라고 알려 드린다.

장년
壯年
30대에 들어있는 남성과 여성을 가리킨다. 사전상 정의는 ‘사람의 일생 중에서, 한창 기운이 왕성하고 활동이 활발한 서른에서 마흔 안팎의 나이. 또는 그 나이의 사람#.’이라고 하고 있다. 참고로 장년의 장은 ‘장할 장(壯)’이다. 즉, 비록 20대인 청년보다 나이를 먹은 세대이긴 하지만 말뜻으로 보나 글자로 보나 ‘패기가 넘치는 나이대’임을 명시하고 있다. 소년, 청년, 중년 등이 상용되며 그 의미가 통하는 반면에 청년과 중년 사이에 있는 장년은 그 나이대의 사람에게 자주 쓰지는 않는다. 설혹 써도 장년을 중년의 유의어로 알고 있거나, 중년과 뒤바꿔 알고 있거나, 30대마저 중년으로 엮어버리는 터무니없는 경우도 있다! 보통 ‘중장년(中壯年)’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 표준어는 아니며 중장년이라는 말이 정확히 어느 세대를 가리키는지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이는 장년자와 중년자를 같이 총칭하는 말이므로 보통 30 ~ 40대, 중년의 의미를 극단적으로 잡으면 30 ~ 50대를 가리키는 말이 된다. 더 연상인 중년의 중(中)이 앞에 오고 장년의 장(壯)이 뒤에 오는 게 이상해보이지만 청소년, 청소년 세대 등의 말도 마찬가지이다. 청소년도 더 연상인 청년의 청(靑)이 앞에 오고 소년의 소(少)가 뒤에 온다.
후략

나무위키:
https://namu.wiki/w/%EC%9E%A5%EB%85%84

중년
Midlife 中年
인간의 인생에서 장년과 노년 사이의 단계를 이르는 말. 성별과 관계 없이 쓸 수 있는 말이다. 중년은 보통 40~50대를 말한다. 참고로 장년이라는 말을 중년과 비슷한 표현으로 아는 사람도 있는데 장년이라는 표현은 나이가 30대에 걸쳐있는 남녀를 이르는 말로, 엄연히 중년보다 더 젊은 성년에게나 쓰는 표현이다.
후략

나무위키 : https://namu.wiki/w/%EC%9E%A5%EB%85%84

[식당 창업 조언] 8 : 근로계약서를 반드시 체결하라

얼마전 계약을 글로 남기란 포스팅을 했었다(계약 협의 시 주의 점-조건을 정확하게 문서로 합의하라) 사실 이렇게 남의 일에 조언을 하기는 쉽지만, 내 일이 되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식당을 하게 되면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교육에 나오는 내용 중에 “근로계약서의 서면 교부“라는 것이 있다. 서면 교부라는 것은 출력을 해서 상대방에게 줘야 한다는 것이다. (고용주가 아닌 일반 직장인들도 회사에서 하도급 교육을 받으면서 계약서를 서면 교부해야 한다는 내용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이렇게 서면 교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법적 의무 사항이기 때문인데, 이걸 왜 강제했느냐 하면 사용자(음식점 사장)가 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동자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하거나 사전에 합의한 고용조건을 어기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계약서를 통해 권리와 의무를 확실히 하여 갑질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의도도 알고 의무인 것도 알고 있으나, 실천하기는 말처럼 쉽지가 않은데, 나도 고용계약서와 관련해 문제를 겪었으니 그 내용은 이렇다.

음식점 운영에 중요한 종업원이 고용조건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고(대부분 급여를 올려 달란 얘기다) 이를 달래기 위해 조건을 몇 변 변경했는데(물론 종업원이 원하는 방향으로 종업원에 유리하게 바꿨다) 그때마다 몇가지 이유로 다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었다. 이유라면, 한편으로는 이게 문제가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처음에 고용계약을 맺었으니 조건이 조금 변경되도 큰 문제가 없으리라는 안일한 생각도 있었으며, 더욱이 종업원에 유리하게 조건이 변경되었으니 본인이 이걸 문제 삼겠어? 하는 생각도 있었다.

