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izen Eco-drive 배터리 교체 관련 정보

잘 사용하던 Citizen Eco-drive BL8000-54L (calibre 8700)이 2017년 5월 26일부터 갑자기 멈춰버림.  Time-Calendar-Alarm 등으로 변경할 때 바늘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봐서 배터리의 문제는 아닌 것 같긴 하나, 배터리 문제가 아닐 경우 고치기는 어렵다고 판단, 일단 배터리를 교체해 보기로 함.

 

남대문

근처 남대문에 시계 수리로 유명해 보이는 정수길(구, 명성사)가 있어서 가서 얘기를 했더니, “에코 드라이브네?  이건 A/S 가야 되요”라는 답을 들었음.  일반 배터리가 아닌 충전 배터리가 들어가야 되서 보통 가게들은 재고가 없는 듯.

 

우림FMG

국내 시티즌 시계 수리는 우림FMG라는 곳에서 하는 것 같은데 A/S센터가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근처에 있어 멀고 배터리 교체만 해도 6~7만원 정도가 든다고 함.  20만원 정도 주고 산 시계의 배터리 교체를 6~7만원에 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함.

http://www.woorimfmg.co.kr/info/info.asp

 

이베이 직구

내 시계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알아보니 Panasonic MT920 라는 것 같음.(모든 에코드라이브의 배터리 규격이 같은 것 같지 않으니 반드시 확인해 볼 것) 이베이 등을 검색해 보면 2~3만원 정도면 살 수 있음.  다만, 일반 배터리와 달라서 갈아끼는 작업이 복잡할까봐 약간 우려가 있음.(전문가들이 있는 시계 관련 툴들이 전혀 없으므로…)

 

일단 직구 주문은 하지 않고, 직사광선에 2~3일 노출해서 작동이 되는지 확인해 보고 그래도 안 움직이면 배터리를 살까 고민해 보기로 함.

 

명품에 대한 단상

얼마 전에 동생이 역사가 있는 영국 수제화 브랜드에서 비싸게 샀는데 안 맞는다고 구두를 하나 줬다.  밑창이 가죽으로 되어 있는데 동생도 미끄러우니 미끄럼 방지 패드를 붙이라고 준다.  미끄러운 것도 미끄러운데다가 요즘 바닥이 우레탄으로 되어 있는 편하고 가벼운 구두를 신다보니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아버지가 롤렉스를 차시는데 결혼하실 때 할아버지께 선물 받은 걸로 알고 있으니 40년이 넘은 시계인 것 같다.  롤렉스 같은 고가의 시계는 대를 이어 물려준다는 얘기가 있기도 하다.  나도 요즘 시계를 차고 다니는데 이왕 차고 다닐거 롤렉스를 하나 살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알아보다가 굳이 살 필요 있나 하는 생각도 들어서 보류하고 있다.

주위에 명품이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나 잡지에서 명품을 써야 한다는 글을 보면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내용이 있다.  바로 “명품은 내구성이 훌륭해서 싼거 여러 개 사는 것보다 경제적이다”라는 얘기다.  나는 세상에 자기 합리화도 이런 자기 합리화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요즘 즐겨 신는 우레탄 바닥을 가진 구두들은 대게 4.5~6만원 수준이다.  시장에서 웬만큼 명품으로 통하는 구두를 사려면 30만원, 페라가모급으로 가면 50~60만원은 생각해야 한다.  내가 사용하는 구두보다 적게는 5배, 많게는 10배가 넘는 가격이다.  다시 말해 명품급 구두 한 켤레를 사지 않으면 싼 구두 5~10켤레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 명품 구두가 일반 구두보다 5~10배 오래 가는가?  말도 안 되는 소리란걸 다들 알고 있으리라.

시계도 마찬가지다.  롤렉스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데이저스트나 서브마리너가 1000만원 대이다.  일반적인 시계가 10~30만원대라고 하면 그런 시계를 30~100개 정도 살수 있고, 롤렉스가 그런 시계들보다 30~100배 오래 간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시계도 마찬가지다.  롤렉스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데이저스트나 서브마리너가 1000만원 대이다.  일반적인 시계가 10~30만원대라고 하면 그런 시계를 30~100개 정도 살수 있고, 롤렉스가 그런 시계들보다 30~100배 오래 간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게다가 명품을 오래 쓰려면 그 관리비도 만만치 않다.  명품 시계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  5년에 한번 정도 내부 청소/기름칠/부품 교환을 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50~80만원 정도이다.  본인이 한 30년 차고 자식에게 물려준다고 할 경우 청소비만 수백만원이 들어간다.  게다가 30년이나 실사용한 시계라면 속은 물론이고 겉모양도 멀쩡할리가 없으니 1000만원 주고 산 시계라도 중고가는 수십만원~높아야 1백만원을 넘지 못할 것이다.

