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조언] 내가 하는 업무가 주사업인 회사를 가세요

“니가 하는 업무가 그 회사의 주사업인 회사를 가”

몇 년 전 친구가 저에게 했던 말입니다.  그 친구는 국내 최고의 대학과 대학원에서 인사를 전공하고, 지금은 HR 컨설팅을 하고 있는 그야말로 인사쟁이입니다.  제가 이직에 대해 고민하면서 어떤 회사에 갈지 물어보니 저에게 해 준 우문현답입니다.

 

저는 M&A를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요즘 매우 핫한 업무이기도 하고, 전문성도 인정받아 급여도 낮지 않은 편입니다만, 문제는 제가 일반 기업체에서 M&A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M&A를 주업무로 하는 일반 기업체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 말은 대부분 (M&A와는 무관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주사업이고, 가끔씩 선택적으로 M&A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에서 M&A는 “Cost Center”(돈을 쓰는 부서)이지 “Profit Center”(돈을 쓰는 부서)는 아닙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대표(CEO)는 돈을 버는 부서의 사람이 합니다.  사업이나 영업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M&A같이 돈을 쓰는 부서는 일반적으로 C-Level의 임원도 없습니다.  M&A만 경력으로 갖고 있는 사람은 일반 회사에서는 임원 다는 것 조차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급여는 보통의 직원들보다는 높지만, 임원 달기는 어렵고, 회사에서 나갈 때까지 실무를 해야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반 기업에서 M&A를 하는 사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고, 본인의 업무가 그 회사인 주사업이 아닌 거의 대부분의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내가 하는 업무가 주사업인 회사를 가거나, 그 회사에서 주사업으로 하는 일을 내 주업무로 가져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취업조언] 내가 하는 업무가 주사업인 회사를 가세요”의 6개의 생각

  1. 안녕하세요, 저는 M&A에 관심을 갖고 공부 중인 대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M&A 전반에 관한 경험을 쌓고 싶어서 회계법인 FAS나 증권사 IB에서 일하는 걸 생각했는데, 전에 올리셨던 글에 의하면 대형자문사의 대부분은 딜의 본질이 아닌 fee를 목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나, 정작 신경써야 할 PMI나 기업 선정 등을 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 글을 보고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대학생이 M&A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첫 직장으로는 중견 내지는 중소기업의 M&A 자문 부서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이 최적의 path일까요?

    1. 제가 비슷한 글들([취업조언] 어떻게든 첫 회사는 이런 곳을 가세요을 쓴 것 같은데 딜레마가 있지요.

      업무가 분업되어 있지 않고 규모가 작은 중견/중소기업에서 하면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그걸 알아주고 급여를 많이 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외국계 IB의 한국지사에서 일하면 영업이나 통역이 주업무이겠지만 급여도 많이 받고 사람들이 뭔가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처럼 높이 쳐 줍니다.(하지만 영어는 native여야 합니다)
      어느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PMI는 굉장히 어렵고 중요한 업무이지만, 너무 많은 것이 운에 달려있기에 이걸 한 개인이 잘 했다고 주장하기도 힘들고, 그런 사람을 찾는 회사도 많지 않고, 산업마다 차이가 커서 한 산업에서 잘 했던 사람이 다른 산업에 가서 잘 할 거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대기업이라도 인수를 지속적으로 하는 회사는 거의 없기에 PMI 업무만 지속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금융권에서는 본 계정(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PE가 아닌 이상 PMI를 경험하기는 쉽지 않고, PE의 PMI도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보다는 비용 줄여서 이익률 올린 후에 되팔기입니다.

      M&A 전반에 관한 경험이란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고, 그 목적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 점부터 명확히 하시는 게 좋겠고,(주위에 이런 업무를 하는 분들과 많이 얘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M&A를 업으로 삼으실 생각이라면 회계사 자격증, 이게 너무 어려우면 CFA 자격증, 그것도 어려우면 회계 전공이라도 하시길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1.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회계사 2차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수험생이고 m&a에 관심이 있습니다.
        글들을 읽다 보니, 여쭤보고 싶은 부분들이 있어서 댓글 남깁니다.