하여튼 이러던 와중에 그 종업원이 나가게 됐는데, 근무한지 1년이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퇴직금을 달라는 것이었다.(그 상황에서 퇴직금을 요구하는 게 법적으로 정당한지에 대해서는 여기에 언급하지 않겠다.) 나는 줄 의무가 없다고 대답을 했는데(더 정확히는, 의무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수고비는 줄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었다) 이 때 그 종업원이 걸고 넘어진게 계약서 미교부다.

계약서 미교부는 그 이유를 막론하고(천재지변이 아니면) 교부해야하는 것이 사업주의 의무이고 그렇게 하지 않은 경우 상당한 벌금(내 기억으로는 3천만원 정도 됐던 듯)이 부과된다. 이것을 알고 있던 그 종업원은, 본인에게 퇴직금(1개월치 월급)을 주지 않으면, 노동청에 계약서 미교부로 신고를 하겠다고 했다. (눈치 채셨겠지만, 퇴직금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 문제를 삼는다는게 아니고, 계약서 미교부를 문제삼겠다는 것이다)

왜 이런 말을 했을까?  그 직원도 퇴직금과 관련하여 소송을 한다면 본인이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소송 등을 통해 퇴직금을 줄 의무가 없다고 판명되더라도, 계약서 미교부에 대해서는 수천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면(심지어 벌금을 상당부분 경감해 주더라도) 사업주인 나는 무조건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나 또한 노동법을 제대로 공부하거나 노무사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그 동안 법률 검토를 했던 경험들을 볼 때 계약서 미교부와 관련해 내가 유리하지 않은 위치에 있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 종업원이 원하는 퇴직금을 주고 벌금을 안 내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는결론에 이르게 된다.

당시 이 일은 중간 지점에서 절충하여 마무리 되긴 했으나, 계약서 미교부로 인해 사업주가 얼마나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될 수 있는지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보통 식당 사장님들은 계약서 미교부 문제가 노동청의 검사 등이 나왔을 때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하고 있겠지만, 신고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반드시 모든 계약과 조건 변경에 대해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면 교부하시기를 당부드린다.

[식당 창업 조언] 7 :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미들급 가격의 메뉴를 구성하라

최근 “자영업 트렌드 2019 : 판의 변화 – 영리한 겁쟁이가 살아남는다“라는 책을 읽다가 내 시선을 사로잡는 단어를 발견했다.

“미들급” (104페이지에 등장)

미들급 스시야(너무 비싸지도, 그렇다고 싸지도 않은 중간 가격의 스시가게)는 몇 년전부터 유행하던 단어이긴 한데, 책에서는 이 개념을 모든 음식점에 확장하여 해석한 것이다.

책에서 이 부분의 핵심은 꼭 가격이 아주 싸지 않더라도 매우 높은 수준의 품질을 제공하면 소비자들이 가성비가 좋다고 받아들인다는 것이었는데, 나는 이걸 자영업자의 입장에서 해석해 보겠다.

나의 이전 글에서 낮은 가격(6,000~9,000원)의 일반적인 음식을 팔면 회전율이 매우 높지 않을 경우 답이 없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식당창업 조언 5: 직장인의 오토매장은 꿈에 불과하다) 또, 같은 글에서 근무시간 단축 등 사회적 변화로 직장인의 저녁식사(야근을 위한 식사 포함)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높은 회전율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했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높은 회전율이 나오기 어렵다면, 이제 개인 식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판매하는 음식의 가격을 높이는 것을 매우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사실 나의 생각으로는 한국에서 식당의 생존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음식점(모든 음식점은 아니고 직장인들이 평소 점심 식사를 하는 만원 이내의 음식점)의 음식 가격이 너무 낮기 때문이지만, 이걸 올리자고 말하는 사람은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엄청난 욕을 먹게 되므로 아무도 이 얘기를 하고 있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이전과 음식이 똑같은 상황에서 가격만 올린다면 결과가 어떨지는 뻔하다.  따라서 기존보다 더 풍성한 구성의 미들급 메뉴가 필요한 것이다.