근데 내구성도 내구성이지만 내가 저런 명품들을 더 덧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걸 함으로써 내 행동에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나는 명품이 오래 가는 주된 이유는 그 물건의 견고하게 만든 것 보다는 물건이 비싸기 때문에 주인이 조심해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개인적으로 70% 이상이 이 이유로 오래 사용한다고 본다. 명품도 실올 풀리고 지퍼 손잡이 떨어지고 색깔 벗겨지고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명품 수선집도 그리 잘 되는 것이다)  비싼 옷을 입으면 땀을 흘리거나 비를 맞거나 하는 일을 의도적으로 피하게 되고, 비싼 구두를 신으면 물기가 있거나 흙먼지가 날리는 곳은 안 가려고 하고, 비싼 시계를 차면 그게 상할까봐 행동을 조심하거나 시계를 풀고 일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세상과의 소통이 더 줄어들고… 명품들이 이런 불필요한 행동과 생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7년 3월 25일 최초 작성*

인테리어 공사 싸게 잘하는 방법

요즘 인테리어 DIY 프로가 인기인 듯 하다.  티비에서 하는 것을 한두번 잠시 봤는데 몇 가지 문제점이 보인다.  DIY를 잘 했다는 분들은 인테리어에 할애할 시간이 많거나(일반적인 직장을 다니지 않는 것 포함),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인테리어를 했거나, 그 방면에 지식이 있거나 등등의 일반적인 직장인이라고는 보기 힘든 조건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이쯤에서 매우 전형적인 직장인이었던 나의 인테리어 공사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몇 년 전 일이라 내 기억에 오류가 있을수는 있으나 아마 전체적인 맥락은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1년을 사이에 두고 2개의 다른 집에 거의 같은 인테리어 공사를 했었다.  창문 바꾸기(나무 샤시를 브랜드 있는 회사의 2중 샤시로 바꾸기)+도배+장판+화장실+부엌 공사였다.

첫 번째 공사는 나의 첫번째 인테리어 공사 경험이었기 때문에 아는 것이 없어 주위의 추천을 받았다.  추천이라고 해 봤자 몇 달 전에 인테리어 공사를 하신 친척분으로부터 인테리어 업자를 소개 받은 것인데, 도배와 장판만 필요했다면 동네의 도배집에 가서 했겠지만 창문은 어디 가야하는지도 잘 모르고, 동네 가게에서는 바가지를 씌우거나 꼼꼼하게 못할 것 같다는 “막연한” 불신 때문에 종합 인테리어 업자를 시키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래에 쓰겠지만 종합 업자를 쓰는게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되긴 했다.)

 

—중간 과정은 시간이 되는대로 적기로 하겠다—

 

결론

1.돈에 대해 큰 구애를 받지 않고 시간이 없거나 귀차니즘이 발동되었다면 종합 인테리어 업자를 사용해도 된다.

2.종합 인테리어 업자가 제공하는 가치는 디자인+공사감독을 해 줌으로 인한 편리함/시간 절약+하자 보수시 단일 연락처에 연락하는 것 정도로 생각된다.  이에 대해 지불하는 가격은 총 공사비의 10~20% 추가비용 정도이다.

3.종합 인테리어 업자가 모든 일을 직접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 작업을 하는 전문가(도배, 장판, 화장실 등)를 전속으로 고용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은 인테리어 업자도 실제 공사는 프리랜서를 뛰는 많은 전문가(대부분 일용직)에게 연락해서 시간이 되는 분을 고용해야 하는 것이므로 인테리어 업자를 시키던 도배 가게에서 전문가를 소개를 받던 별 차이가 없다. 작업을 더 잘하는 작업 전문가들이 분명 계실 것이나 종합 인테리어 업자는 같은 날 모든 공사를 다 끝내려고 하기 때문에 그 날 시간이 비는 전문가를 고용할 수 밖에 없고, 해당 전문가의 실력에 따라 공사의 질이 달라질 것이다.