        1. 다른 글에서 ‘삼일 같은 곳에서 몇 년 일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작은 곳으로 가서 경험을 쌓는 것이 최선 같다’ 고 하셨는데 이 생각엔 변함이 없으신 지 궁금합니다.
        가능만 하다면 큰 사모펀드에서의 경험이 상대적으로 m&a에 대한 전체적인 경험을 제공해주지 않나 싶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2. FI가 SI에 비해선 보다 단기적인 투자회수전략을 바탕으로 일을 진행 시키는지, 만약 그렇다면 많은 업종 및 회사들을 경험해보고 싶은 자에겐 이런 측면에선 FI가 SI보다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1. 커리어에 정답도 없고 운도 크게 작용하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글들을 쓴 지가 오래 되다 보니 위에 말씀하신 내용을 정확하게 어떤 글에서 어떤 문맥으로 쓴 이야기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만, 회계법인에서 작은 기업으로 이어지는 커리어는 M&A 전체에 대해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커리어라는 뜻으로 썼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M&A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높게 쳐 주거나’ ‘급여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커리어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커리어를 선택할 크게 2가지 정도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는 본인이 그 커리어를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 싶은 목적이 무엇인지(예를 들어, 남들이 알만한 유명한 회사를 다니는 것을 원하는지,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는 게 중요한지, 짧은 시간에 많이 버는 것이 중요한지, 워라벨이 중요한지, 많이 배워서 관련된 다른 일들을 해 보고 싶은지 등)이고 다른 한 가지는 이러한 목적을 이루는데 필요한 소양이 본인의 성향과 맞는지 여부입니다.
          PE/IB와 일반 기업의 임직원들의 성향이 매우 다른데, PE/IB는 성과와 본인이 받는 보상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며 갑의 부당한 요구에도 잘 맞추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한 급여와 성과급이 높은 대신 직업의 안정성은 매우 떨어지고, 파트너급으로 올라가는 분들은 대부분 말도 잘 하고 술도 잘 마시는 영업의 달인들이십니다. 이런 성향이 많다보니 나와서 직접 PE/부디끄/어드바이저리를 차리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반대로 이런 특성이 잘 안 맞는 분들이 기업 쪽으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어떤 것을 얻고 싶고 그게 본인과 잘 맞는지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성향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직장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할 것입니다.
          PE를 포함한 FI와 SI는 인수의 목적이 매우 다릅니다. FI는 5년 정도 내에 최대의 자본 수익을 내면서 Exit 하는 것이 기본이고, SI는 영원히 Exit을 고려하지 않고 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전제하는 것이 기본입니다.(심지어는 소액으로 VC 투자를 할 때도 나중에 인수를 전제로 하시는 경영진들이 많으십니다.) 이렇다보니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 목적, 인수 시 중요한 포인트(실사, 협상/계약)도 전혀 다르고, 의사결정 과정도 매우 다르며, 이에 따라 배울 수 있는 것도 다릅니다.
          전에는 일반기업들이 M&A를 잘 모르다보니 대형 PE나 외국계 IB 출신을 무작정 높게 보는 경향이 컸지만, 경험치가 점점 쌓이다보니 이제는 PE나 IB 출신을 뽑아서 기업에서 시킬 일이 별로 없다는 점을 깨닿고 기업에서 이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또한, 대형 PE나 외국계 IB 출신의 급여를 맞추기도 쉽지 않은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해서, 본인이 어떤 쪽으로 갈지 결정하시기 전에 FI와 SI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서 정보를 많이 모으시길 추천합니다.

  2. 안녕하세요?
    게시해주시는 글들이 너무 와닿는 부분이 많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한 마음에 댓글 달아봅니다
    업무가 분업화되어 있지 않은 작은 중소기업에서 운좋게(?) M&A 관련 업무(Sell Side)를 진행하였습니다
    Tapping을 하여도 반응도 마땅치도 않고, 자문사도 큰돈을 들여 규모가 있는 곳을 선택할 상황이 아니다보니
    이런 업무까지 내가 다해야되나(심지어 Valuation에 TM, IM 작성까지 시키더군요)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A-Z까지 수행하면서 어렵게 stage를 넘겨가던 중 매각후 상황도 녹록치 않을듯 하여 타사 기획팀으로 이직을 알아보고 있던 중에 면접자리에 참석해보니 딜사이즈를 듣고 면접관 분들이 웃음을 지으시더라구요 (Valuation RF 같은 데이터같은 데이터는 블룸버그도 없이 도대체 어떻게 구했냐 등) 물론 결과는 좋지 못했고, 현재도 많은 고민하던 찰나에 작성하신 글들이 와닿는 부분이 많아 그냥 답답해서 몇줄 남겨놓고 갑니다. 후우…..

    1. 팔려면 제3자(외부회계법인)을 통한 Sell-side DD 및 valuation을 해야할 것이기 때문에 크게 비싸지 않은 로컬 회계업체에 TM, IM, Valuation및 잠재인수업체 tapping까지 같이 시키는 것이 방법일 것 같습니다.
      M&A 경력자에 대한 구인광고는 제 경험상 연초가 압도적으로 많고, 3월에 좀 뜸하다가 4월에 다시 연락이 오는 것 같습니다.(대부분 1월에 났던 공고를 못 채워서 다시 오는 거긴 하던데) 너무 초초해하지 마시고, 지속적으로 서류 내고 면접하다보면, 서류와 면접의 quality가 점점 올라가는 걸 스스로 느끼게 되고, 합격 소식도 들으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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