음식점을 하는 자영업자의 입장에서도 미들급 메뉴는 음식재료비가 늘어남으로 인한 비용 상승보다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마진 상승폭이 크기 때문에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문제는 하이엔드급(비싼) 음식점의 한계를 느낀 오너(셰프)들이 미들급 음식점으로의 확장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책에 나오는 내용임)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되는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메뉴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요즘에는 SNS으로 인해 음식의 비주얼이 중요해진만큼 가격을 올리는 대신 음식을 풍성하게 구성해 사진찍을 거리를 만들어주는 미들급 메뉴가 최근 시류에도 잘 맞는다고 생각된다.

다만, 나는 일반적인 한식은 미들급 메뉴의 구현이 매우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맛과 가격이 너무나도 익숙하기 때문에 웬만큼 훌륭하지 않고서는 높은 가격을 지불할 가치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더 정확하게는 일단 높은 가격표를 보고 나면 그 음식점에 들어갈 가능성이 얼마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거나 비싸다고 생각하는 메뉴를 개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미들급에 초밥, 회덮밥, 우동 등 일식이나 프렌치 식당 등이 많은 이유가 이것 때문일 것이다.)

[자기계발] 자기계발을 위한 명상/마음챙김

최근 몇년간 미국에서 쓰인 자기계발서/부자관련 서적이나 팟캐스트를 들으면 두드러지는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명상”(또는 명상의 방법으로서의 요가)에 대한 언급이 많다는 것이다.

이는 신세대 자기계발서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팀 페리스(Tim Ferriss)의 저서 ‘타이탄의 도구들'(Tools of Titans)에 단적으로 나타나는데 책의 ‘Read This First-How to Use This Book’ xx페이지에 보면(실제 페이지 번호가 xx(20)이다.) “More than 80% of the interviewees have some form of daily mindfulness or meditation practice”(인터뷰를 한 거인들(성공한 사람들)의 80% 이상이 마음챙김이나 명상같은 형태의 수행을 한다)라는 공통점을 보여준다고 밝히고 있다. (참고로, 마음챙김(mindfulness)은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불교 수행 전통에서 기원한 심리학적 구성 개념으로 현재 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적인 태도로 자각하는 것,’ 두산백과에 따르면 ‘위빠싸나 명상의 핵심적인 개념으로, 대상에 대하여 주의를 집중하되 주관을 개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마음챙김과 명상이 서로 동의어 내지는 마음챙김이 명상의 한가지 방법으로 정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명상과는 별개로 ‘타이탄의 도구들’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로 저탄수/고지방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또는 아침식사 안 하기, 방탄커피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이를 보고 나도 몇 달 째 실행하고 있으며 그 효과를 보아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있다. 참조: 저탄수화물/고지방다이어트 간단 완벽 가이드)

명상을 위한 도구로서는 이 책을 비롯한 많은 팟캐스트에서 Headspace나 Calm 같은 명상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오늘 읽은, 명상 앱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는 T Times 기사)

Hal Elrod의 미라클 모닝(Miracle Morning)이나 2000년대 자기계발서의 선두주자 토니 로빈스(Tony Robbins) 등이 이야기 하는 아침루틴(Morning Routine)에도 명상/마음챙김/요가 등이 필수 요소로 들어가 있다.

모두 성공/행복에서 명상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나는 아직 책/Youtube 등 동영상 및 앱 등을 통해 명상을 공부하고 있는 초기 과정이라 명상에 대해 심도있는 얘기를 쓰지는 못하지만(원래는 이 블로그에 명상 완벽 가이드를 써서 올리려고 했으나 명상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워낙 종류나 방법이 많은데다가 한가지도 몇 주만에 마스터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서 포기했다)

세상이 좋아지다보니 명상은 혼자서도 배울 수 있는데, Youtube의 HigherSelfKorea(명상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깨달은 것들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음), 도인명상(동영상을 보면서 명상을 따라할 수 있음) 등을 본다던가 PlayStore에서 Headspace(이건 아마 영어 버젼만 있을 것 같은데 비슷한 한글 앱을 찾으시기 바란다. 위에 있는 T Times 기사 참조), Calm같은 앱을 통하면 된다.

