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어항을 살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거북이는 키우지 마세요

수족관이나 마트 분양 코너에서 5백원짜리 동전, 혹은 내 손톱만 한 앙증맞은 귀여움에 반해 덜컥 거북이를 집으로 데려오신 적이 있나요?

“작은 플라스틱 채집통에 물 조금 채워주고 건새우 몇 개 주면 알아서 잘 자라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면, 미안하지만 지금 당장 분양을 제고해보셔야 합니다.

손톱만 한 아기, 금세 손바닥보다 훨씬 커집니다

리버쿠터, 슬라이더 계열이나 보편적으로 분양되는 반수생 거북이들은 자라는 속도가 생각보다 엄청나게 빠릅니다.

  • 초기 크기: 등갑 길이 3~4cm (동전나 손톱 크기)
  • 성체 크기: 등갑 길이 20~30cm 이상 (성인 손바닥보다 훨씬 큰 대형 사이즈)

아기 때의 모습만 보고 귀엽다고 방심하기 쉽지만, 불과 1~2년만 지나도 거북이는 손바닥을 가릴 정도로 거대해집니다.

거북이 한 마리에 필요한 진짜 어항 크기

동물이 편안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이라는 게 있습니다.

거북이 사육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공식 규칙은 “거북이 등갑 길이의 최소 4~5배 이상 되는 수조”입니다.

성체 등갑이 20~25cm라고 가정해 봅시다.

  • 최소 권장 수조: 3자(90cm) 이상, 권장 4자(120cm) 수조
  • 수조 물의 양: 100리터~200리터 이상

작은 플라스틱 통이나 1자 짜리 미니 어항은 아기 거북이가 한두 달 남짓 머무는 임시 거처일 뿐입니다. 금방 거북이가 움직이기도 힘든 감옥이 되어버리며, 이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수질 오염으로 이어집니다.

거대 수조와 함께 따라오는 현실적인 문제들

대형 어항을 들인다는 것은 단순히 Glass 용기 하나를 사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1. 상상을 초월하는 물잡이와 여과기: 거북이는 엄청난 먹성을 자랑하고, 그만큼 엄청난 양의 똥을 쌉니다. 대형 여과기(외부여과기 등)가 필수이며, 수십만 원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2. 무게와 공간: 물을 가득 채운 3자~4자 어항은 무게만 100~200kg에 육박합니다. 이를 견딜 전용 튼튼한 축양장과 집안의 넉넉한 공간 확보가 필수입니다.
  3. 스팟 램프와 히터: 반수생 거북이는 일광욕을 위한 UVB 램프와 온열 램프, 그리고 겨울철 수온을 유지해 줄 고출력 히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책임감 있는 집사가 되는 첫걸음

“나중에 커지면 그때 가서 큰 어항 사주지 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막상 거북이가 커졌을 때 수십만 원 이상의 대형 어항과 장비 비용, 그리고 방 한구석을 크게 차지하는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파양하거나 방류(유기)하는 사례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거북이는 수명이 20년~30년 이상에 달하는 긴 여정을 함께하는 반려동물입니다.

귀여운 외모 뒤에 숨겨진 폭풍 성장과 그에 걸맞은 거대한 어항, 그리고 이를 감당할 책임감이 준비되어 있을 때 비로소 거북이를 가족으로 맞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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