4.하자 보수(A/S)때문에 종합 인테리어 업자를 썼었는데 나의 경험상으로는 이 양반은 전체를 감독하는 역할을 잘 하지 실제 작업들을 전문가 수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 오히려 하자 보수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하자 보수시 자신이 직접 하지 않고 그 분야의 전문가를 고용한다면 그 일당을 본인이 지불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본인이 때우려고 할 수밖에 없다.)  다만, 정말 A/S를 책임지고 해 주시는 분이 계시다면 그 가치는 높을 것이다.

5.도배/장판, 샤시, 화장실 등의 전문 샵에 가서 선택을 할 경우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종합 인테리어 업자의 경우 집에 몇개의 샘플을 가져오기 때문에 편하고 시간이 절약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가져오는 샘플이 벽지 샘플 북 2~3개, 화장실 바닥 타일 5~6개, 벽 타일 5~6개 정도이다.  내 맘에 드는 걸 고르기 매우 힘들고, 나도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 가져온 몇 개 중에서 골랐다.  (샘플을 더 가지고 다시 오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러면 또 서로 시간 약속도 해야하고 귀찮아 지기 때문에)  전문 샵에 가보면 샘플북만 수십권, 타일 종류도 수십~수백개를 보고 고를 수 있고, 각 분야의 (판매)전문가들로부터 추천이나 잘 나가는 상품 트렌드에 대해서 들을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종합 인테리어 업자는 전문샵에 가서 보고 마음에 드는 걸 선택해서 알려주면 그 제품을 쓰겠다고 하는데 이렇게 하면 종합 인테리어를 쓰는 장점 중 편리함이라는 부분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6.나의 경험상 도배/장판가게에서 도배/장판 작업전문가와 부엌과 샤시 하는 전문샵도 소개받고, 부엌하는 가게에 가서는 부엌 공사전문가와 샤시와 화장실 잘 하는 집을 소개 받고 하는 식으로 진행하다 보면 사전 정보가 없더라도 별 문제도 없었고 가격도 저렴하게 할 수 있었다.  다만 내가 사는 곳에서 인테리어에 관련된 거의 모든 전문샵들이 모여 있는 방산시장/을지로가 멀지 않기 때문에 크게 발품을 팔지 않고 해결을 할 수 있었으나 모두가 이런 환경에 주변에 있는 것은 아닐 것이므로 본인이 처한 상황에 맞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7. 만족스러운 인테리어를 하고 싶다면 귀찮더라도 (a) 본인이 원하는 디자인을 인터넷 등에서 열심히 찾아서 재료까지 다 확정하고 (b) 여러 군데서 견적을 받아 비교하는 것일 것이다.  내가 대강의 컨셉만 설명해줬는데 나의 기대보다 몇 배 더 멋있게 만들어오는 업체는 없다.  설령 있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비용을 훨씬 넘어설 것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이 반드시 샵/작업자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이대로 똑같이 하고 싶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로만 설명하면 100% 장담하건대 본인이 생각하던 것과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

(*2016년 4월 6일 최초 작성*)

 

전기자전거, 전동휠 사는 건 어떨까?

2016년 2월 17일 최초작성

 

2016년 1월초 오토바이를 구매하기 전에 사실 나는 오토바이를 살 생각이 아니었다.  집에서 최대 5km 이내의 장소를 좀 편하게 다닐 방법을 찾다가 길에서 가끔씩 보이는 외발 전동휠을 생각했다.  당시 전기휠을 사는데 내가 원했던 사항들은

작아서 들고 다닐 수 있을 것(지하철역까지 타고 나서 지하철로 이동하고 이런 게 가능하도록)

배터리가 왕복 10km 정도는 버틸 것

가격은 새 제품이 60만원 이하일 것

이 정도였다.  그 중에서도 나에게는 휴대성이 가장 중요했는데(휴대성 때문에 여러 전동 탈것 중 외발휠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무게는 투휠보드(2015년 무도가요제에서 정준하가 타고 나왔던 양쪽에 바퀴가 달린 제품)와 비슷하거나 투휠보드가 더 가벼운 것도 있는데 바퀴가 작고 차고가 낮은 탓에 실외에서 타기에는 무리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 제품들은 알아보지 않았다) 조사를 해 보니, 스펙상으로는 모두 1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갖고 있다고 나와 있어 큰 문제는 없어 보이고, 저렴한 중국 제품도 나와있어 가격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아 보였다.  다만, 부피도 꽤 커서 웬만한 가방에 쏙 들어갈 정도의 사이즈가 아닌데다가 무게가 최소 10kg 정도는 되었고, 이 무거운걸 끌고 다닐 수 있는 모양이 아니라서 들고 다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더군다나, 보기에도 위태로워 보이듯이 사실 굉장히 위험한 탈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포장도로에서는 별 문제없이 다닐 수 있더라도 보도블럭에서 다니다가 움푹 파인 곳이라도 있으면, 몸이 날아가 앞구르기를 할 수 밖에 없어 보였다.