최근 미국의 동향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도 명상이 매우 중요한 자기계발 방법/힐링 도구로 자리잡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의 행복 뿐만 아니라 미래의 직업으로서 명상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매우 추천할만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명상은 불교를 비롯해 다양한 종교와 관련된 경우가 많은데, 특히 Offline상에서 명상을 배우려는 경우 사이비 종교 집단과 관련된 명상 기관인지는 사전에 꼭 확인 후 배우시기 바란다.

[여행팁] 제주도 여행 팁 – 방주교회, 다빈치박물관, 어진이네

2018년 12월 제주도에 가서 직접 겪은 사항입니다. 같은 시간 낭비를 하시지 말라는 의미에서 팁을 공유합니다.

  • 방주교회 : 일요일 아침 예배를 드리러 갔는데, 내가 갔을 때는 교회 근처 출입이 불가하고, 당연히 예배도 불가했음. 수년 째 재단과 목사 측으로 나뉘어 소송을 하고 있다고 하고, 출입로를 모두 테이프로 막아두어 길가에 차를 대 놓고 멀리서 사진 찍을 수 있는게 전부였음. 하지만 최근 제주도 다녀오신 몇 분의 블로그에는 방주교회를 들어갔다고 하신 것을 보아 항상 못 들어가게 막아놓은 것은 아닐 수도 있음.
  • 다반치박물관 : 2017년 12월 폐업했다고 안내판이 붙어있으며, 2018년 12월에 같은 자리에서 다른 박물관으로 개장한다고 써 있었으나 열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음
  • 어진이네 횟집(물회 전문): 건물 신축 공사 중(진척도 60% 수준?)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2019년 여름 정도로 재개장 예정이니 가기 전에 확인 요망
  • (나온지 몇년 된 여행 관련 책만 보고 여행을 했더니 생긴 문제들임. 요즘에는 여행책자를 참고 하더라도 인터넷 검색을 해서 다른 이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한 후 결정을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계약 협의 시 주의 점-조건을 정확하게 문서로 합의하라

    얼마 전 벤쳐회사를 하는 친구에게 연락을 받았다. 지난 몇달 동안 얘기하던 투자 건이 거의 다 정리가 돼 가니 도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벤쳐 회사를 하고 있는 친구가 투자 얘기를 하고 있던 것을 알던 터라 거의 다 정리가 되었던 말에 나는 ‘투자 조건은 다 합의하고 계약서를 쓸 단계인가 보다’ 라며 어떤 조건으로 합의를 했을지,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등에 대해 궁금한 마음에 친구를 만났다.

    그런데, 만나서 얘기를 듣다보니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내 기준에서는 도대체 단 하나도 합의를 한 게 없는 상황이었다. 두 달에 가까운 시간 동안 잠재 투자자를 만나서 뜬 구름 잡는 식의 얘기만 해 온 걸로 보였다.

    예를 들자면, 1,000만원에 지분을 10% 팔기로 했다는데 이게 구주(issued shares; 이미 발행해서 창업자가 가지고 있는 주식)를 팔건지 신주(new shares)로 팔건지 ‘대화 정황상 추측’ 내지는 ‘느낌’ 정도만 있지 정확하게 합의를 한 적이 없었다.(구주를 팔면 가지고 있던 주식을 매도하는 내 친구에게 돈이 들어오고, 신주를 팔면 새로 주식을 발행하는 회사에 돈이 들어간다는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 전체적으로 서로가 원하는 큰 그림을 이야기 하고 나서, 이걸 간단하게 정리한 term sheet을 작성한 후 본 계약서를 작성한다. 문제는 이 term sheet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이걸 안 하면 나중에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서로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아마 집(월세/전세/매매) 계약할 때 아니면 계약서를 쓸 일이 많지 않을텐데, 나는 집안 인테리어, 가게 인테리어 등을 할 때도 굳이 계약서를 받았고, 월세/전세/매매 계약서도 부동산에서 받은 계약서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조건들을 모두 넣어 수정해서 사용했다. 그 이유는 위에 말한대로 분명히 서로 똑같이 이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넘어갔는데 전혀 다른 생각을 한 경우가 너무나 많다는 것을 경험상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게 좋다’는 생각으로 계약 조건을 협상 앞부분에 정확하게 글로 적어서 얘기를 하지 않으면 처음에는 좋게좋게 넘어갈 수 있지만 중간에 터무니없는 이유로 계약이 깨지거나, 계약서 작성하는 과정이 끝이 없거나, 끝이 안 좋을 경우가 많다. 반대로 처음에 계약 내용을 정확히 하면 초반에는 좀 힘들고 협상 진도가 잘 안 나갈수도 있지만 한번 주요한 조건들에 합의를 하고 나면 그 뒤로는 일사천리로 계약서 작성이 진행될 수도 있고, 상대편과 크게 의견 충돌할 것이 없으니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식당 창업 조언] 6: 지하에 식당을 여는 건 어떨까?

    나는 식당을 지하에 냈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도 높은 권리금과 월세 때문이었다.

    당시 식당 자리를 보고 다닐 때 1층에 있는 가게들은 최소 1억, 높게는 3억 정도의 권리금을 요구했었고, 월세도 30평에 300~500만원 정도를 요구했었다.(경기가 안 좋다보니 요즘은 이보다 훨씬 많이 내려갔으리라 생각되긴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나는 지하 치고는 엄청나게 높은 권리금을 주긴 했다. 나는 워낙 1층에 있는 가게들이 높은 권리금을 요구했기 때문에 그에 비해서는 상당히 싸다고 느꼈었는데, 지하에는 잘 되는 가게의 메뉴까지 그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면 권리금의 거의 붙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식당을 열 때 나이가 든 후에 식당을 할 수 있을지를 테스트 해보는 개념으로 접근했었기 때문에 너무 높은 투자비용은 큰 부담이었고, 고민 끝에 지하에서 어느 정도 잘 되던 식당 위치에 권리금을 주고 들어가기로 했다. 그 식당은 큰 건물의 지하 상가(일명 아케이드)에 있는 여러 가게 중의 하나가 아니라 작은 건물에 계단을 내려가면 지하에 이 식당만 단독으로 있는 그런 곳이었다.

    1층보다는 당연히 좋지 않을거란 기본적인 생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정을 내렸던 것은 주변에 회사가 있어서 고정적인 수요도 있고 유동인구가 적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에 관광객 손님도 받을 수 있어 영업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크게 작용했다. (지금 보면 아마도 식당에 대해 전혀 몰랐기 때문에 내릴 수 있는 결론이 아니었나 싶다.)

    하여튼 계약을 마치고 직원을 구하기 위해 구인공고를 내고 면접을 보는데 장사를 시작하기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때부터 내가 잘못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면접보러 온 사람들의 상당수가 “지하인지 몰랐다”며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 내지는 믿음직스럽지 못함을 나타냈고, 심지어 한 여자분은 약 2시간 동안 식당은 지하에 하는 것이 아니라며 다른 곳을 찾아 보라고 조언을 해 주셨다.

    당시 이미 월세 계약은 물론 권리금까지 준 상태라 시작도 하기 전에 손해를 보면서 나갈 수는 없는 상황인데다가 자신감도 있었기 때문에 약간의 불안감만 가지고 시작을 했다. 헌데 가게를 하다보니 지하에 있다는 게 정말 큰 단점이라는 게 실감이 됐다.