그것보다 조금 더 안전해 보이는 전동휠이 있었는데 airwheel이란 제품으로 바퀴가 하나가 아닌 2개였다.  이동 중에 어느 정도 안정감이 더해질 수는 있을 것 같았으나 궁극적으로 전동휠이 어디에 빠지면 몸이 날아갈 수 있다는 걱정은 해소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새로 조사를 시작한 탈 것은 전기자전거(전동자전거).   전기 자전거를 알아본 이유는 위에 언급한 외발 전동휠이 갖고 있는 단점을 모두 보완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배터리는 모두 10km는 가뿐히 넘는 것으로 광고했고, 가격도 40만원대부터 구입 가능. 내가 원하는 스펙의 자전거도 60~70만원 정도면 구매 가능해 보였음)

외발 휠보다 훨씬 안전해 보이고(물론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사고의 위험은 항상 있으나 적어도 도로의 작은 구멍에 바퀴가 빠져 몸이 날아갈 수 있는 외발휠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었다)

일부 전기자전거는 접어서 꽤 작은 크기로 만들 수 있고, 이렇게 접은 자전거를 끌고서(외발휠은 들고 다녀야 하는 반면에) 지하철을 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안전하고 편해진 대신 무게가 더 무거워 졌다는 점인데 접이식 전기자전거는 최소 15~20kg 정도로 끌고 다닐 수는 있지만 반대로 들고 다니기는 매우 힘든 무게가 되어 버렸다.  게다가, 내가 전기자전거를 안 산 결정적인 이유는 일반 자전거와 호환이 안 되고 전기자전거들끼리도 부품 호환이 안 되서 언제 수리 불능 상태가 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일반 자전거에 장책해서 전기 자전거를 만들어주는 키트들이 있는데 이 경우는 부품 호환성은 훨씬 높아지나, 자전거 자체의 무게도 훨씬 무겁고, 부피도 커서 접히는 모델을 사더라도 지하철에 가지고 타기도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수입업체에서 무상 수리는 안 해 주더라도 고장나면 고칠 방법은 있어야 하는데 전기자전거를 만든 업체들도 중국의 영세업체(영세업체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우리에게는 인지도 없는)인데다가 이걸 수입하는 국내 업체들도 작은 곳들이라 둘 중에 하나만 문을 닫아도 수리가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동휠과 전기자전거에 모두 적용되는 단점이 있는데 추위에 약하다는 것이다.  배터리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배터리 효율이 떨어져서 이동가능 거리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심지어는 작동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레져용으로 사는거라면 그냥 겨울에 안 타고 말지 하면 되겠으나 바로 실생활에 사용을 하려는 목적이었기 때문에 배터리가 제대로 작동을 안 할 경우 힘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크진 않지만 전기자전거와 전동휠의 또 다른 단점은 수요가 크지 않아서 그런지 중고값이 x값이라는 점이다.  70만원에 사고 하루를 썼더라도 50만원 정도에 내 놔야 팔릴까 말까 하는 정도라 테스트용으로 새 것을 사 보기에는 부담스럽고 중고를 사는게 나아 보이는데, 중고 자체도 많지 않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전동휠과 전동자전거는 사지 못하고, 결국은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로 휴대성은 전혀 없는(대신 지하철에 들고 탈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오토바이 구입으로 방향이 바뀌게 되었다.

[사용기] 마우스, 트랙볼 선택에 대하여 (로지텍 M570 사용기)

2016년 2월 17일 최초작성

2000년대 말에 몸이 많이 아팠다.  여기저기 다 아픈 와중에도 특히 불편했던 것이 손과 어깨였는데, 손은 부어있는데다 저리고, 어깨에는 항상 통증이 있었다.  마우스를 많이 사용하다 보면 손목 터널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도 많이 듣는데, 나도 이런 증상이 아닌가 하여 컴퓨터 입력 도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키보드에 대한 얘기는 다른 글에서 쓰고 여기서는 마우스, 트랙볼에 대해서만)

마우스 감도가 낮아서 손이 더 고생인가 싶어서 감도(dpi) 높은 마우스, 큰/작은 마우스, 유/무선 마우스를 다 시도해도 그리 큰 차이는 느낄 수 없었다.