    내가 느낀 지하 가게의 최대 단점은 광고 공간이 작다는 것이다. 1층 식당은 식당 자체가 광고판이라 할만큼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식당 간판 뿐 아니라 식당의 외관/인테리어, 그 안에서 밥 먹는 모습까지 보여주게 된다. 2층도 밥 먹는 사람까지 보여주기는 어렵지만 건물 외관의 상당부분을 광고판으로 쓸수가 있다. 반면 지하에 있는 식당은 간판 하나 다는게 전부인 경우가 많고, 그나마 나같이 계단 입구를 치장할 수 있으면 나은 편이라고 생각된다. 상황에 따라 밖에 배너 1~2개를 놓을 수도 있겠지만 이 마저도 상황에 따라 단속반이 나와서 회수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 가게의 존재 자체를 알기가 쉽지 않다. 식당을 한지 1년이 넘는 시점에도 근처에서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이 들어오며 “이런 식당이 있었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었으니 얼마나 눈에 잘 띄지 않는지 알 수 있다.

    두번째 단점은 잠재 고객이 가게 분위기나 가게에 있는 손님을 볼 수 없어 쉽게 결정을 못하고 갈등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디가 맛있는 식당인지 잘 모르는 경우 손님이 많은 가게를 찾게 된다. 손님이 많은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한편으로는 막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합리적인 추정 때문인데, 지하에 있는 식당은, 특히 나처럼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식당이 나오는 곳은 이런 걸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가게에 설치된 CCTV를 들여보다고 있으면 계단 앞에서 내려올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 계단을 어느 정도 내려오다가 올라가는 사람, 계단을 내려와서 가게 내부를 살펴보려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하니 고객수가 적을 수 밖에 없다.

    세번째 단점은 직원을 구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다. 식당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지하 식당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느껴지는데 아마도 지하 식당이 대체로 오래가지 못한 걸 경험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면접하러 와서는 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지하에서 식당하지 말라고 조언을 하거나 매출이 잘 나오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꽤 있다.

    네번째 단점은, 내가 있었던 비교적 오래된 작은 건물들에만 있는 단점일 거라고 생각되는데, 하수 배출에 문제가 있다. 지상에서는 물을 쓰고 나면 중력에 의해 오수가 하수관을 따라 하수도까지 흘러간 후 하수도를 통해 배출되게 되는데, 지하에 있다보니 하수도가 지하층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중력만으로는 물을 버릴 수가 없다. 다시 말해 사용한 하수를 배수펌프로 하수도 있는데까지 퍼 올려야 하는데, 이게 보통 자동 스위치를 써서 물이 어느 정도 차면 자동으로 펌프가 돌아가도록 만들어 놓긴 하지만 고장이 잦아서 수동으로 작동해 줘야 하는 경우도 많고, 겨울에 퍼올리는 관이 어는 등등 관리에 애로가 있다. 또, 펌프를 계속 돌릴 수 없으므로 하수를 일정정도까지 보관해놓는 집수정에 물만 아니라 음식물 잔해가 쌓일 수 밖에 없으므로 자주 물이라도 뿌려서 청소해 주지 않으면 음식이 썩어서 더러워지고 냄새까지 나게 된다. 또한, 집수정 펌프가 고장날 경우 건물주가 교환해 줘야 겠지만, 교환하는 동안 하수를 버리지 못해 장사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일이 잦지는 않겠지만 심장이 덜컥한 적이 있었는데, 한번은 새벽 시간에 상수도 파이프가 터진 적이 있었다. 아침에 가게로 내려가는데, 온통 바닥이 물바다였다. 위에 말한대로 자동 스위치가 오래 전에 고장나 펌프를 수동으로 켜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사람이 없는 새벽에 물이 유입되다 보니 물을 빼줄 방법이 없었고, 지하에 20cm 정도 물이 차서 출근하자마자 전 직원이 물을 퍼올린 적이 있다. 그나마 물이 몇 시간 안 나와서 천만다행이지, 만약 퇴근 직후나 주말에 터졌다면 가게 전체가 1m가 넘는 물탱크가 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너무 당연히도 엘리베이터 없는 지하에 위치하고 있으면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분, 어린아이가 있는 집, 유모차가 있는 가족 등은 아무래도 접근성이 떨어지므로 잘 안 올 수 밖에 없다.