더 조사를 해 보니 손목 아픈 사람들을 위해 수직으로 되어 있는 버티컬 마우스(vertical mouse)가 있다 했다.  Evoluent사의 Vertical Mouse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으나 대신 가장 비싸고, 국내에도 이를 따라한 것으로 보이는 아류작들이 꽤 있는데, 이런 종류의 마우스를 써 보면 손목은 더 편한데 전체적으로 손을 많이 움직여야 하고, 손날이 바닥에 닿기 때문에 더러워지거나 아프기까지 하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마우스 클릭이 공중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불편하기도 하다는 여러가지 단점이 있다.

이 다음으로 찾아본 것은 트랙볼(Trackball).  트랙볼은 크게 손 전체로 공을 굴리는 형태와 엄지를 사용하는 형태로 나뉘어 있고 손 전체를 쓰는 마우스는 Kensington사의 Expert Mouse(최근에는 Slim blade)가 유명하고 엄지 사용형은 Logitech사의 Trackman이 유명하다.  과거에는 검지와 중지를 사용하는 모델들도 있었으나 이제는 거의 사라져 가는 것 같다.

이것저것 시도해 본 결과 나는 엄지를 쓰는 Logitech 제품이 맞다는 결론이 나왔고, 지금은 수년 동안Logitech M570 무선 트랙볼에 정착해 있는 상태다.

Logitech M570

적응시간이 좀 걸린다는 단점이 있으나(다른 사람들이 내 컴퓨터를 잘 만지려고 하지 않아서 오히려 장점이기도 하다) 적응만 하고 나면 그 어느 마우스보다 편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엄지형 트랙볼의 장점으로 일반 마우스처럼 가운데 휠(클릭도 되는)이 있을 뿐 아니라 앞/뒤 버튼도 2개 달려 있어 너무나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  마우스 사용으로 인해 손이나 팔에 고통이 있으신 분들께 강추한다.

2016년 2월 26일 추가

참고로 나는 내가 쓰는 모든 트랙볼/마우스에 대해서 가운데 버튼은 previous page(이전 페이지로 돌아가기; alt+왼쪽 화살표와 같은 기능), 앞버튼은 next tab(다음 탭 가기; alt+tab 기능; 웹브라우저에서 여러개의 탭을 왔다갔다 하기 편함), 뒤버튼은 previous tab(이전 탭 가기; alt+shift+tab 기능)으로 설정해서 사용중이다. 로지텍, Elecom, Kensington 등의 제품은 전용프로그램에서 설정 가능하고, 전용프로그램이 없는 경우 AutoHotKey, KeyLock 등의 소프트웨어로 변경 가능하다.

식칼(주방용칼, 식도) 살 때 팁 하나

일반적인 주방용 칼은 모양에 따라 크게 high tip, middle(또는 center) tip, low tip으로 나눌 수 있다. (사실 이것보다 더 어려운 이름으로 불리는 것 같긴 한데, 알기 쉽게 high, center, low로 나누자)

knife

 

 

knife high High tip은 일반적으로 유럽형 칼 또는 쉐프 나이프(Chef’s knife)라고 하는데 칼날이 칼등까지 올라가 있는 모양이고,

 

knife midcenter tip이 주위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칼이며,

knife low low tip은 산도쿠(산토쿠;santoku)칼 또는 일본식도 또는 업체에 따라 아시아 식도/아시안 모델 라고도 불리는데 칼등이 칼날쪽까지 휘어져있는 모습이다. (칼 손잡이 끝에 마늘을 빻을 수 있도록 스테인리스로 마감이 되어 있는 모델들도 있다)

 

나도 요리에 대해 전혀 모를 때는 이런 칼의 모양이 그냥 멋이겠거니 했는데 이게 용도들이 다르다.  이 용도는 각 나라마다 식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많이 해 먹는 음식을 만들기 좋게 발달되어 왔다는 뜻이다.

쌍둥이칼로 불리는 헹켈 five star같은 유럽형 칼들은 대게 high tip인데, 이게 양식을 주로 만들거면 크게 상관이 없는데 파, 마늘 다지기가 많은 한식을 많이 만들거라면 다지기가 더 힘들다. (물론 믹서 등으로 미리 다 갈아놓아서 다지기 없이 요리하신다면 상관은 없겠다.)   시간이 생명인 한식조리사자격증 실기 시험을 보러 가신다면, high tip이 조금이라도 더 불리한 면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다지기가 많은 한국 음식에는 칼날이 일자로 되어 있는 산도쿠가 편하다는 글도 꽤 봤다.  적어도 다지기를 많이 한다면 맞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한식조리사 실기에 산도쿠를 가지고 오시는 분이 있는지 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면, 일단 위 내용을 알아두되, 본인이 원하는 모양으로 사서 쓰시면 되겠다.

요리 학원 수강기 – 한식조리기능사(한식조리사) 자격증 관련

2016년 2월 16일 최초작성

 

평생 직업을 찾다가 항상 하고 싶었던 식당을 하려고 했다.  근데 식당은 커녕 음식도 해 본적이 없으니 이걸 어쩐다.  음식할 줄 모르고 식당을 열면 주방장한테 끌려 다닌다는 얘기를 많이 봤다.  그래서 음식부터 배우고 식당을 시작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에서 요리학원이 가장 많다는 종로가 집에서 멀지 않다는 것.  일단 가장 가까운 요리 학원 몇 군데를 가서 브로슈어도 받아오고 설명도 들었다.  학원에서는 칼도 잡아본 적 없으니 일단 기초반을 들으란다.  근데 요리당 수강료가 기초반이 가장 비싸다.  수강생 수가 적어서 비싼건지 더 많이 가르쳐서 비싼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돈이면 자격증반 수강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한식조리사 자격증반을 신청했다.

조리사자격증반은 개강일이 정해진 것이 아니고 중간에 아무 때나 시작해서 요리를 다 배우면 끝난다.  그래서 학원에 다니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새로 들어오고 또 끝난 사람은 나간다.  워낙 자주 바뀌다보니 대화하거나 서로에 대해 알게되는 경우도 많지 않고 그냥 요리만 배우고 간다.

수강을 하면 접시나 음식 재료 등은 학원에서 준비를 해 주지만, 칼, 조리복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꽤 있다.  난 잘 몰라서 등록하면서 학원에서 일괄로 사긴 했지만, 몇 가지 후회되는 점이 있어서 적어보니 혹시나 필요하면 참고하시기 바란다.

일단 칼.  당연히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게 칼이다.  칼을 모으는 쉐프도 있고, 쉐프들은 보통 몇 십만원짜리 칼을 쓰는 것 같다.  나도 키보드 키감, 펜의 필기감 등 손맛을 중요시 하는 사람이라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제서 요리를 시작하면서 나한테 어떤 칼이 맞는지 몰라 그냥 학원에서 파는 싸구려 칼을 골랐는데 이게 문제가 많았다.  일단 한식조리사 실기시험은 음식을 정해진 치수대로 만들어야 한다.  학원에서 보면 교사들은 대게 자기 손가락으로 크기를 외워서 손가락을 대보고 크기를 맞춘다.  물론 나도 그렇게 하면 된다. (실기시험 볼 때 손가락을 대고 치수를 재거나 하면 요리에 익숙치 못한 것으로 간주되어 점수가 깎일 수 있다고 하니 주의)  헌데 내 손가락의 어디까지가 2cm였고, 어디까지가 5cm였는지 항상 헷갈린다.  그렇다고 시험장에 자를 가져갈 수도 없고… 이럴 때 길이 표시가 되어있는 칼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실기시험때 길이를 재면서 하면 안 되지만, 칼에 길이가 표시되어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물론 감독관이 안 볼 때 슬쩍슬쩍 재 볼수도 있고)  길이가 표시되어 있는 칼들은 바로 아래에 내가 얘기한 물러빠진 칼보다는 강도도 더 좋은 것 같다.

또 하나는 너무 싼 칼을 사면 칼을 만든 쇠 자체가 물러서 칼날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당연히 시험보기 전에 집에서 칼을 잘 갈아놓으면 별 문제는 없겠지만, 집에 숫돌이 있는 사람도 많지 않고 시험 전날 공부하기도 바쁜데 잊지 않고 칼을 가는 것도 쉽지 않다… 나도 실기 시험볼 때 안 드는 칼(요리학원에서 사서 요리학원 다니면서 썼던)을 가져갔었는데 쇠고기를 다져야 하는데 잘 잘리지가 않아서 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학원에서는 얼어있는 고기를 써서 그런지 부드러운 고기를 써서 그런지 이 칼로도 비교적 잘 다져지는데 시험장에 있는 고기는 완전 해동이 되어 있고 잘 안 썰린다.  잘 다져진 고기로 요리를 해서 제출했어야 하는데 덩어리가 보이는 고기를 제출했으니 그 결과가 좋았을리가 없다.