    나의 경험을 종합해 볼 때 지하층은 낮은 보증금, 월세, 권리금이라는 장점이 있긴 하나, 초보가 식당을 하기에는 정말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생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월등히 낮은 가격으로 음식을 팔거나, 다른데서는 찾기 힘든 메뉴를 제공하는 등 굳이 지하까지 내려와서 먹어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줘야 할 것이다.  이런 점을 미리 고려하시고 지하 가게를 알아보시기 바란다.

    [자기계발] 인생의 목적/목표(Life Purpose/Goa/Missionl)을 찾는 방법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또 그래서 자기계발서를 많으 읽으면서부터 꾸준히 고민을 했던 것이 있다. 나의 인생을 목표를 어떻게 세워야 하냐는 점이다.

    대부분의 자기 계발서는 ‘인생의 목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지 그 목표를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책은 거의 못 본 것 같다.  다루고 있는 책들도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잘하는 것’ 사이에서 골라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나같이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잘하는 것이 뭔지 명확히 모르는 사람은 내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도 명확히 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책에서 그 답을 찾은 것 같다.

    그 내용이 들어있는 책은 Hal Elrod의 ‘미라클 모닝'(The Miracle Morning)인데, 이 책까지 도달하게 된 경로를 잠깐 설명하면,

    팀 페리스(Tim Ferriss)의 ‘타이탄의 도구들'(Tools of Titans)를 읽으면서 아침 의식/루틴(Morning Ritual/Routine)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고, Tony Robbins를 거치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사실 나는 평생을 내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저녁형 인간(night person)이라고 생각했고, 아침형 인간이 유행할 때도 나에게는 맞지 않는다며 시도조차 하지 않았었다. 심지어 군대에서 2년이 넘게 아침 6시/6시 반에 일어났어도 이게 몸에 배지 않아서 하루하루가 힘들었을 만큼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걸 힘들어 했던 사람이다. 하여튼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일찍 일어나는 것의 장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쓴 미라클 모닝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는 Morning Ritual(아침 루틴)에 대해서도 설명이 되어 있지만 나에게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인생의 목적에 대한 것이었다.

    그 몇 내용을 그대로 옮겨본다.(혹시라도 번역에 문제가 있을까봐 영문으로 읽었고, 뒤에 나의 간단한 번역을 넣었다)

    “If you ask the average person what their life purpose is, you will get a funny look or a response life “Gee, I dunno.” – 일반적인 사람에게 인생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뭐 이런걸 묻느냐는 표정과 함께 잘 모르겠다고 대답을 한다

    “The average person can’t articulate their life purpose – the compelling “why” that drives them to wake up every day and do whatever it takes to fulfill their mission in life” – 일반적인 사람들은 인생의 목적 -매일 아침에 그들을 일어나게 만들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뭐든지 하게 만드는-에 대해 잘 표현하지 못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 자신이 떠올랐다. 내가 아침에 벌떡 일어나지 못하고 알람의 snooze 버튼을 누르는 것은 바로 인생의 목표가 없기 때문이리라.

    다음 장에는 내가 필요하던 인생의 목표를 ‘찾는’ 방법에 대해 나와 있다.

    “Keep in mind that you’re not supposed to “figure out” what your purpose is, you get to make it up, create it, decide what you want it to be.” – 당신은 인생의 목표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하고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바로 이거였다. 나에게 ‘주어진 목적’이라는 건 없는 걸지도 모른다. 굳이 이런 걸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나 혼자서 정하면 되는 것인데 나는 이걸 계속 찾아내려고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론은, 내 인생의 목적은 내가 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Steve Jobs처럼 우주에 흔적(dent in the universe)을 남겨 보겠다거나, 억만장자가 되겠다거나, 돈을 벌어서 남을 돕는 좋은 일에 쓰겠다거나, 어떤 목적이든 자기가 원하는 걸 정하고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혹시나 나처럼 인생의 목적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분이 있을까봐 남겨둔다

    (최초 작성:2018년 11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