여기서 칼을 살 때 조언 하나.(칼의 종류에 대한 내용은 나의 다른 포스팅을 참고하시길)  아마 시험용 교재를 파는 곳에서 칼을 사셨다면 대부분 일반적인 middle tip일텐데 이 경우는 크게 문제는 없을텐데, 나는 집에 있던 헹켈(쌍둥이칼) five star를 써 보기도 했다.  이 칼의 한식을 만드는데 문제가 있는데 high tip이라 다지기 등을 할 때 약간 불리하다.  실기시험 볼 때는 낯선 환경, 시간 압박 등으로 인해 작은 문제만 있어도 손에 힘이 들어가고 긴장하게 마련인데 다지기가 잘 안 되면 허둥대게 된다.  따라서 적어도 시험 볼때는 high tip은 지양하시길 바란다.

칼에 대한 조언을 또 하나 하자면 요리학원에서는(그리도 시험장에서도) 칼을 혹사 시키는데(도마를 정리할 때도 칼날로 훑고, 다지기 할 때도 칼날로 흩어진 재료를 쓱쓱 모으고, 뼈도 칼로 마구잡이로 자르고) 이러면 좋은 칼도 금방 날이 나가게 마련이다. (칼가는 분에게 보여드리면 칼을 막 썼다고 안 좋아 하신다)  따라서 학원이나 시험장에서는 너무 좋은 칼은 좀 피하시고 집에서만 쓰시는 게 칼을 아끼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두번째 불만은 교재.  나는 학원에서 파는 교재(그 교재는 그 학원의 계열사가 만든 책이기도 하다)를 사서 썼는데 그다지 좋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1) 동영상 CD가 제공되지 않아서 유튜브 등에서 동영상을 검색해서 봐야 한다.  2) 실기 시험 전 마지막 정리를 위한 페이지가 없다.  몇 페이지에 이름과 사진만(또는 중요한 조리방법까지) 적어놓은 정리 노트가 있다면 시험 직전에 확인해 보기 매우 좋을텐데 그런게 없었따.  3) 교재가 전체적으로 크고 페이지가 많아서 무겁고 찾기도 힘들다.  작은 핸드북 크기의 교재가 있다면 들고 다니거나 공부하기 편했을 것이다.  위에 지적한 문제점들을 개선한 교재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직접 본 것은 아니어서 추천까지는 못 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교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다른 도구들은 요리학원이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사도 별 문제가 없는데 위에 언급한 두 가지는 조금 알아본 후에 사시면 더 좋을 것 같아 조언을 남긴다.

 

*2016년 3월 2일 추가*

최근에 다른 일로 다른 요리학원에 갔었는데, 거기는 내가 다녔던 학원과는 달리 너무 시설이 낙후되어 있었다.  사실 자격증 학원에 다닐 때도 다른 학원들에 상담하러 들어갔다가 시설이 안 좋길래 가장 좋은 곳을 선택했었는데(가장 가격이 비쌈에도 불구하고) 시설 차이가 밖에서 보던 것보다도 더 많이 났다.   그런데, 조리자격증 시험장의 시설(나는 서울 상설시험장만 가 봤지만)은 가장 좋은 학원 시설보다 훨씬 열악하다.  특히 시험장에서는 조리대의 크기도 작아서 접시를 펼쳐 놓을수도 없을 뿐더러 위생을 위해 접시를 수시로 닦으며 사용하라고 하는데 좋은 시설의 학원은 조리대가 넓어 굳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실전 연습은 좀 모자라지 않나 싶다.  따라서 그냥 재미나 자기계발을 위해 요리 학원에 다닌다면 쾌적한 시설을 보유한 곳을 추천하겠지만 자격증 코스를 다니신다면 너무 시설이 좋은 곳은 피하는게 어떨까 싶기도 하다.(가본 곳이 몇 군데 안 가서 다른 곳들이 어느 정도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배운 곳이 국내 최고 시설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